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산 드림프로젝트 ‘미추홀갤러리산 - 치유와 회복전’ 진행 중…시민들 문화 향유

코로나블루 치유 및 회복 동참한 아티스트 8인+미추홀구 작가들 작품 전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위드 코로나 시대 속 인천시 미추홀구 수봉산에서 자연과 디지털 아트가 협업하는 색다른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가 주최하고 ㈜ 문화깡패가 주관, 인천시가 후원하는 ‘미추홀갤러리산(Michuhol Gallery Special Art  Nature) - 치유와 회복전(展)’이다.

지난달 1일에 시작된 이번 행사는 오는 10일까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수봉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미 지난 한 달여 동안 많은 시민이 이 공간을 찾아 마음을 치유하고 문화 향유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

‘미추홀갤러리산’은 시민들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원에서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공공 미술 프로젝트다. 수봉산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조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수봉산의 자연과 여러 의미를 담은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뤄 거대한 공공 문화 공간이 탄생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잃어버렸던 일상을 회복하고, 작품을 통해 시민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더불어 미추홀구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복원하고 예술의 자치를 실현하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추홀갤러리산’은 수봉공원 내 인공폭포 지역, 정상부 현충탑 지역, 산책로 등 크게 세 지역에서 진행된다. 각각의 공간에서 디지털 전시, 디지털 공연, 아트랩 전시가 펼쳐진다.


먼저 인공폭포 앞 디지털 전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인 이강화, 이혜림, 최소리, 피터문, 배달래, 정영한, 홍일화, 김선혁 작가의 디지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자연과의 공생’ ‘인간 본성 회복’ ‘관계 회복’ 등을 주제로 디지털 전시를 펼친다.

전시장 인근에는 핑크뮬리 조경 공간을 조성해 분위기를 살렸다.

이 장소에서는 마나소누스 앙상블의 디지털 공연도 진행되고 있다. 현악 5중주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각기 다른 스크린에서 연주하고, 이 소리가 하나의 멜로디를 만든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도심 속 가을과 겨울의 정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서는 ‘십장생(十長生)’을 주제로 한 디지털 아트도 펼쳐진다. 미추홀이라는 지명은 백제시대 이 지역의 지명으로 그만큼 이 지역의 뿌리가 깊다. 그 깊은 역사를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하는 십장생에 담아 현대적인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디지털 전시의 중심에는 자전하듯 돌고 있는 대형 지구본이 자리 잡고 있다. 지구본은 기후 위기의 위협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다.

이 장소에는 디지털 전시뿐 아니라 컨테이너 아트랩을 활용한 미술작품 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고정남, 민후남, 박준석, 고윤정, 김지영, 한정은 작가 등 미추홀구 지역 작가들이 참여했다. 컨테이너 아트랩의 내부는 미술 전시장과 동일하다.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전시를 통해 문화 예술의 접근성을 높였다.

정상부 현충탑 지역에서는 ‘미추홀, 빛으로 이루어지는 사진예술’을 주제로 사진작가 이강빈, 함윤수, 이나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놀이공원이었던 수봉공원의 과거 사진을 비롯해 미추홀의 옛 사진들이 아트 컨테이너 내부를 채웠다. 


수봉공원 입구 산책로에는 팬데믹 종식 염원을 담은 기린(麒麟) 설치미술 전시와 어린이들의 작품을 활용한 컨테이너 아트랩 전시가 진행 중이다. 기린 암컷은 새끼가 죽으면 7일까지 물과 먹이를 먹지 않고 비통해하는 동물이다.

이처럼 복잡한 사회적 동물이자 장수와 다산의 상징인 기린을 설치미술 작품으로 만들어 통해 팬데믹 종식에 대한 염원을 담고, 이곳을 찾는 지역민들에게 예술작품이 주는 치유와 위안을 전한다. 기린 옆에는 컨테이너 아트랩을 설치해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미술 갤러리가 많지 않은 미추홀구에 전시가 진행되자 코로나19 상황임에도 큰 반향을 얻고 있다. 문화깡패의 통계에 따르면 인근 지역에 이번 행사가 꽤 알려진 11월 3주차에는 5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수봉공원을 찾아 전시를 관람했다.

이는 전시가 없는 평소에 비해 훨씬 많은 수치다. 날씨가 쌀쌀해진 11월 4주 차에도 4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미추홀갤러리산’을 관람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 방역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로운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수봉공원은 33만㎡가 넘는 광활한 넓이의 공원이다. 이 공원에 전시장이 흩어져 있다 보니 아무리 많은 시민이 찾아도 관람객의 밀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야외에 있어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성도 전혀 없다.  

인천시 미추홀구와 이번 행사를 공동기획한 문화깡패의 최지유 아트디렉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문화예술이 ‘심리적 방역’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인간 삶의 곳곳에 디지털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전시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야외 미술 전시라는 ‘특별한 경험’의 즐거움을 가슴에 담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화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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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