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담> ‘건희사랑’ 김건희 호위무사 강신업 변호사 직문직답

“윤 주변 갈아엎을 때 됐다”

[일요시사 취재 1팀·정치팀] 오혁진·박희영 기자 =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의힘 관계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다. 대통령실서 총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강 변호사는 지난 3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단박에 컷오프됐다.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으로 알려졌다. 총선 당시 김 여사가 언론에 거론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대통령실서 미리 수를 썼다는 게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사건의 전말을 마주한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 만나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뒤로 물러설지언정 절대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8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V(윤석열 대통령) 얼굴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며 출마 자제를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접하고 어떤 기분이었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출마를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들을 사람은 아니다. 어림도 없다는 걸 강 수석도 알았을 것이다. 그 녹취록을 듣고 다음 날 내 유튜브 계정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대통령을 모시니까 고소는 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하지 말아라”라고. 공개 경고를 한 셈이다.

-서운하진 않았나?

▲서운함은 없다. 내가 워낙 기가 세다. 나한테 직접 전화하지 않고 한 다리 건너 전화 온 것도 그 이유라고 본다.다만 최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보면 아쉽다는 마음은 든다. 야당을 향한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데 달달 외운 걸 읽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여당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근데 김 대표는 그걸 못한다.


-본업이 변호사인데 당 대표 출마 이유가 뭔가?

▲문재인정부의 적폐를 보면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에 들어가 돕게 된 것이다. 문 전 대통령도 할 말은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권교체 적임자가 누구일까 했는데 아무리 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인물이 없었다.

그런 상태서 윤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정치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에 내가 직접 정치판에 들어가서 개혁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전당대회에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기득권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나를 잘랐다.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나?

▲나 같은 사람이 되기를 응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뒤에서는 호박씨를 까면서도 나를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분이 있다. 당 대표 선거 본선에 올라갔다면 방송 등에 나가서 공약이나 정책을 알리고 그 과정서 나의 정치 지향점을 얘기하면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컷오프시키는 바람에 기회가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실이 선거에 개입한 셈이다. 현재 대통령 체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의 목적은 생민이고, 정치의 방법은 소통이다. 임기 초반 윤 대통령이 도어스태핑할 때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국민과 언론을 대상으로 소통을 시도한 것인데 누게 막겠는가. 그랬던 대통령이 어느 사이에 확 바뀌었다.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언론은 물론이고 야당과의 소통이 거의 막혀버렸다.


서로 대화가 안 되니까 대통령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지면 고스란히 대통령의 부담이 된다. 지금으로서는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변화를 줘야 한다.

-어떤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권력이 몽땅 대통령한테 집중되는 건 막아야 한다. 권력구조를 바꾸고 개헌도 필요하다. 기득권도 손봐야 한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정치권에는 기득권이 있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정치해온 사람들의 어떤 자기들만의 스크럼이 있다. 친윤(친 윤석열), 반윤(반 윤석열)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려고 하는 이런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자기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자기들의 정권 연장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에만 연연한다.

윤핵관 끝까지 업고 가면 개혁에 한계
“총선 전후 물갈이 필요” 당당한 요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뭘 의미하는가? ‘대통령 누가 돼도 상관없다. 대통령 탄핵을 당해도 나만 국회의원 하면 된다’는 마인드다. 결국은 다 적폐라고 보는데 이런 세력들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다 보니까 정치 발전이 없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개헌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총선 이후 바로잡지 않으면 평생 못한다. 정치가 후진적인 나라는 결국은 선진국으로 가지 못했다. 정치가 후진적이라 하더라도 경제 성장이든 사회문화 발전이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치가 끝까지 발목을 잡으면 결국은 무너진다.

대통령 중임제, 중대선거구제로 체제를 바꿔 극단적인 당파 파벌을 지양해야 한다. 극단적인 파벌 정치, 후진적인 정치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결국은 성장이 멈추고 퇴보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내가 정치판에 뛰어들고 정치에 인생을 다시 건 이유기도 하다.

-총선에 나온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사람들이 나를 국민의힘 탈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다. 아직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초을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험지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늘 강조하는 ‘정치진퇴론’에 관해 설명해달라.


▲정치에는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대선이 끝났으면 다시 나오지 않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누구를 특정한 게 아니라 양당 모두 그렇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죽는 것보다 국민에게 잊히는 게 더 무서운 사람들이다.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부분을 개혁하고 싶은지?

▲극단적인 정치 환경을 타파해야 한다. 의회는 지금 민주당이 잡고 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배하고 있다. 법안 같은 경우도 한쪽이 강경하게 반대하면 통과하기가 어렵다. 만일 어떤 법안이 민생에 필요한 것이라고 했을 때 이걸 통과시켜주는 대신 다음에는 상대방이 원하는 안건을 들어주는 것, 이게 협치다. 당략적 입장서만 생각하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국민 입장서 시급한 민생 법안부터 통과를 시키면 된다.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중인데 가능할까?

