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 정부 출구전략

대통령이 굽혀야 끝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의료 대란이 본격화되면서 환자와 일부 의료진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붕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지 한 달이 흘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6일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을 내년도 입시부터 2000명 증원해 총 5058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년 만에
격한 진통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의 배경으로 의료 취약 지구 의사 인력 증원, 급격한 고령화 등을 들었다. 2035년까지 1만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에 배출되기 시작해 2035년까지 최대 1만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된다는 계산이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때 의료계의 요구에 따라 351명 감축됐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변동이 없었다. 2020년 문재인정부서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겠다고 했지만 의사 단체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윤석열정부는 문정부 당시와 비교해 의대 정원을 5배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전공의 사직, 의대생 동맹 휴학 등 의사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기준 1만명에 가까운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10명 가운데 8명 수준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보건복지부가 주요 99개 수련병원에 대한 서면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소속 전공의의 72.7%인 8939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의과대학생의 휴학 신청이 1만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19일 1133명, 20일 7620명, 21일 3025명, 22일 49명, 주말인 23~25일 847명 등 26일까지 누적 1만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과대학 재학생(1만8793명)의 70.2% 수준이다. 

윤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정부 때 의료계 총파업에 굴복했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당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로 의료공백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문정부는 의대 정원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윤정부는 ‘사법 조치’라는 강력 대응 카드로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 80% 이상이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동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동력을 얻었다. 실제 조 장관은 “19년이라는 오랜 기간 완수되지 못한 과제를 책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두고 평행선
정부 2000명 증원 의지 확인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에게 현장 복귀 시한을 정해주고 그 이후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등 사법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비대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달 16일 브리핑서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기계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인턴서 레지던트로 넘어가는 신규 계약자와 레지던트 1년 계약자를 대상으로 ‘진료유지 명령’도 내렸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수련병원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는데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 등을 막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의 강경 기조에도 일부 전공의가 버티면서 의료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의료현장에는 전공의 집단사직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전공의의 80% 이상이 병원을 떠나면서 남아 있는 일부 의사에 모든 일이 집중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중이다.

이 과정서 응급실 과부하로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 상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한시적으로 전국 수련병원 간호사가 의사 업무의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사전협의를 통해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의료 대란
환자 피해

의사의 집단행동으로 생긴 의료공백을 간호사로 메꾸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또한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그 피해는 환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을 두고 갈등을 빚는 동안 가운데 낀 환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 보니 결국 정부나 의료계 모두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한때 법조인 전성시대가 이제 한물간 시대가 됐듯이 앞으로 의사들도 똑같아질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변호사 수 늘리듯이 순차적 증원으로 서로 타협했으면 한다. 정책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협”이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한발씩 물러나라는 주문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에 소통을 정례화해 달라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공의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현장을 떠나고 있다”면서 “이를 돌리기 위한 대책은 협박이나 강제가 아닌 설득에 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정책을 멈추고 전공의 복귀와 함께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대화 창구를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지난달 27일 “의료계에 다시 한번 대화를 제안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의료계가)집단행동을 접고 대표성 있는 대화 창구를 마련해 구체적인 대화 일정을 제안한다면 정부는 즉시 화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에 대해서는 “병원의 가장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인내하며 견뎌 온 전공의 여러분의 그 시간을 깊이 공감한다”며 “더 좋은 환경서 일하고 사람을 살리는 좋은 의사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강경 기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발언이다. 

회유책 두고
최후 통첩

이어 정부는 필수의료특례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겠다는 또 다른 회유책을 내놨다. 해당 법안은 필수의료 분야서 과실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책임보험에 가입한다면 의료인의 형을 감면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비의도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와 직접 배상 책임 완화는 의료계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한 내용이다.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정부나 의료계 일부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왔지만 협상 테이블이 열리거나 결론이 나기까지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의대 A 교수는 “의료계서 굽힐 가능성은 낮다. 결국은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갈 길은 먼 상태다. 일단 대통령실은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달 28일 대통령실은 “의협은 의료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접촉해 말씀을 들어보면 의협이 대표성을 갖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대표성을 갖춘 구성원으로 의료계서 의견을 모아 제안해 달라는 요청이다. 

현재 대형병원, 중소병원,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 의료계 구성원의 입장이 전부 다른 상태다. A 교수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의 대응은 게릴라 식이다. 특정 집단의 통솔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 이야기하면서도
타협까진 갈 길 멀어

여기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요청하고 필수의료 관련 법안 제정을 언급하면서도 확대 정원에 대해서는 물러나지 않고 있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부 증원 찬성 의사들 사이서 나오는 수백명 규모와 비교할 때 4배 정도 많은 수치다. 

윤 대통령은 “의료는 복지의 핵심으로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된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서 주재한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민은 국민 보건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 헌법 36조3항도 언급했다.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그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는 게 윤 대통령의 입장이다. 

반면 전국 40개 의대 학장단체는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의대 정원 규모가 35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진행한 정기총회서 나온 수치다. KAMC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전부터 적정 증원 규모는 350명 정도가 적절하다고 밝혀왔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351명과 비슷한 정도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350~500명 증원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 의대 소속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다. 이 중 110명(55%)이 증원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찬성한다고 답한 교수에게 증원 규모를 물었는데 500명(24.9%)이 가장 많았고 350명이 42명(20.9%)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세우는 2000명은 8명(4%)에 그쳤다. 

2000대500
4배 차이 나

정원 확대와 유지, 증원 규모, 요구사항 등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은 말 그대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다른 손으로는 법적 대응과 집회 카드를 만지작대는 중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의지가 의료계 이슈를 마무리할 최후의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윤 대통령은 “타협은 없다”면서 한층 수위 높은 발언으로 의료계를 압박했다. 정부의 승부수가 총선용 꽃놀이패일지, 의료개혁의 신호탄일지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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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