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야 산다’ 조국 서바이벌 시나리오

서초서 여의도로…핸들을 틀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독재 종식’의 불쏘시개 되겠다”며 신당을 창당했다. 문제는 불씨를 살릴 마른 장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 전 장관의 선택을 두고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평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불편한 동거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항소심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6일 뒤인 지난 13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조국신당(가칭) 창당을 선언했다.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군분투
생존기

이날 조 전 장관은 부산 중구 민주공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정부 스스로 우리 평화를 위협하고 과학기술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무능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에 몰두해 민생을 외면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지역갈등·세대 갈등·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정치적 면죄부’라고 지적했다.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지만 알맹이는 ‘정치생명 연장’이라는 것이다. 1심과 2심서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이번 총선을 정치적 부활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조 전 장관은 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1·2심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600만원 추징금도 함께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1심처럼 조 전 장관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비록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조 전 장관의 정치 입문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조 전 장관이 3년6개월여 만에 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면서 ‘조국 출마론’에 연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문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뚜벅뚜벅 따박따박 걸어가겠다”
대법원 판결 앞두고 결국 출마

그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11월, 조 전 장관의 출마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는 한 라디오서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강경해진 어투에 정치권에서는 그가 정치권에 입성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해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에는 문 전 대통령을 찾아 “이번 총선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더 나아가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하루 뒤 조 전 장관은 공식적으로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었다. 한차례 ‘조국의 강’을 건넜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게 있어서는 부담되는 상황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 피해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이미 자녀 입시 비리와 배우자 문제로 공정성 논란을 짊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서 조 전 장관 리스크로 크게 데였던 만큼 제2의 조국 사태가 재연된다면 이번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조 전 장관이 총선 대열에 합류하자 민주당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연동형 비례제도를 유지하고 ‘통합형 비례정당’을 만들겠다면서도 조국 신당을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윤정부 심판론’으로 몰고 가는 상황서 조국 신당으로 표가 분산되는 등 선거구도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정서
국회로

민주당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이하 민주연합)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일찍이 선을 그었다. 그의 결정이 민주 진영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독자적 창당을 만류하기도 했다.

박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 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층을 포함해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서 조 전 장관의 정치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또한 “단합과 연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국민 눈높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거의 역사적 분기점에 해당할 만큼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힘을 다 합쳐야 한다”면서도 “누구나 정치활동의 자유가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경우 그 상황을 최대한 정책적 전략 목표에 맞게 잘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 선언 이후 문 전 대통령과 그의 세력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 전 장관의 ‘홀로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만나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불가피성’이라는 단어를 재조명했다.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신당을 최후의 수단으로 권유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당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공지영 작가의 신간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추천해 무수히 많은 해석을 낳기도 했다. 공 작가는 조국 사태 당시 그를 옹호했던 일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던 인물이다.

조 전 장관의 등장을 놓고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가운데 지난 15일 결국 조 전 장관은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전부터 조 전 장관을 지지해 온 은우근 광주대 교수, 김호범 부산대 교수,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등이 조국 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인선됐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서울 동작구 한 카페서 출범식을 열고 “제대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원내 제3당이 되자”고 선언했다.

문전박대
조국신당

조 전 장관은 빅텐트를 꾸린 제3지대를 견제하는 듯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당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 원내 3당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연휴를 하루 앞두고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세력들이 ‘개혁신당’ 이름으로 합당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신당은 ‘반 이재명’ ‘반 윤석열’ 성격으로 양당을 모두 심판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반해 조국 신당은 야당에 가까운 성격으로 윤정부의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여야 일대일 구도’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마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조 전 장관은 “총선서 국민 여러분께서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도 민주당과 연합하라 하시면 그리 노력하겠다”며 “반대로 지역구에서는 정확한 일대일 정권 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는 경쟁하라 하시면 그리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서 조 전 장관은 민주당과의 입장을 정리했다. 출마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따르겠다면서도 민주당이 거듭 선을 그어왔던 만큼 합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그는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의 발목을 잡거나, 지지해 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며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한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제3지대에 합류한 만큼 총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세력이 조국 신당에 합류하느냐다.

연대 가능한 인사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옥중 창당을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거나 조 전 장관과 살아온 배경이 비슷하다는 교집합이 있다. 반 이재명 성격으로 이 대표에 맞서기보다는 검찰 독재를 무너뜨리겠다는 공통의 목적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세력은 그의 팬덤을 비롯한 원외 인사다. 아무리 친문이라지만 당 안팎으로 껄끄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당장은 조국 신당에 합류하기는 눈치가 보일 거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손절각’ 재는 민주당…문 속내는?
“공천·컷오프, 신당 합류의 분수령”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조 전 장관의 선택을 두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아직 당에서도 정확하게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며 “워낙 예민한 사안인 만큼 (조국 신당과)관련해 개개인이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는 2월 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인사가 합류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팬덤이 아니라면 조국 신당을 지지할 국민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두고 “대한민국 사법부와 입법부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지만 자신의 범법 사실과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실 부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연동형 비례제와 통합비례정당을 비판하며 “언어도단인 조국 신당까지도 발 디딜 수 있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조 전 장관과 민주당의 도덕성을 한 번에 저격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조 전 장관은 민주당으로도 못 나온다. 이재명 대표 때문에 도덕성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민주당서조차 출마해서 뱃지를 달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준연동형 제도라면 민주당의 지원으로 4월에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덕적 검증이 미흡한 후보가 ‘뒷문’으로 우회해서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라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총선서 2심 실형을 받은 조 전 장관과 사법 리스크에 얽힌 이 대표를 한 세트로 엮어 발목을 잡겠다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과 이 대표는 각자 다른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범죄자 집단’ 꼬리표를 달기 위해 꼬투리를 잡을 것이란 해석이다.

요란한
잔칫집

이어지는 공격에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한 위원장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기로 정했는데, 이게 마치 조 전 장관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선택인 것처럼 몰아간다”며 한 비대위원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설연휴 전후로 민주당은 ‘디올백 수수 논란’ 등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에 집중포격을 가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조국 신당이 민주당 지지율에 폭탄을 안겨줄지, 필승카드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전 장관의 날갯짓이 민주당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 아들도?

조국 전 장관이 신당 창당에 나섰지만, 첫날부터 입시 비리 혐의에 발목을 잡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다니는 아들의 시험을 대신 봐줬다는 혐의를 뒤집기 위해 담당 교수가 작성한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교수가 “그룹으로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시험은 스스로 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하면서 유죄 심증을 굳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과 검찰이 2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함에 따라 최종 결론은 대법원서 가려질 예정이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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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