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지도부 험지 출마해야” 요청에 여야 셈법 복잡

국민의힘은 인요한 VS 지도부
민주당은 친명 VS 비명계 양상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최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서 ‘중진·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으로 인해 안팎으로 어수선한 모양새다.

앞서 지난 6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김기현 대표 및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향해 “어제 저녁에도 ‘빨리 결단하라’고 전화했다. 지도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누군지 다 알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분들이 용기가 부족해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원치 않아 한다”면서도 “그 중에 한두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 따라오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위 의결이 아닌 권고 수준으로 제안한 부분에 대해선 “어던 경우 권고가 결의보다 더 무섭다.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지도부 및 중진들의 거듭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의 권고에 대해 당사자인 김 대표나 중진 의원들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인 위원장이 당내 여러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희생 결단하라는 메시지를 냈다고 하는데 연락을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또 다른 질문 있나?”고 즉답을 피했다.


취재진이 재차 ‘인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나?’ ‘(지도부·중진 불출마 및 험지 출마가)지도부 내에서 논의가 됐나?’고 묻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당 중진들 사이에서도 ‘현실 정치와는 맞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험지에 출마한다고 해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은퇴(불출마)도 좋고 어디든 좋지만 민주당을 도와주는 결과(패배)가 나온다면 그건 해당행위”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건 무책임한 제안일 뿐만 아니라 현실 정치를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의 중진 의원도 “타 지역의 중진을, 연고도 없는 후보를 수도권이나 타 지역구에 출마시킨다는 건 어떻게 보면 특정 지역 유권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해당 발언은 ‘험지 출마에 따른 명분이 부족하다’는 뉘앙스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인 위원장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요청은 혁신위 차원의 공식 안건이 아닌 만큼 최고위원회의 의결 대상이 아니다. 즉 권고사항인 만큼 당장의 요구에 응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난달 23일,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김 대표가 언급했던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던 약속과는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김 대표는 “인 교수가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진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변화를 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에 모두 동참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던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고 (인 위원장을)영입했는데 당 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혁신위는 당 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만든 것인데 제 마음에 안 든다고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한다는 건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안을 수용하고 당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내년 총선이라도 해볼 수 있다”며 김 대표의 용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친명(친 이재명)계와 비명(비 이재명)계가 이재명 대표의 험지 출마론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

신호탄을 쏜 것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으로 지난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서 “(이 대표는)한국 정치서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의 한 명이다. 3선 의원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솔선수범을 보여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3선 중진인 저도 기득권자다. 이재명 대표와 이 대표 측근들이 먼저 선택해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며 험지 출마론에 불을 당겼다.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비명계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탈당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저도 현재는 당을 개선하고 혁신해보자는 취지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이 이 대표에게 경북 안동지역에 출마를 권유한 이유는 해당 지역이 이 대표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당내 친문(친 문재인)계로 인사인 김두관 의원도 16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서 “내년 총선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정당들이 혁신 경쟁을 하고 있다. 선거서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만 당선되겠다고 고집하는 순간 당이 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측면서 험지 출마에 대해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장수가 앞장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국민과 당원들이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와줘야 인요한이나 이준석 등과 혁신 졍쟁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험지로는 경기도 성남, 대구, 안동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험지를)선택하라는 게 아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총선을 봐야 한다. 쉽진 않겠지만 지도부가 그런 각오로 결심해야 어려운 22대 총선을 승리할 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명계 주장에 대해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그래도 3선 중진 아니냐. 좀 격 있게 (말)했으면 좋겠다”며 “재산 1만원 갖고 있는 사람이 재난 1억 갖고 있는 사람과 우리 재산 다 걸고서 ‘단판승부 한 번 해보자’와 같은 얘기 아니냐”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리당원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당 대표고, 총선 전략을 짜고 공천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당무를 맡고 있는 대표에게 ‘나와 같이 공직 출마하자’는 말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대표가 안동 지역구로 가게 되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냥 안동에 가둬두는 것”이라며 “안동 가서 지역구 관리만 하고 있으라는 거냐? 거기서 선거운동 해야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당내 비명계 인사들의 험지 출마 및 혁신 요구 방향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엔 “그건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 총선 국면서 어떻게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는지,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하려는지 그때 보여줄 문제”라고 답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도 “그럼 저도 고향인 경남 의령에 출마해야 하느냐? 이재명 대표의 안동 출마가 총선에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당 대표 험지 출마 요구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남에게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가 희생을 결단하는 게 용기 아니겠나? 스스로 자신들이 희생하면 진정성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비명계의 용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스스로가 정치하면서 순간순간의 결단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해왔으니 당이 요구하면, 또 총선 승리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헌신하고 희생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대표의 험지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여야 지도부의 험지 출마에 대한 유권자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 위원장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서 최대허용오차 ±3.1%p, 응답률은 6.5%) 결과에 따르면, 56.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대는 20.1%, 잘 모름은 23.0%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전 세대서 인 위원장의 인적쇄신과 희생 요구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앞섰으며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은 61.0%로 압도적이었다.

지역별로도 전 지역서 절반 이상이 주요 인사들의 인적쇄신 및 희생을 지지했다. 특히 TK 찬성 응답이 59.0%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며 보수층 58.8%, 국민의힘 지지층서도 57.8%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주목할만한 점은 여권의 핵심 지지층이자 지지 기반인 60대 이상과 TK, 보수층, 국민의힘 지지층의 찬성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평균 찬성 응답(56.9%)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당 혁신의 일환으로 내년 총선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다선(중진)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찬성 54.1%, 반대 26.1%, 잘 모름 19.8%로 각각 집계됐다.

연령별로 전 세대서 지도부와 다선 의원들의 험지 출마에 찬성 응답이 높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대·50대서도 찬성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도 전 지역서 지도부 및 다선 의원들의 험지 출마에 대해 찬성 응답이 높았다. ‘전통적 텃밭’으로 통하는 호남서도 절반 이상이 찬성했으며,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의 찬성 응답 역시 절반에 달했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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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