▲이념이 깔리는 법안은 뒤로 미루고 시급한 민생 정책, 누가 생각해도 국민에게 필요한 것부터 통과시키면 된다. 공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려운 것부터 풀다 보면 쉬운 것도 못 푼다.

-법조 쪽에서 필요한 개혁은 무엇이 있는지?


▲지금 주장하는 게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이다. 특히 대법관 변호사 개업 금지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 1년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한두 명밖에 안 나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개업하면 대법원 사건을 장악한다. 큰 사건의 결과를 바꿔버리는 일을 초래한다. 그게 권순일(전 대법관) 같은 경우에 나타났다. 전관예우를 완전히 철폐하기 위해서는 판검사 시험과 변호사 시험을 분리해야 한다. 검찰도 같다. 검찰의 전관예우 같은 것들을 철폐하고 개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서초을 출마” 자신감 넘쳐
‘V 전용’ 쓴소리 담당 자청

-최근 대통령 개각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는 원래 사람을 통해서 하는 거다. 천하의 인재를 두루 모은다고도 한다. 삼고초려가 왜 있겠나? 그래서 사람을 새로 뽑을 때는 많은 추천을 받고 직접 만나봐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그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한테만 추천을 받아서 그렇다. 다양한 파이프 라인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신진 인사를 대거 등용하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

-최근 장·차관으로 개각, 지명된 인물을 보면 MB(이명박 전 대통령)맨 인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옛날에 유사한 일을 했던 사람 하면 대통령 본인이 편하다. 그게 첫 번째 이유라고 본다. 둘째는 좁은 추천 경로로 인한 인사 부족이다. 이명박계 사람이 이명박계를 추천받고, 그 사람이 또 같은 계열 사람을 추천하면서 특정한 무리가 형성된다. 인사를 정하는 원칙과 방법에 있어서 아쉬운 게 많다.

-‘쓴소리’ 담당으로도 유명하다. 지금 용산 내부에서는 이런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나?

▲없다. 명나라 때 영락제라는 황제가 있었다. 그에게는 방효유라는 충신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충언을 하자 가족을 뜻하는 구족에 친구를 포함한 십족을 멸했다. 서슬 퍼런 황제 시절에도 옳은 말을 하는 신하들은 있었다. 근데 지금은 어떤가?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지금 윤 대통령이 올바른 정보를 받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 만약 내가 윤 대통령을 만난다면 시중에 들리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충언하겠다.

-지금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재는 누구라고 보는지?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야당과 비교했을 때 소수당이다. 그러다 보니 총선 전까지 윤 대통령이 당을 꽉 쥐고 갈 수밖에 없다. 총선에 돌입하면 국회를 개혁할 수 있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 또는 신진 정치인을 대거 공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윤 대통령은 당 내부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득권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 공천을 통해 국회를 개혁하고 그다음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현재 자리 잡은 윤핵관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윤핵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끝까지 업고 가면 내칠 수가 없다. 그럼 결국 개혁에 한계가 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으로 유명하다. 팬클럽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윤 대통령을 돕기 위해 시작했는데 김 여사까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과거 김 여사가 유흥주점서 일할 때 사용했던 가명이 ‘쥴리’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나는 김 여사가 무너지면 윤 대통령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 여사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와 김 여사가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는 들었는데 두 사람 사이를 내가 알 수는 없다. 친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설사 김 여사가 김 후보를 추천했다 하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난 정치판 바꿀 수 있다”

-국회 현안에 대해서도 짚어보겠다. 법조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어떻게 보나?

▲페이스북에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적은 걸 봤다. 본인이 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검찰 소환 소식을 듣고 단식에 들어갔기 때문에 감방에 갈 바에는 차라리 굶어 죽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선 떨어지고 감옥까지 가게 생겼는데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리 없다.

마지막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어쨌든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면서 야권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설사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다 쓸어버리겠다.” 이런 메시지도 전달됐다고 본다.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이후 양당이 본격적으로 체제를 갖출 전망인데 이번 총선 어떻게 예상하는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무조건 몰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너무 극단적이다. 사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현재로서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계획에 따라 공천을 주고 정책을 개편할 힘이 있다. 잘 활용한다면 적어도 국민의힘이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신업의 정치 이념에 관해 묻고 싶다.

▲강조해온 것처럼 정치개혁이 1순위다. 사실 개혁이라는 건 사람만 갖고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물러나면 그만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정말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바란다면 제도를 바꾸시라고 충언하고 싶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충언하는 자리에 내가 있으면 한다.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를 움직여야 한다. 그 다음 총선 승리까지 끌어내면 그때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 준비가 끝났다. 그때는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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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