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대선' 급부상 선수교체 시나리오

“후보도 반품이 되나요?”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소비자는 구매한 물품에 몰랐던 하자를 발견한다면, 판매자에게 당당히 반품을 요구할 수 있다. 투표의 경우는 어떨까. 유권자가 뽑아놓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든다면? 유권자가 몰랐던 후보의 하자를 나중에야 알게 됐다면, 후보를 반품할 순 없을까.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거대 양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지 약 두 달이 흘렀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경선을 뚫고 올라온 두 후보이기에, 대중은 그들이 본선에서 ‘꽃길’을 걸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형국은 이때의 예상과는 영 딴판이다. 양 진영에서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소리만 연일 나오고 있다. 그들은 뭐가 그렇게 죄송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까.

가족 리스크
완주 어렵다?

현재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은 ‘가족 리스크’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면, 아들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6일 한 매체는 이 후보의 아들이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는 2019~2020년에 걸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사이트에서 약 1400만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 

이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도박장을 전전하며 포커와 스포츠 토토 등을 즐겼고, 그럴 때마다 ‘후기 글’이라는 형태로 해당 사이트에 증거를 남겨 놓았다. 사이트에 남겨진 그의 글은 200개 이상이다. 


관련 보도가 쏟아진 후, 이 후보는 포토라인에서 고개를 숙이며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아비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 부모가 잘못한 결과라서,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떠한 책임이라도 다 지겠다”며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없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씨는 해당 사이트에 도박 후기 글뿐 아니라 불법 퇴폐업소 후기 글까지 남겼다. 이씨는 사이트에 “너희도 돈 따서 여자 사먹어라” “OO업소는 가지 마라” 등 성매매를 암시하는 다수의 글을 게재했다.

도박 의혹처럼, 성매매 의혹마저 사실로 밝혀지면 이 후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후보의 사정도 매한가지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는 달리 자녀가 없지만,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문제가 여러 가지 불거져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건 허위 경력서 논란이다.

김씨는 총 5개의 대학에 구직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출한 김 씨의 이력서가 윤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김씨의 이력서에 허위 학력, 허위 수상 실적 등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둘 다…역대급 진흙탕 육탄전
속으로 웃는 이낙연·홍준표

김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이라고 적혀 있지만 해당 대회에는 대통령상, 우수상, 특별상 등 모두 세 종류의 상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건희’ 혹은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이라는 이름은 수상자 명단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게임산업협회 임원 이력도 거짓으로 판명 났다. 김씨는 2007년 수원여대 지원서에 2002~2005년 기획팀의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써놨지만, 게임산업협회는 2004년에 설립됐다. 그가 일했다고 주장하는 2002년과 2003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은 협회인 것이다.

또, 2004년 협회 설립 당시 함께한 임원 명단에 그의 이름은 빠져 있다.

허위 이력서에 대한 논란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으나, 국힘 측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 12월까지 차명 계좌 수십 개를 이용해 654억원 상당의 허위 매수 주문을 넣은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김씨가 권 회장과 공모해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3일 권 회장을 기소했고, 김씨에 대한 수사 또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이 후보에게는 아들이, 윤 후보에게는 배우자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장동 사건’과 ‘고발 사주 의혹’ 등 후보 개개인의 문제도 산재해 있다.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이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이 후보의 대장동 수사가 다시금 언론의 주목받는 중이다.

고발 사주에 관련된 손준성과 김웅 등 윤 후보의 측근들은 곧 기소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선후보들에 대한 굵직굵직한 비리 의혹이 연이어 터지는 것을 보고 있는 정계 전문가들은 “이쯤되면 후보를 교체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스멀스멀 주장하고 있다. 

젓가락 
갈 데가…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 총선 등에선 후보를 교체하기도 하고 공천을 취소시키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선이기 때문에 또 이미 후보를 뽑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런 후보는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 없고 그냥 덮고 가는 것”이라 주장했다. 대선후보들의 교체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각 당의 극성 지지층들은 보다 직접적인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친문(친 문재인) 성향의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 18일 부산 서면의 한 거리에서 이 후보 규탄 집회를 주최 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이런 후보를 뽑아야 하느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원하는 대로 풀영상을 틀어드리겠다”며 이 후보가 형수와 통화하다가 했던 욕설 파일을 통째로 틀었다.

녹음 파일이 전부 재생된 후 당 관계자는 “들으면 으면 들을수록 끔찍한 사람이다. 저런 사람이 대권후보라는 걸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후보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 사퇴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는데 특히 지난 21일 이후로 한층 더 심해졌다. 각종 비리 의혹과 말실수 등으로 홍역을 앓았음에도 후보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지 않던 지지자들이 결국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상임위원장직 사퇴에는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났다.

