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분양시장은?

설 명절 이후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은 서울 초고가 아파트들이 청약통장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는 반면, 지방 분양단지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법안 통과와 스트레스 DSR 시행을 이달 앞두고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는 이틀간 4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는 3만58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42.3대1을 나타냈다.

서울은 경쟁↑
지방은 미달↑

앞서 65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엔 99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3.18대1을 보였다. 전용 59㎡ 면적이 17억원을 넘지만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최대 10억원가량 저렴하다는 판단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광진구 ‘포제스 한강’도 평당 평균 1억150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1~2 순위 청약 106가구 모집에 1062명이 몰리며 평균 10대1의 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됐다. 이 단지는 신축, 미래 가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영향을 미치며 특별공급서부터 젊은 층의 관심이 크게 몰렸다.

반면 경기, 부산, 광주, 전남 등 지역의 분양 물량은 대부분 1순위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테넌바움294 Ⅰ’은 189가구 모집에 36개, ‘테넌바움294 Ⅱ’는 99가구 모집에 16개의 통장이 각각 접수됐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는 175가구 모집에 42개, ‘평택 브레인시티 5BL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은 1070가구 모집에 507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은 2블록(738가구 모집·854개 접수)과 3블록(655가구 모집·710개 접수) 모두 1순위 미달했다.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분양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설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나서는 만큼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는 단지들부터 대출금의 축소가 예상된다. 

수요자들은 높아진 분양시장 허들에 선별 청약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설 이후 분상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3년 유예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실거주 외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강남권 분상제 단지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가 아파트 청약통장 대거 흡수
지방 분양단지 여전히 찬바람만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수요자가 제한적인 상황인데, 분양시장의 경우 입지·가격 등 여러 요건을 전체적으로 보고 이에 부합하는 쪽만 청약을 넣는 분위기”라며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서 (분양)물량 감소가 예정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은 봄 분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36개단지, 3만645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6645가구로 2000년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 예고됐다.

권역별로 보면 ▲경기 8700가구 ▲서울 4485가구 ▲인천 3460가구 순이다. 지난달(1만7255가구)보다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동기(5435가구)보다 3배 늘어난 물량이다. 지방은 ▲광주 4045가구 ▲충북 2330가구 ▲전북 19 14가구 등 총 1만4000가구가 분양한다.


대출금
줄어들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봄 분양 성수기에 청약홈 개편과 총선 등이 예정돼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상제 적용 단지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분양가 부담은 여전하겠지만 지방에 비해 미분양 우려가 덜하고 서울 강남권역과 부도심, 수도권 원도심과 택지지구 일대를 중심으로 양호한 입지의 청약 대기 수요는 따라올 것“이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의 적정성을 잘 살피고 지역 호재나 역세권·건설업체 브랜드에 따라 차별화되는 청약수요의 양극화에 주목해 현명한 청약통장 사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알짜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도 설 이후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공급자에게 어려운 시장이지만 수요자에겐 좋은 기회로,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며 원하는 가격대에 골라 살 수 있어서다. 

갈수록 높아지는 분양가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번 높아진 분양가를 다시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올 분양단지 보다는 알짜 잔여 물량을 노려볼만하다고 조언한다.  

이렇다 보니 신규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단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신규 분양 단지 중 입지와 상품이 우수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분양 단지는 신규 분양 단지이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향후 새로운 분양 단지에 청약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계약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동이나 층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혜택도 있다.

익명의 업계 전문가는 “무턱대고 미분양을 선택하기보다는 주변 입지와 시세를 보고 선택해야 하며 교통 호재가 있거나 도시개발이 예정된 지역은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런 점도 눈여겨보면 좋다”고 전했다. 다음은 수도권 미분양 단지.

▲트리우스 광명= 경기도 광명시 광명뉴타운 2구역 ‘트리우스 광명’이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로 거듭난다. 고분양가 논란을 딛고 잔여 세대가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명제2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2일,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으로부터 광명1초등학교 신설 관련 일조 기준 만족 결과를 수신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컨설팅을 받은 결과다.

조합은 “우리 구역 내 초등(학교) 신설 관련 작년 7월부터 여러 차례 광명교육지원청과 함께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며 “기존 일조 기준 불만족으로 학교 설립이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하부에는 복합문화시설을, 상부에는 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으로 학교의 일조 기준을 만족한다는 공문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저렴한 
분양가


이어 “현재 조합서 제출한 교육환경평가 사후 변경계획서를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며 “1차 심사 이후 타당성 조사 및 재정투자심사 등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도 추진된다. 조합은 “최근 조합서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의 찬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대부분 찬성했다”며 “입주 기간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 2R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단지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휴식 공간과 테마 공간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다채로운 공간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파노라마 석가산, 티하우스(복층형), 특화 물놀이터, 특화 테마놀이터, 헬스트랙을 비롯해 시니어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된다.

시장 양극화 지속 전망
주목할 알짜 미분양은?

여기에 일반적인 타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4.1~4.2%대 대출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고촌 센트럴 자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신곡6지구에 공급되는 ‘고촌 센트럴 자이’가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17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 63~105㎡ 총 129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 더해 후분양 단지로서 주택 수요자들의 짧은 잔금 마련 기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입주 시까지 계약금 5%와 20% 잔금 유예(84㎡, 105㎡) 혜택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 변경을 실시했다.

또 입주예정자들의 이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통상 2~3개월씩 적용되던 입주 지정기간을 5개월까지 연장했다. 

풍성한
혜택들

일반적으로 후분양 단지는 선분양에 비해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입주예정일이 빨라 입주예정자들이 계약과 동시에 이사 계획을 서둘러 잡아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부담을 고려해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입주예정일의 지정기간을 5개월로 연장했다. 

당초 입주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여름 이사철에 접어드는 6월부터 휴가 기간까지 겹쳐 이삿짐센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입주 지정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사 계획 수립에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재당첨 제한 및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 적용되는 등 입주 전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 현대건설은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일원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32층, 11개동, 전용면적 36~84㎡ 총 83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408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별로 보면 36㎡ 68세대, 59㎡A 126세대, 59㎡B 17세대, 59㎡C 117세대, 75㎡ 24세대, 84㎡ 56세대 등이다. 최근 선호도가 가장 높은 59㎡가 공급세대의 63.73%를 차지한다.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단지는 금오생활권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진행, 토지 매입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인근 타 분양 단지 대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돼 지역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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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