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윤·한 갈등 2라운드

벌써 당권싸움…총선 질 결심?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갈 길도 바쁜데 싸울 일도 참 많다. 당수와 대통령이 또 다퉜다. 총선보다는 일단 내가 이 당을 장악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앞으로 두 인물의 갈등이 재차 촉발될 경우, 승리라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격차를 벌리기는커녕 다시 쪼그라들 기세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2차전이 펼쳐진 탓이다. 이 과정에는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우선 가장 먼저 문제가 된 사안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건이다. 

이 대사는 지난해 7월19일 집중호우가 내려 실종자를 수색하던 과정서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채수근 상병의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부터 같은 달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이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시작도  
안 했는데…

그러나 이튿날 이 대사가 이를 재검토시켰다는 혐의(직권남용)로 지난해 9월 고발됐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싸늘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임명 이유에 대해 인도와 태평양지역서 한·미·일·호주와 관련한 안보 협력, 호주에 대한 방산 수출의 적임자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지지하에 이 대사는 호주로 출국했으나, 당내서도 이 대사가 물러나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보냈다.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 되자 이 대사는 국내로의 복귀를 택했다. 귀국 자리서 이 대사는 “체류 기간 내 공수처서 조사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복귀한 이후다. 여전히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는 향후 거취에 대해 입장 차가 뚜렷하다. 당내에서는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는 말도 다수 나온다. 반면 대통령실은 국내 복귀를 이유로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차 참석이라는 명분을 만들었다. 

일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공수처의 즉각 소환을 요구했고, 이 대사가 귀국하는 액션을 취하면서 야권의 피의자 빼돌리기 프레임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서, ‘회칼 테러’ 발언을 했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은 스스로 물러났다. 황 전 수석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지 엿새 만이었는데, 사실상 경질성 성격이 강했다. 기자들과 오찬 자리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던 게 화근이었다. 해당 논란 역시 대통령실은 사퇴할만한 사안으로 보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강압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자, 국민의힘조차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다수가 이 대사에 관한 조치와 황 전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수도권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요구가 두드러졌다. 

‘친윤 VS 비윤’ 대립 다시 재점화?
사천? 비례 공천 두고 확전 조짐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을 나름 극복해냈다. 그러나 이 대사 사태가 이슈화되면서부터 다시금 수도권 위기론이 떠올랐다. 특히 수도권 대표주자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서 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별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인식이 팽배하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로 민주당 후보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은혜 전 홍보수석 역시 이 대사의 복귀와 황 수석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지율은 단기간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그동안 수도권 위기론은 국민의힘에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다.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 후 간신히 일단락시켰다. 그러나 한 비대위원장의 확장성 한계론과 더불어 윤석열정부의 연속적인 헛발질로 인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결국 한 비대위원장은 동작, 서대문, 마포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수원, 최근에는 안양을 찾으며 수도권 위기론을 종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해당 지역은 나경원, 이용호·박진, 조정훈 등 당내 중량감을 가진 인물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이번 선거서 당선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패배 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서 중도층 포섭의 측면이 아닌 자신들의 조직을 결속시키려는 행동만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으로부터 확인된다. “총선서 지면 종북세력이 나라를 장악한다”는 발언이 그 예다.

최근 국민의힘을 살펴보면 ‘보수의 성지’로 통하는 영남 쪽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현재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후보가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를 지지율 조사에서 앞섰다. 결국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급하게 경북을 찾아 유세에 힘을 보탰다. 

‘강대강’
재충돌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갈등 2차전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운명공동체론’을 띄우며 별다른 갈등이 없다는 반응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수직적 당정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런 탓에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등이 표출된 바 있다. 

당시에는 한 비대위원장이 한발 물러났다. 이번에는 한 비대위원장이 오히려 ‘민심’을 거듭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번에 한 발 물러나지 않을 수 없던 배경이다.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사안들이 자꾸만 터지자, 당 역시 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총선서 패배하면 윤정부와 국민의힘은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현재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한 비대위원장에게는 대선후보로서의 도약, 윤정부에게는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무대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스스로 조용한 공천이라고 칭하면서도 ‘경력직’ 공천을 통해 신인의 앞길을 막았다. 경력직이 패배한다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남은 2주는 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서 제기하는 약속 대련이라도, 더 이상의 갈등설은 총선서 자신들의 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총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내부 분란이 재발할 조짐이다. 한 비대위원장과 친윤(친 윤석열계) 이철규 의원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공천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인재 영입을 도맡았고, 윤 대통령과도 관계가 깊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 신청자 중 몇몇 인물을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치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해당 인사는 방송사 사장, 호남 출신의 논객 등이다. 