이날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힘 선대위에서 맡고 있는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있었던 조수진 최고의원과의 갈등이 그 이유였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 따르면 전날(20일) 선대위 간부급 회의에서 조 최고의원은 “이 대표의 말을 내가 왜 들어야 하느냐”고 발언했고, 이를 듣고 격분한 이 대표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치는 등 강경하게 반발했다. 회의장에는 고성이 오갔고, 이후 두 사람은 SNS 등을 통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재감 없는 리더’에 지친 이 대표는 결국 선대위를 박차고 나왔고, 지지자들은 비난의 화살을 윤 후보에게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 게시판에는 지난 22일 오전에만 수백 건의 윤 후보 성토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후보 교체에 대한 의견이었다. “아내와 장모 문제에 더해 이제는 리더십에도 문제가 생겼냐”는 의견부터 “대선이 80여일 남았다. 후보 교체도 늦지 않았다” “후보 교체가 곧 정권교체다. 하루빨리 사퇴하라”는 의견까지 국힘 지지자들은 후보 교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지자들의 주장처럼 최종 경선을 통과한 대선후보들을 교체하는 것이 당헌 당규상 가능한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당 모두 ‘가능’은 하다.


합법적인 
박탈 조건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 12장 ‘공직선거’법 104조(재추천) 1항에는 “공직선거 후보자로 확정된 자의 입후보 등록이 불가능하거나, 당규로 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때에는 당규로 정한 절차에 따라 추천을 무효로 하고 재추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1항에서 말한 ‘당규로 정한 사유’는 민주당 당규 제 30조에 명시된 아홉 가지 경우다. 그중 이 후보에게 적용될만한 사유는 8항 ‘파렴치한 범죄전력자 등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와 9항 ‘공직후보자로 추천되기에 명백히 부적합한 사유가 있는 때’다.

만일, 아들 성매매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대장동 의혹 중 치명적인 사실이 수사 결과로 입증된다면, 당 지도부는 두 가지 항목을 적용해 이 후보를 최종 대선후보에서 박탈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 당헌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5장 74조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당내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 의결로 후보의 운명을 판가름할 수 있다. 

당규 3절 제20조에 명시된 징계 사유는 총 네 가지인데, 윤 후보에게 적용될만한 것은 1항과 2항이다. 1항에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라 쓰여 있고, 2항에는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라 적혀 있다.

즉,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이나 배우자 김씨의 ‘주가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민의힘은 그의 위법행위가 ‘유해한 행위’로 판단할 소지가 있고, 윤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을 합법적으로 박탈시킬 수 있다. 

두 후보들의 연이은 사건·사고 소식에 빙그레 웃고 있는 두 인물들이 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다.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 두 후보에 밀려 2위를 기록한 인물들이다. 만일 두 후보에 대한 교체가 확정된다면, 두 후보가 출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제 20대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 등록은 내년 2월13일, 14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대통령선거에 나가려면 적어도 14일 오후 6시까지는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그전까지 공정한 경선을 다시 진행해 후보를 선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족이 발목’ 까도 까도 깜이 아닌데…
여차하면 출격? 당헌·당규 교체 가능

각 당은 당 지도부가 후보를 선정할 여지가 있는 조항들이 있어, 지난 경선에서 차위를 기록했던 두 인물을 지도부 재량으로 후보로 위촉할 것이다.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은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했던 인물들이다. 다선 국회의원이기도 하고 각각 지역의 도지사를 역임했던 이력도 있다. 선거 때마다 철저히 검증받았던 후보들이기에 가족 스캔들이나 새로운 비리가 나올 확률은 두 후보보다 현저히 적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청년들과 소통을 위해 만든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대선후보 교체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그의 지지자가 후보 교체를 요구하자 홍 의원은 “대만 대선에서는 후보 교체를 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쎄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홍 의원은 경선이 끝난 후 연설에서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정해지지 않고서는 함부로 대선후보 교체에 대해 의견을 타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경선을 불복한 이력이 있다. 경선 직후 그의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도부에게 재투표할 것을 요구했으나, 당의 완강한 거부에 밀려 결국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선대위 출범식 후, 약 두 달간 이 후보의 선대위와 거리를 두어오던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이 후보를 만났다.

10월 회동 때와는 달리 지난 23일 회동에서는 ‘국가비전 통한위원회’라는 성과물을 내놨다. 민주당 측 인사는 회동 후 백브리핑에서 이재명 ‘원톱’이 아닌 명낙 ‘투톱’으로 갈 것이라 선언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도와주겠다는 구체적인 플랜은 아직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명분상의 ‘투톱’이 될지, 명낙 콤비의 시너지를 보여줄지는 이 전 대표의 의중에 달려 있다. 후보 교체설이 힘을 받으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표정 관리

이러나 저러나 유권자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온다. 지금 주어진 선택지 중 가장 나은 줄 알고 뽑아놓은 후보들이 계속해서 실망만 주고 있고, 선택을 하지 않은 인물들의 등판설이 뜬금없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만일 후보 교체가 현실화돼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이 대선후보로 실제로 나온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 또한 씁쓸한 대선이 될 것이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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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