‘검사와 불륜? 뒷거래?’ 장시호에 놀아난 민주당 자충수

끝나지 않은 국정 농단 사건 진실게임 끝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의 후폭풍이 또다시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당시 사건의 핵심으로 꼽혔던 인물이 던진 말 한마디에 공당이 반응했다. 진실과 거짓을 오가는 발언 언저리서 공당이 원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2016~2017년 한국 사회는 유례없는 혼란을 겪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부여받지 않은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했고 대통령은 속절없이 휘둘렸다. 국정 농단의 증거가 나올 때마다 국민은 경악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 매일 일어나던 시기였다.

다시 후폭풍 
정치권 강타

현직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낙마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팀장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참여한 이후 화려하게 부활해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수많은 사람이 재판에 넘겨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 등은 무거운 형량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임기 끝자락에 특별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고 최씨는 아직 복역 중이다.

국정 농단 사건은 지난 2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법적으로는 일단락됐다. 당시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항소심서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형은 확정됐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의 이름과 지원 배제 사유를 정리한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 지원금 지급 대상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2월부터 진행된 재판은 무려 7년이 걸린 끝에 매듭지어졌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씨 등 관련자에 대한 법적 판단은 끝났지만 국정 농단 사건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국정 농단 사건의 후폭풍이 망령처럼 떠돌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장시호씨다. 장씨는 최씨의 조카로 국정 농단 사건서 여러 차례 전면에 등장해 이른바 ‘키맨’ 역할을 한 바 있다.

부적절 관계? 녹취록으로 문제 제기
검사, 법적 대응·사과 문자로 반박

최씨의 각종 비리와 삼성그룹의 연루 의혹 등을 청문회와 재판서 증언했다. 

최근 일부 매체는 국정 농단 사건의 피의자였던 장씨가 사건을 맡은 검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적으로 만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또 해당 검사가 검찰의 구형량을 알려주고 진술을 외우라고 했다는 취지의 녹취도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장씨가 지인 A씨와 2020년 통화한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검사는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이다. 김 과장은 지난 8일, 개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과장은 “백주 대낮에 입에 담기도 어려운 허위 사실을 선정적으로 이용해 악의적인 음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저의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를 외부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다”며 “(일부 매체의)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또 당사자의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일부 매체를 상대로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타나

실제 김 과장은 지난 10일 서초경찰서에 장씨와의 뒷거래 의혹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뉴탐사’의 강진구 기자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또 이들을 상대로 총 3억원의 손배해상 소송도 제기했다.

또 녹취록을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인 A씨가 어떤 경위로 자료를 제공했는지, 공모 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해 추가 고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최초 보도 매체를 상대로 강력 대응을 진행하면서 장씨에게 받은 장문의 사과 문자도 공개했다.

지난 13일 김 과장은 “장시호가 본건 취재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해 11월7일 및 11월26일 ‘지인에게 과시하기 위해 김영철 과장과 관련된 거짓말을 했으니 진심으로 용서해 달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라며 전문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7일 문자를 통해 장씨는 “제 뒤에서 날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제가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내 인정받고 싶어서, 검사님이 매일 저와 통화하고 만나는 것처럼 말했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중략)부장님께 너무나 큰 잘못을 했습니다. 들으시면 뒤로 넘어가실 만큼 어이없고 황당하신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라고도 했다. 

정치권 가세
전선 넓어져

같은 달 26일 보낸 문자에서는 “제가 이모에게 배운 게 누구 알고 누구 알고 그러니 내가 잘났다하는 나쁜 것만 배워서 어쩌다가 부장님을 제가 말도 안되는 일에 (중략)마치 연인인 것처럼 제가 지어낸 이야기 (중략)진심으로 반성하고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으나 연락조차 전화조차 겁나서 이렇게 사실적인 모든 상황을 거짓 하나 없이 고해드립니다”라고 했다.

장씨가 김 과장에게 문자를 보낸 시간은 뒷거래 의혹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가 시작될 무렵으로 알려졌다. 

언론사의 의혹 제기와 당사자의 부인,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근거 제시로 해당 사건은 진실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과장을 직권남용과 모해위증교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수사 2부에 배당하고 검토에 나섰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해당 의혹에 말을 얹으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8일 뒷거래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과장이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받았다는 받았다는 장씨의 사과 문자가 공개되기 전이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이른바 ‘장시호 녹취록’을 재생했다. 영상을 재생한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 매체가 확보한)녹취록에 따르면 (검사가)장씨에게 증언을 대비해 ‘적어준 내용을 외우라’고 하는 내용이 있다. 이외에도 ‘김스타’라고 불리는 검사와의 불륜 관계 등 추잡한 일들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 “검사인지 깡패인지”
사법리스크 방탄 노림수?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해당 의혹에 강한 비판 의견을 냈다. 이 대표는 “검사들의 행패가 아주 만연해 있다”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가 검사의 나라도 아닌데 검사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며 “대한민국 검찰이 맞나. 얼마나 간이 부었으면 대낮에 뻔뻔스럽게 이런 짓들을 저지를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사가 장씨에게 증언하라고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야 할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검찰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가득한 것 아닌가”라며 “이런 일들이 보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검찰 국가가 무서워서 다 침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이 대표의 반응에 검찰을 ‘악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장시호씨가 지난해 11월 해당 검사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것이 언론에 공개됐는데 이제는 또 뭘로 은근슬쩍 갈아타고 검찰을 악마화할까”라며 “민주당은 검찰 흔들기 정치공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필사적으로 ‘이재명 방탄’에 올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서 뒷거래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치는 것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이다. 오 전 의원은 “결국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판결이 나면 ‘현타’ 올 것”이라고도 했다. 현타는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뜻하는 말이다. 

결과 따라
한쪽 죽는다?

수사기관과 정치권이 해당 의혹에 가세하면서 장씨를 둘러싼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언론 매체와 김 과장이 제시한 근거에 대한 사실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농단 사태가 정치권을 비롯해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이 큰 만큼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맞붙은 검찰 VS 민주당

사사건건 ‘으르렁’

지난 14일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및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 전 회장의 구형량에 대해 ‘편파 구형’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전 회장에게 내려진 구형량이 이 전 부지사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며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검찰은 억대의 뇌물을 수수하고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대책위는 “대한민국 주적인 북한에 천문학적인 금전을 제공한 김성태 회장에게는 솜방망이 구형을 하고 검찰의 진술 조작 범죄 의혹을 폭로한 이 전 부지사에게는 그보다 4배 많은 형량을 구형했다”며 “검찰권을 남용한 검사들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단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장에 수원지검도 입장문을 내고 맞섰다.

수원지검은 지난 15일 취재진에 “김성태의 경우 6월7일 선고 예정인 이화영 사건과 쟁점이 같은 혐의에 대해서는 분리해 선고할 필요가 있어 전날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분만 먼저 따로 떼어 분리 구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추후 심리가 종결되면 추가 구형을 할 예정”이라며 “마치 검찰이 김성태에 대해 가벼운 구형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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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