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뒷다리 잡는 민주당 속내

유검무죄 무검유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굵직한 사건을 쥔 수사기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본인의 의혹에는 재갈을 물린 채 타인의 비위를 캐내는 형국이다. 정당성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을 등에 업은 채 야당을 겨냥한 수사 속도가 매섭기만 하다.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검사의 칼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소속 A 검사와 서울고검 소속 B 검사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지만 경징계인 견책 처분만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불기소 처분한 김정훈 부장검사는 군사기밀 유출에 연루됐으나 역시나 견책에 그쳤다. 그는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를 간 뒤 부장검사로 승진하기도 했다. 

굽어진 팔

검사가 ‘제 식구’를 엄하게 다스린 사례가 드물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 검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수면 위로 띄우면서다. 지난달 17일, 김 의원은 이 검사가 처남 부탁으로 가사도우미 등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주고, 처가 관련 민·형사 분쟁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도맡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자녀 위장전입 ▲리조트 향응 접대 ▲처가 소유 골프장 편의 제공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의 질책이 유독 날카로운 이유는 이 검사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를 이끌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초 이 검사는 수원지검 2차장을 지내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 특별 전담 수사팀’(이하 수사팀)의 팀장을 맡았다.

이 수사팀은 쌍방울그룹의 배임 등을 담당하는 방위산업부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형사 6부로 구성됐다.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공공수사부도 포함됐다.

이 검사가 처남의 마약 투약 정황마저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민주당의 공분을 샀다. 지난 2월, 이 검사의 처남은 대마 흡입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으나, 제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신고 4개월 만에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 과정에 이 검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타인의 수사를 지휘하던 검사 자신조차 떳떳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말마따나 “내 손이 깨끗해야 남의 죄를 단죄할 수 있다”는 논리와도 어긋난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검찰은 지난 20일, 이 검사를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하고 리조트와 골프장을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공석인 수원지검 2차장 자리는 안병수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으로 빠르게 채워졌다.

안 차장검사의 평판에 관해 한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오른팔이라는 이야기가 돌던데 아마 비슷한 사람을 앉혔을 게 뻔하다”고 이번 인사 발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차장검사는 사법연수원 32기로 한 장관과 몇 차례 근무한 바 있다.

이재명 잡던 검사의 이면
솜방망이 처벌에 ‘부글’


해당 조치에 민주당은 의구심을 드러냈다. 민주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이 검사의 살길을 찾아주기 위해 검찰이 ‘수사 쇼’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일반 공무원보다 징계 수위가 현저히 낮고, 중범죄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등 ‘유검무죄’의 현실이 여전하다”고 소리 높였다.

수사 쇼의 최종 목적은 야당에게 꼬리표를 달기 위함이라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중론이다. 내년 총선서 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리 야당’ 프레임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수사에는 수십명의 인력과 2년이란 시간이 소비됐지만 뚜렷한 혐의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이 대표에게 날아든 체포영장마저 기각됐다.

‘윤석열 커피’ 보도를 허위로 규정하고, 전·현직 기자를 대상으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한다는 평이다. 이달 ‘대장동 50억 클럽’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특검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대장동 특검이 시작되면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재조명된다.

이 과정서 수사의 가지가 엉뚱하게 방향을 틀어 민주당서 윤석열 대통령으로 향하려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이 무더기로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비위 검사를 대할 때와는 대조되는 ‘마구잡이식’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은 지난 10월 <리포액트> 기자를 압수수색 했다. 26일에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3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JTBC, MBC 등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까지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는 <뉴스타파> 보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경고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인용 보도한 언론사까지 압수수색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언론탄압일뿐더러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를 최초로 보도한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치밀한 밑그림을 그렸다”고 말한다. 현 정권의 비위가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보도 내용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수집을 위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지문 본떠서 핸드폰 잠금에 ‘쓰윽’
대장동 밑그림…진짜 화백은 누구?

봉 기자의 휴대전화 사건이 그 예시다. 그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삼성서 출시한 갤럭시로 등록된 지문을 통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하지만 봉 기자는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사전 동의 없이 실리콘 고무를 사용해 내 지문을 본떠 잠금을 강제로 풀었다”고 주장했다.

피의자가 휴대전화 잠금 해제에 홍채나 지문인식 등의 방법을 사용할 경우 압수수색 검증 영장 없이 생체정보를 강제로 이용할 수 없다.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때만 포렌식이 진행되는데, 검찰이 이 과정을 건너뛰고 휴대전화에 기록된 정보를 열람한 것이다.

허술한 보안 시스템과 더불어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뉴스타파>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기자의 책상에 놓인 명함 중 야당 의원과 관계자의 번호만 가져갔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초부터 대장동 사건의 배후를 민주당으로 낙인찍었다는 셈이다.

봉 기자는 <일요시사> 취재진에게 “최근 KBS 사태를 보면 이번 수사에도 배후가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은 1980년 전두환정권 초기에 벌어진 언론 통폐합 및 정권 비판 기자에 대한 대거 해고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사의 큰 그림을 제지하기 위해 민주당은 ‘검사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9일, 이 검사와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관한 탄핵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보고 절차까지 거쳤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취소로 72시간 이내에 본회의 개최가 어려워지자 민주당은 탄핵안을 철회하고 지난달 30일 본회의서 재추진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합의 처리를 전제로 했던 본회의를 당리당략적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로 변질시켰다”며 “쇼핑하듯 탄핵을 시도 때도 없이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육참골단

지난 1일 오전 이 위원장이 자진해서 사퇴함에 따라 해당 탄핵안은 무효가 됐다. 오후 치러진 이 검사에 대한 탄핵안 표결에선 가결 174표, 부결 3표로 탄핵안이 가결됐으며 손 검사 탄핵안 역시 재적 의원 과반으로 가결됐다.


총선을 앞두고 ‘거대 야당의 폭주’ ‘탄핵 남발’이라는 서슬 퍼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와 함께 민주당의 발도 함께 묶인 셈이다.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던 2인3각 경기가 어떻게 막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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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