이 같은 요구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요구 과정서도 많은 말들이 오갔다. 한 비대위원장이 바꿀 수 없다는 취지로 거절하자,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났다. 

이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신의 SNS에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가 깨졌다.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궂은 일을 감당해 온 당직자가 배려되지 못해 실망감이 크다”고 지적했다.

총선 이후
주도권 잡기?

비대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의 비례 재선을 허용했지만, 호남 출신과 당직자를 홀대했다는 주장이었다. 비례 5번을 받은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과 8번을 받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호남 출신이지만 호남서 활동하지 않았다는 게 골자다. 

또 비례 10번을 배정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공금 횡령, 폭력 전과가 있어 서류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오프라인 면접도 없이 배정됐다. 비례 13번 강세원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전 행정관의 부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이라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게다가 비례 11번인 국민의힘 한지아 비상대책위원의 큰아버지가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고, 두 번째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김 의원과 비례 18번 박준태 크래운랩스 대표이사를 공천했다는 것도 뒷말이 나온다. 또 다른 친윤 핵심 인물인 권성동 의원도 “비례대표 명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한 비대위원장을 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친한(친 한동훈)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사무총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친윤계 일각서 제기된 비례대표 3번, 5번, 8번, 11번 후보들이 충분히 호남과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당내서 비례대표 순번으로 치열한 물밑 싸움이 진행 중이다. 총선 이후에도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강대강 대치가 펼쳐질 양상이다. 이 의원과 권 의원은 친윤을 넘어서 찐윤(진짜 친윤)으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해당 사안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정 관계의 추가 확전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논란이 일자, 비례 13번 강 후보 대신 조배숙 전 의원이 호남 몫으로 배정했으며 후속 순위 인물들의 비례 순번도 조정했다.

이종섭 사태 빠르게 마무리해야
텃밭만 챙기기도 어려워진 상황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의 비례대표 공천에 불만을 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의 오른팔이자, 사실상 윤정부의 2인자로 불리던 한 비대위원장에게 믿고 맡겼는데 지역구 공천도, 비례대표도 친윤 세력과 갈등이 폭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갈등 상황에 대해 <일요시사>에 “당내 갈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벌써부터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추후 한 비대위원장이 당정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 행보를 펼칠 경우, 친윤의 공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시 내부 분란이 발생해 선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다. 당내 일각에선 친윤 인사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우선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의원은 ‘사천 논란’ 의혹을 확전시키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자리서 그는 “비례대표 공천이 불투명하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한 비대위원장의 약발이 끝났다. 총괄선대위원장직서 내려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문제가 끝났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전운이 감돈다.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서 이 같은 당정 관계의 문제가 끝까지 지속된다면 선거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이 대사의 사퇴 여부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이 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대사가 일단 입국했지만 끊임없이 제기될 문제에 한 비대위원장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 대사의 귀국이 현재 사태를 매듭지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는 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과도 무관치 않다. 확장성의 한계를 맞이하고 있는 현 시점서 그가 어떤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 대사 사건으로 시간을 허비할 경우, 윤 대통령이 정면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부담이다. 또 민주당이 꺼내든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격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숙일까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코앞인데, 약속 대련이든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사태 하나만으로도 수도권 지지율이 단시간에 하락했다”며 “앞으로의 갈등은 함께 죽자는 이야기다. 리스크 관리와 출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천 탈락자들의 선택

국민의힘서 공천장을 받았다가 취소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과거 언행으로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도태우 후보다.

장 후보는 과거 과격한 언행으로 여론이 상당히 악화됐고, 결국 공천 취소라는 사태를 맞이했다.

 후보 과거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공천을 받지 못했고, 결국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내부에서는 보수 분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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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