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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05일 15시02분

북한/국제


‘비핵화 담판’ 문재인 1월 승부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2.28 10:20:27
  • 호수 1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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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불씨 살릴 마지막 기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 비핵화는 과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 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입장을 낼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담판의 분위기가 띄워졌다. 
 

▲ 문재인 대통령 ⓒ고성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했다. 노규덕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목표로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의 핵심 보직이다. 노 신임 본부장은 ‘북미통’ 인사로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을 거친 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부터 1년여간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지냈다.

북핵 협상
핵심 보직

노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김준구 전 주호놀룰루 총영사를 낙점했다. 김 신임 비서관 역시 ‘북미통’이다. 외무고시 26회로 지난 1992년 공직에 입관했다. 외교부에서 그는 북미2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국 심의관 등을 지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과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사이의 공조를 염두에 둔 인사라고 해석한다. 노 본부장과 김 비서관 모두 주변 4대 열강과의 다자외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대북 정책을 공조하는 일을 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출범한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 남북의 카운터파트(대응 관계에 있는 사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교체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18년 한반도에는 훈풍이 불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알렸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남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친서를 전달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했던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었다.

‘미국통’ 북핵 협상대표팀 전면 대비
비건 곧 임기 종료, 카운터파트는?

그해 4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의 평화의집에서 만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 땅을 밟아보라며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잠시 월경(국경 등의 경계선을 넘는 일)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손을 맞잡은 채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어왔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조우한 일은 당시가 처음이었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일 역시 최초였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오고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는 것”이라며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문 대통령은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통 크게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러서 모든 분들에게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합의문을 공동발표했다. 합의문에는 ‘2018년 내 종전 선언’ ‘완전한 비핵화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파격적인 내용이 실렸다.

또 남북 정상은 합의된 내용들을 실천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과도기에
전격 교체

지난 2018년 한반도 정세는 숨가쁘게 흘러갔다. 그해 6월 싱가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취재진에게 “우리(북미)는 굉장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9·18 남북평양정상회담은 백미였다.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합의서에는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보건의료 협력 즉시 추진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협력 ▲연내 동서철도·도로협력 착공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핵심 내용으로 포함됐다. 

남북 정상이 핵시설 폐기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력에 합의했다는 점이 대서특필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맞잡는 모습은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기대하게 했다.

분위기는 2019년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 특히 북미 정상 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 언론은 물론 외신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 조 바이든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은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은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킬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년 동안 급물살을 탔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암초에 걸린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

한반도 정세는 급랭했다. 한미 간 논의는 이루어졌지만, 북미 간 대화는 재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분야 원로·특보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이 너무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문재인정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인 이도훈 전 본부장 임기 동안 이뤄진 일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건 대표와 탄탄한 소통 채널을 구축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되는 악재를 맞았다.
 

▲ 노규덕 한반도교섭본부장

결국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 맞춰 노 본부장을 새로운 북핵 협상대표로 임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 본부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북 정책 조율 및 소통 채널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되도록 바이든의 외교·안보 라인과 접촉, 빠른 시일 내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북한은 아직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그 이유로 내년 1월로 예정된 당 대회 준비를 꼽는다.

북한 노동당 대회 임박
김여정 지위·실권 격상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예정돼있다. 김 위원장은 바이든 당선 이후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내부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외 메시지는 1월 당 대회 이후 발표될 공산이 크다. 

한미의 경우처럼 북한 역시 새로운 대미 협상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인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는 공화당인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새로운 대미협상팀을 구성하는 시기 역시 내년 1월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상정해왔다. 대미 협상의 핵심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의 인사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북한은 올해 대남라인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던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바 있다. 대미협상팀 구성을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이유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올해 초부터 대남·대미 등 대외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하자 김 부부장은 ‘강경화의 망언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통일전선부, 외무성 등이 아닌 김 부부장이 직접 대응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당 대회를 통해 김 부부장의 지위와 실권이 격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외교가 안팎에서 들려온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대미협상팀 구성 이전에 비핵화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노 본부장은 지난 22일 비건 대표와 전화로 상견례를 겸한 첫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노 본부장은 비건 대표로부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고, 우리 정부와 대북 정책 조율 및 협력을 위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북미 대표
교체 앞둬

또 비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생한 과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미 간 소통·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축적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양국 간에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제사회 논란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왜?

