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윤·한 갈등 2라운드

벌써 당권싸움…총선 질 결심?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갈 길도 바쁜데 싸울 일도 참 많다. 당수와 대통령이 또 다퉜다. 총선보다는 일단 내가 이 당을 장악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앞으로 두 인물의 갈등이 재차 촉발될 경우, 승리라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격차를 벌리기는커녕 다시 쪼그라들 기세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2차전이 펼쳐진 탓이다. 이 과정에는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우선 가장 먼저 문제가 된 사안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건이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19일 집중호우가 내려 실종자를 수색하던 과정서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채수근 상병의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부터 같은 달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시작도  
안 했는데…

그러나 이튿날 이 대사가 이를 재검토시켰다는 혐의(직권남용)로 지난해 9월 고발됐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싸늘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임명 이유에 대해 인도와 태평양지역서 한·미·일·호주와 관련한 안보 협력, 호주에 대한 방산 수출의 적임자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지지하에 이 대사는 호주로 출국했으나, 당내서도 이 대사가 물러나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보냈다.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되자 이 대사는 국내로의 복귀를 택했다. 귀국 자리서 이 대사는 “체류 기간 내 공수처서 조사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복귀한 이후다. 여전히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는 향후 거취에 대해 입장 차가 뚜렷하다. 당내에서는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는 말도 다수 나온다. 반면 대통령실은 국내 복귀를 이유로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차 참석이라는 명분을 만들었다. 

일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공수처의 즉각 소환을 요구했고, 이 대사가 귀국하는 액션을 취하면서 야권의 피의자 빼돌리기 프레임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서, ‘회칼 테러’ 발언을 했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은 스스로 물러났다. 황 전 수석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지 엿새 만이었는데, 사실상 경질성 성격이 강했다. 기자들과 오찬 자리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던 게 화근이었다. 해당 논란 역시 대통령실은 사퇴할만한 사안으로 보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강압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자, 국민의힘조차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다수가 이 대사에 관한 조치와 황 전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수도권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요구가 두드러졌다. 

‘친윤 VS 비윤’ 대립 다시 재점화?
사천? 비례 공천 두고 확전 조짐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을 나름 극복해냈다. 그러나 이 대사 사태가 이슈화되면서부터 다시금 수도권 위기론이 떠올랐다. 특히 수도권 대표주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서 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별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인식이 팽배하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로 민주당 후보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은혜 전 홍보수석 역시 이 대사의 복귀와 황 수석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지율은 단기간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그동안 수도권 위기론은 국민의힘에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다.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 후 간신히 일단락시켰다. 그러나 한 비대위원장의 확장성 한계론과 더불어 윤석열정부의 연속적인 헛발질로 인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결국 한 비대위원장은 동작, 서대문, 마포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수원, 최근에는 안양을 찾으며 수도권 위기론을 종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은 나경원, 이용호·박진, 조정훈 등 당내 중량감을 가진 인물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이번 선거서 당선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패배 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서 중도층 포섭의 측면이 아닌 자신들의 조직을 결속시키려는 행동만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으로부터 확인된다. “총선서 지면 종북세력이 나라를 장악한다”는 발언이 그 예다.

최근 국민의힘을 살펴보면 ‘보수의 성지’로 통하는 영남 쪽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현재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후보가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를 지지율 조사에서 앞섰다. 결국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급하게 경북을 찾아 유세에 힘을 보탰다. 

‘강대강’
재충돌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갈등 2차전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운명공동체론’을 띄우며 별다른 갈등이 없다는 반응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수직적 당정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런 탓에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등이 표출된 바 있다. 

당시에는 한 비대위원장이 한발 물러났다. 이번에는 한 비대위원장이 오히려 ‘민심’을 거듭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번에 한 발 물러나지 않을 수 없던 배경이다.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사안들이 자꾸만 터지자, 당 역시 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총선서 패배하면 윤정부와 국민의힘은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현재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한 비대위원장에게는 대선후보로서의 도약, 윤정부에게는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무대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스스로 조용한 공천이라고 칭하면서도 ‘경력직’ 공천을 통해 신인의 앞길을 막았다. 경력직이 패배한다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남은 2주는 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서 제기하는 약속 대련이라도, 더 이상의 갈등설은 총선서 자신들의 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총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내부 분란이 재발할 조짐이다. 한 비대위원장과 친윤(친 윤석열계) 이철규 의원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공천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인재 영입을 도맡았고, 윤 대통령과도 관계가 깊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 신청자 중 몇몇 인물을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치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해당 인사는 방송사 사장, 호남 출신의 논객 등이다. 

