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분양시장은?

설 명절 이후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은 서울 초고가 아파트들이 청약통장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는 반면, 지방 분양단지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법안 통과와 스트레스 DSR 시행을 이달 앞두고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는 이틀간 4만6000여명이 몰리면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8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는 3만582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42.3대1을 나타냈다.

서울은 경쟁↑
지방은 미달↑

앞서 65가구(기관 추천분 제외)를 모집하는 특별공급엔 99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3.18대1을 보였다. 전용 59㎡ 면적이 17억원을 넘지만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최대 10억원가량 저렴하다는 판단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광진구 ‘포제스 한강’도 평당 평균 1억150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1~2 순위 청약 106가구 모집에 1062명이 몰리며 평균 10대1의 경쟁률로 전 타입 마감됐다. 이 단지는 신축, 미래 가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영향을 미치며 특별공급서부터 젊은 층의 관심이 크게 몰렸다.

반면 경기, 부산, 광주, 전남 등 지역의 분양 물량은 대부분 1순위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테넌바움294 Ⅰ’은 189가구 모집에 36개, ‘테넌바움294 Ⅱ’는 99가구 모집에 16개의 통장이 각각 접수됐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는 175가구 모집에 42개, ‘평택 브레인시티 5BL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은 1070가구 모집에 507개, ‘힐스테이트 중외공원’은 2블록(738가구 모집·854개 접수)과 3블록(655가구 모집·710개 접수) 모두 1순위 미달했다.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분양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설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나서는 만큼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오는 단지들부터 대출금의 축소가 예상된다. 

수요자들은 높아진 분양시장 허들에 선별 청약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설 이후 분상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3년 유예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실거주 외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강남권 분상제 단지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가 아파트 청약통장 대거 흡수
지방 분양단지 여전히 찬바람만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수요자가 제한적인 상황인데, 분양시장의 경우 입지·가격 등 여러 요건을 전체적으로 보고 이에 부합하는 쪽만 청약을 넣는 분위기”라며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서 (분양)물량 감소가 예정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은 봄 분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36개단지, 3만645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6645가구로 2000년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 예고됐다.

권역별로 보면 ▲경기 8700가구 ▲서울 4485가구 ▲인천 3460가구 순이다. 지난달(1만7255가구)보다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동기(5435가구)보다 3배 늘어난 물량이다. 지방은 ▲광주 4045가구 ▲충북 2330가구 ▲전북 19 14가구 등 총 1만4000가구가 분양한다.


대출금
줄어들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봄 분양 성수기에 청약홈 개편과 총선 등이 예정돼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상제 적용 단지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분양가 부담은 여전하겠지만 지방에 비해 미분양 우려가 덜하고 서울 강남권역과 부도심, 수도권 원도심과 택지지구 일대를 중심으로 양호한 입지의 청약 대기 수요는 따라올 것“이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의 적정성을 잘 살피고 지역 호재나 역세권·건설업체 브랜드에 따라 차별화되는 청약수요의 양극화에 주목해 현명한 청약통장 사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알짜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도 설 이후 공략 대상으로 꼽힌다. 공급자에게 어려운 시장이지만 수요자에겐 좋은 기회로,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며 원하는 가격대에 골라 살 수 있어서다. 

갈수록 높아지는 분양가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번 높아진 분양가를 다시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올 분양단지 보다는 알짜 잔여 물량을 노려볼만하다고 조언한다.  

이렇다 보니 신규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단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신규 분양 단지 중 입지와 상품이 우수해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미분양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분양 단지는 신규 분양 단지이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향후 새로운 분양 단지에 청약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계약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동이나 층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혜택도 있다.

익명의 업계 전문가는 “무턱대고 미분양을 선택하기보다는 주변 입지와 시세를 보고 선택해야 하며 교통 호재가 있거나 도시개발이 예정된 지역은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런 점도 눈여겨보면 좋다”고 전했다. 다음은 수도권 미분양 단지.

▲트리우스 광명= 경기도 광명시 광명뉴타운 2구역 ‘트리우스 광명’이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로 거듭난다. 고분양가 논란을 딛고 잔여 세대가 분양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명제2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2일,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으로부터 광명1초등학교 신설 관련 일조 기준 만족 결과를 수신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컨설팅을 받은 결과다.

조합은 “우리 구역 내 초등(학교) 신설 관련 작년 7월부터 여러 차례 광명교육지원청과 함께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며 “기존 일조 기준 불만족으로 학교 설립이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하부에는 복합문화시설을, 상부에는 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으로 학교의 일조 기준을 만족한다는 공문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저렴한 
분양가


이어 “현재 조합서 제출한 교육환경평가 사후 변경계획서를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며 “1차 심사 이후 타당성 조사 및 재정투자심사 등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도 추진된다. 조합은 “최근 조합서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의 찬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대부분 찬성했다”며 “입주 기간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 2R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 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올해 12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들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단지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휴식 공간과 테마 공간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다채로운 공간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단지 내 조경 공간에는 파노라마 석가산, 티하우스(복층형), 특화 물놀이터, 특화 테마놀이터, 헬스트랙을 비롯해 시니어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된다.

시장 양극화 지속 전망
주목할 알짜 미분양은?

여기에 일반적인 타단지 계약금 10~20%에 비해 5%의 혜택을 제공해 수분양자의 초기자금 마련 부담을 덜었다. 또 인근 타 단지 중도금 대출금리(1월 기준)가 4.9%~5.5%에 달하는 것과 달리 4.1~4.2%대 대출금리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도 덜 수 있다.


▲고촌 센트럴 자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신곡6지구에 공급되는 ‘고촌 센트럴 자이’가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17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 63~105㎡ 총 129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에 더해 후분양 단지로서 주택 수요자들의 짧은 잔금 마련 기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입주 시까지 계약금 5%와 20% 잔금 유예(84㎡, 105㎡) 혜택 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 변경을 실시했다.

또 입주예정자들의 이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통상 2~3개월씩 적용되던 입주 지정기간을 5개월까지 연장했다. 

풍성한
혜택들

일반적으로 후분양 단지는 선분양에 비해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입주예정일이 빨라 입주예정자들이 계약과 동시에 이사 계획을 서둘러 잡아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부담을 고려해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입주예정일의 지정기간을 5개월로 연장했다. 

당초 입주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여름 이사철에 접어드는 6월부터 휴가 기간까지 겹쳐 이삿짐센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입주 지정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사 계획 수립에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재당첨 제한 및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 적용되는 등 입주 전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 현대건설은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일원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32층, 11개동, 전용면적 36~84㎡ 총 83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408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별로 보면 36㎡ 68세대, 59㎡A 126세대, 59㎡B 17세대, 59㎡C 117세대, 75㎡ 24세대, 84㎡ 56세대 등이다. 최근 선호도가 가장 높은 59㎡가 공급세대의 63.73%를 차지한다.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단지는 금오생활권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진행, 토지 매입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다. 따라서 인근 타 분양 단지 대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돼 지역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