유엔과 미국 의회, 행정부에 이어 영국 의회, 일본 언론까지 우리 국회에서 통과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크리스 스미스 미국 하원 의원이 해당 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미국 의회는 내년 1월 관련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며 국민의힘 등 우리 측 야당 및 탈북단체 등과의 공동 작업을 요청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해당 법안의 취지와 배치되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등 사태는 확대되는 추세다.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여당은 전방위적인 해명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의원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문을 보내 “군사분계선의 풍선 날리기는 사실상 북한 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군사적 심리전”이라며 “법률적으로 전시 상황인 한반도에서 심리전 수행을 방치하며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설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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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전부터 있던 신경전이 최근 들어 더 심해진 모양새다. 심지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마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 설립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부터 시작된 진보진영의 숙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수처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에 발맞춰 입법화를 시도했다. 1호 공약 진보 숙원 공수처 설립 과정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태웠고 이 과정에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의 출범이 가시화됐다. 이듬해 7월 출범이 예상됐던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문제로 또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법정시한 내 출범을 연일 촉구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기존 공수처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준비한 것. 지난해 12월10일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 출범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같은 달 28일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등 2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제청했고, 문 대통령은 김 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김 연구관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1월21일 공수처가 출범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기소권을 갖는 수사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전부터 검찰 권력 약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문정부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기소권을 나누는 방식으로 힘을 빼려 했다. 공수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문정부 검찰개혁의 양대산맥이었다. 공수처는 태생부터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검찰과 공수처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학의 사건으로 맞붙었다 법원 판단에 검찰 판정승 공수처와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기소권을 두고 처음 맞붙었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한해 기소권을 갖고 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이들이 관련된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을 때 기소권이 어디에 있느냐는 점이다. 검찰과 공수처는 이첩과 재이첩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사건과 이규원 검사 사건 등이 검찰에서 공수처로 이첩됐다. 하지만 수사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공수처는 이 사건들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수사만 하고 기소 시점에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유보부 이첩이다. 하지만 검찰은 공수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본부장 등 일부 피의자를 기소했다. 공수처법에 ‘사건’을 이첩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공소권을 유보한 채 수사권만 이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공수처와 검찰은 사건 이첩 기준을 두고 협의에 나섰지만 두 기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렸다. 공수처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 방침을 사건사무규칙에 포함했다. 사건사무규칙 제25조 제2항에 유보부 이첩 방침을 명문화한 것이다. 또 사법경찰관이 공수처 검사에게도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대한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제25조 제3항)도 넣었다. 검찰은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 발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건만 이리저리 대검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또 영장 신청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보부 이첩 문제는 법원이 사실상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수처가 판정패한 모양새다. 지난 6월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김선일 부장판사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이라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본안에 대한 심리를 이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정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잠정적으로 검찰의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을 전제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검사 측은 검찰이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기소한 것이 기소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 대해 각하 판단을 내리고 기본권 침해 여부는 해당 사건을 맡은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고 공을 넘겼다. 그런 와중에 법원의 판단으로 검찰이 판정승을 거둔 것. 또 공수처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현직 검사 사건을 ‘재재이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갈등의 불씨가 살아났다. 공수처가 검찰에 재재이첩을 요청한 사건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당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 같은 부서 수사지휘과장이었던 김모 차장검사 등 현직 검사 3명이 연루된 건이다. 같은 사건 다른 기관 공수처는 역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 등 사건이 검찰에서 이첩돼있는데, 문 지검장 등의 사건이 이 사건과 중복되기 때문에 ‘중복사건 이첩’ 규정에 따라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검찰 수사팀은 공수처가 해당 사건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수리’ 단계이기 때문에 중복 수사에 따른 이첩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검찰이 거부하자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 사건을 두고 공수처와 검찰이 중복 수사를 진행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공수처와 검찰은 이첩 서류 전달 문제로도 신경전을 벌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검에 사건을 이첩할 때 줄곧 직원들이 직접 서류를 실어 나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할 때 대부분 우편으로 부쳤다고 한다. 공수처 역시 경찰에 사건 서류를 전달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우편을 사용해왔다. 공수처는 대검에 우편으로 보내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입장이다. 대검에서 공수처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검은 비용 문제, 기록 분실의 우려 등이 있어 인편으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편접수를 거절한 적은 있지만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전달 방식 수정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이 또 다른 검·공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부당 의혹 사건을 1호 사건으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2019년 7~9월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 검토·추진을 관련 부서에 지시(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했다며 그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산하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한 데 이어 공수처의 요청으로 이첩했다. 기소 못할 교육감 수사 최종 처분 검찰에 달려 1월 출범한 이후 공수처의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1호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직접 수사 사건에 공을 들였던 터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 의혹을 선택한 데 여러 뒷말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여권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첫 수사 사건으로 삼은 것에 대해, 야권에서는 조 교육감이 공수처의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이 나왔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소환조사했다. 입건 3개월 만에 조 교육감 본인을 수사하면서 1호 사건의 처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갈등이 제기될만한 부분은 조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을 직접 재판에 넘길 수 없는 만큼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검찰이 공수처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교육감을 수사할 수는 있지만 공소 제기 및 유지는 불가능하다.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제외한 고위공직자는 공수처가 수사를 한 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해야 한다. 최종 처분 권한은 검찰에 있는 셈이다. 공수처도 사실상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송치하는데 검찰이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공수처의 수사 과정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여기에 검찰이 조 교육감의 혐의 유무 판단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사건을 송부한 뒤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조사 당일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을 배경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이번 특채 문제를 균형 있게 판단해주길 소망한다”며 “많은 공공기관에서 특별채용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법적 형평성을 고려해 거시적‧종합적으로 판단해주길 소망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의 법률대리인 이재화 변호사는 “오늘 조사 결과를 갖고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려 한다”며 “공수처가 검찰 특수부와 다를 것으로 본다. 수사를 개시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소를 전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검찰의 대립이 ‘입법 미비’에서 비롯된 만큼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공수처와 검찰이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갈리는 만큼 결국 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두 기관은 끊임없이 대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결론은 이번 달 말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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