이 같은 요구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요구 과정서도 많은 말들이 오갔다. 한 비대위원장이 바꿀 수 없다는 취지로 거절하자,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났다. 

이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신의 SNS에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가 깨졌다.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궂은 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가 배려되지 못해 실망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총선 이후
주도권 잡기?

비대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의 비례 재선을 허용했지만, 호남 출신과 당직자를 홀대했다는 주장이었다. 비례 5번을 받은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과 8번을 받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호남 출신이지만 호남서 활동하지 않았다는 게 골자다. 

또 비례 10번을 배정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공금 횡령, 폭력 전과가 있어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오프라인 면접도 없이 배정됐다. 비례 13번 강세원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전 행정관의 부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이라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게다가 비례 11번인 국민의힘 한지아 비상대책위원의 큰아버지가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고, 두 번째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김 의원과 비례 18번 박준태 크래운랩스 대표이사를 공천했다는 것도 뒷말이 나온다. 또 다른 친윤 핵심 인물인 권성동 의원도 “비례대표 명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한 비대위원장을 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친한(친 한동훈)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사무총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친윤계 일각서 제기된 비례대표 3번, 5번, 8번, 11번 후보들이 충분히 호남과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당내서 비례대표 순번으로 치열한 물밑 싸움이 진행 중이다. 총선 이후에도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강대강 대치가 펼쳐질 양상이다. 이 의원과 권 의원은 친윤을 넘어서 찐윤(진짜 친윤)으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해당 사안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정 관계의 추가 확전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논란이 일자, 비례 13번 강 후보 대신 조배숙 전 의원이 호남 몫으로 배정했으며 후속 순위 인물들의 비례 순번도 조정했다.

이종섭 사태 빠르게 마무리해야
텃밭만 챙기기도 어려워진 상황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의 비례대표 공천에 불만을 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의 오른팔이자, 사실상 윤정부의 2인자로 불리던 한 비대위원장에게 믿고 맡겼는데 지역구 공천도, 비례대표도 친윤 세력과 갈등이 폭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갈등 상황에 대해 <일요시사>에 “당내 갈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벌써부터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추후 한 비대위원장이 당정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 행보를 펼칠 경우, 친윤의 공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시 내부 분란이 발생해 선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 당내 일각에선 친윤 인사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우선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의원은 ‘사천 논란’ 의혹을 확전시키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자리서 그는 “비례대표 공천이 불투명하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한 비대위원장의 약발이 끝났다. 총괄선대위원장직서 내려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문제가 끝났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전운이 감돈다.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서 이 같은 당정 관계의 문제가 끝까지 지속된다면 선거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이 대사의 사퇴 여부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이 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대사가 일단 입국했지만 끊임없이 제기될 문제에 한 비대위원장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 대사의 귀국이 현재 사태를 매듭지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는 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과도 무관치 않다. 확장성의 한계를 맞이하고 있는 현 시점서 그가 어떤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 대사 사건으로 시간을 허비할 경우, 윤 대통령이 정면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부담이다. 또 민주당이 꺼내든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격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숙일까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코앞인데, 약속 대련이든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사태 하나만으로도 수도권 지지율이 단시간에 하락했다”며 “앞으로의 갈등은 함께 죽자는 이야기다. 리스크 관리와 출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천 탈락자들의 선택

국민의힘서 공천장을 받았다가 취소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과거 언행으로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도태우 후보다.

장 후보는 과거 과격한 언행으로 여론이 상당히 악화됐고, 결국 공천 취소라는 사태를 맞이했다.

 후보 과거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공천을 받지 못했고, 결국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내부에서는 보수 분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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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