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

“민주당 여당 시절 표절 비호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정감사는 의정 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국회의원들은 약 3주간 조사한 자료들을 토대로 피감기관에 마음껏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국감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치열한 여야 대치로 파행만 거듭되고 있는 탓이다. 그동안 열심히 자료를 조사한 의원들은 ‘말할’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이번 국정감사 기간 동안 숨어있는 현안을 찾아내 재조명하는 ‘릴레이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다.

국정감사는 초선 의원들이 많이 주목받는 시기다. 국민의힘 교육위 소속 김병욱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3명의 자녀를 둔 그는 교육이 안보와 경제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과도한 사교육 문제를 바로잡아 문재인정부 기간 더 커진 교육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교육위를 선택하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원 하나 없이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 건 교육 덕분입니다. 제일 중요한 게 안보·경제·교육 이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경제나 국방보다는 교육 쪽을 맡으면 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입니다. 여당으로서 첫 참여입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윤정부 첫해라서 과도기적인 성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지난 정부 마지막 해 국정감사를 한다고 볼 수도 있고, 새 정부 첫 국정감사를 한다고 볼 수도 있겠죠. 따라서 지난 정부의 사업에 대해서도 감시가 필요합니다. 지난 정부도 감시하고 새 정부의 계획에 대해서도 점검을 하는 국정감사입니다.


-국정감사가 이번에 정쟁 사안으로 치닫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교육위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운영에 있어서 우리나라 주요 정당의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 서로 간 노력과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고자 우리가 선진화법이라는 것을 만들어놨는데 다수당이 독단적인 국회 운영을 하는 나쁜 점도 있습니다.

국정감사를 하면서 통상적으로 여야 간 합의로 증인을 채택합니다. 다수 의석 분포가 바뀌게 되면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서로 좀 절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정부 때 교육 격차 더 벌어졌다”
사교육 문제 해소로 불평등 줄여야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을 물고 늘어집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국회에서 논문 표절로 문제 삼은 사람들이 보통 보면 인사청문회 대상자입니다. 당연히 그 사람의 윤리라든가, 도덕적인 면과 여러 사안을 검증해야 하는 것이고, 박사학위 소지자 등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학위를 받았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김 여사 같은 경우는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겁니다. 대통령 부인이라는 자리가 청문회를 거치는 자리도 아니고 임명직이 아닙니다. 


지난 7일 출석한 김상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표절 시비가 있었지만, 해당 대학에서는 적당히 넘어갔습니다. 당시 민주당도 그분에 대해서 철저하게 비호했습니다. 

-국정감사 기간 어떤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루시는지 궁금합니다

▲역사 교과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데 150년 근대사가 역사 교과서 비중의 75%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대사 부분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중국의 역사 왜곡이라든가, 일본의 역사 왜곡 같은 부분을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이 학생들이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겁니다.

또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을 다 그냥 나쁜 사람으로 치부하는 부분도 잘못됐습니다. 이런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이득이 뭐가 있겠습니까. 

-역사 문제뿐 아니라 초중고생의 자살률이 심각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십니다

▲최근 4년 동안이 자살한 초·중·고생은 630명에 달합니다. 가정 문제나 학업 진로 문제가 큰 원인입니다. 과도한 경쟁체제가 낳은 우리 사회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1차적으로 어린 학생의 자존감, 그리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윤정부 교육정책 핵심은 국가 책임
이제 영어 입시에 활용할 필요 없어

윤정부의 교육정책의 핵심은 국가가 보육과 교육을 다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학교 안에서 사고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학교를 벗어나면 아무도 신경을 안 씁니다. 학교가 학생의 보육과 교육을 더 책임지는 공간으로 발전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공교육을 강조하셨는데 사교육 문제가 심각합니다

▲문정부 5년 동안 교육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학력 격차가 커졌다는 점입니다. 사교육비는 더 늘어났습니다. 상당히 불공평한 문제입니다. 교육이라는 게 자기 노력과 의지에 따라서 성과가 나오고 계층을 이동할 수 있는, 그래서 소위 말하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방법입니다. 교육은 사회적인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부의 대물림을 하는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자녀 부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저출산 문제도 사실 생기는 겁니다. 사교육비 평균은 초등학생 40만원입니다. 해당 수치는 평균일 뿐입니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영어·수학 외 몇 가지 예체능만 해도 60~70만원이 넘습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이제 과거처럼 영어를 입시에 활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는 수능에서 변별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입니다. 영어를 학문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대학에 가서 전공하면 되는 일입니다. 영어를 자격 시험제로 바꿔야 합니다. 


-폐교 문제도 최근 대두되고 있습니다

▲윤정부에서 관심을 쏟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정책 중 가장 중요한 걸 두 개를 꼽으라면 유보 통합과 초등교 전일제 학교 도입입니다. 그래서 방과후 학습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폐교된 학교는 전일제 학교로 운영해 특별한 세컨드 스쿨같은 형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교회나 농어촌 지역이 실제 폐교를 활용하고 있는 사례처럼 다른 곳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또 지역 주민과 상생할 체험형 학습 공간이라든가 캠핑장 같은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즉 폐교된 곳을 공공제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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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