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밀리는 BH 딜레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7.13 10:45:35
  • 호수 12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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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키려다 큰집 떠나게 생겼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힘의 추가 기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청와대의 태도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부동산 정책을 당 차원에서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균형을 이루던 힘의 추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

“이런 식으로 하면 각 상임위서 당정협의를 받아주지 말라.” <이해찬 대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청주 집 처분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낙연 의원, 7일 당대표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의 문답 중> 

“국민 눈높이서 보면 여러 비판 받을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년 원내대표, 5일 SBS 인터뷰 중>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보인다. 지역구 주민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김남국 의원, 7일 MBC라디오 인터뷰 중>

똘똘한 한 채
비판 쏟아져


최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뭇매를 맡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서도 쓴소리가 여과 없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 등을 결정하고, 기자들에게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뒤 당정협의에 나선 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 실장은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강남의 반포아파트와 고향인 청주아파트가 그것이다. 청와대는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참모들에게 한 채를 제외하고 모두 팔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노 실장이 반포아파트와 청주아파트 중 반포아파트를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급매물로 내놨다고 전했다. 그러나 약 40여분 뒤 청와대는 노 실장이 반포가 아닌 청주아파트를 팔기로 해 전날 매물로 내놨다고 정정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똘똘한 한 채’ 논란을 불러왔다. 3선을 한 지역구의 청주아파트는 매물로 내놓고, 강남의 반포아파트는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내 서울(반포) 소재 아파트도 처분하겠다’며 ‘서울 소재 아파트에는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는 점, 청주 소재 아파트는 주중대사,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년간 비워져 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노영민 비서실장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포 소재 아파트

이어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강남 불패’ 신화만 재확인시킨 꼴이 됐다는 비판이다. 반포아파트는 13평 남짓한 방 2칸짜리 낡은 아파트다. 집값 상승 이외에는 반포아파트를 지킬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김남국 의원 입에서 노 실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내부서도 노영민 비판
김현미와 동반 사퇴론에 ‘흔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안정세를 찾았다. 지난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7월2주차(6∼8일) 주중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0.0%가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50.0%가 무너지며 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3주차 조사(47.9%) 이후 15주 만이었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불거진 청와대 참모진 다주택 보유 논란이 하락세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실장의 ‘똘똘한 한 채’ 논란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노 실장은 사퇴론에 휩싸여 있다. 아직은 수면 아래에 있지만, 상황 악화 여부에 따라 외부로 분출될 수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이다. 여당 내부서도 노 실장 스스로 사의를 표해 문 대통령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노 실장의 ‘똘똘한 한 채’ 논란은 당청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의 행동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3일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서 그는 “청와대와 정부가 이미 결정된 내용을 갖고 보도자료 내기 몇 시간 전에 당에 당정협의 계획을 통보해오는 것은 당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불만을 드러냈다. 
 

▲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병희 기자

앞서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 등을 비롯해 주요 정책을 이미 결정, 기자들에게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후에야 당정협의 형식을 빌려 마치 민주당과 논의해 결정한 것처럼 보이게 발표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 당시 이와 관련해 “이런 식으로 하면 각 상임위서 당정협의를 받아주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를 향한 강한 경고성 발언이다. 

싸늘한 여론
어떡하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를 찾은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의 발언을 빌려 “정부가 미리 보도자료 배포를 언론에 한 다음에 당정협의를 요청하는 것은 사실상 당정협의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 보도자료를 뿌려놓고 당과 논의하는 형식적인 당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을 통해 176석의 거대 여당이 됐음에도 민주당이 의사결정 과정서 배제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또 노 실장의 ‘똘똘한 한 채’ 논란으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직접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이 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불만을 표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3일 열렸다.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노 실장이 청주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는 청와대의 발표가 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노 실장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점상 노 실장 문제로 참고 있던 이 대표의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우회적으로 이 대표에게 사과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일보>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당의 입장은 생각을 통보하듯 (당정협의를) 운영하지 말고, 충분히 대화하고 협의하자는 것 아니냐”며 “대화하는 상황서 한쪽이 대화가 부족하다고 하니, 우리는 앞으로 충분히 대화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정부는 이 대표의 분노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국회를 찾아 이 대표에게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보고했다. 

정부는 이번 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한다. 이에 앞서 현재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에게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구한 것이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 부총리는 이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 앞에서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관계 부처 간 협의는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보완을 위해 이 대표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다만 참석자들 모두 그 자리서 부동산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홍 부총리는 “잘 안 믿겠지만, 정말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오늘 부동산 정책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을 당 차원에서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서 “당 주도의 부동산 대책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아파트 투기 근절, 서민들이 손쉽게 내 집을 마련하는 사회적 기반이 정착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대노
청 흔들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서 “각종 공제 축소 등 종부세(종합부동산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국회 논의 과정서 확실하게 검토하겠다”며 당이 부동산 정책 추진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정책위원회서 부동산 정책을 주도할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관료적 마인드로는 창의적 발상이 나올 수 없으니, 당 차원서 해법을 찾아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문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 앞에서 “국토교통부나 정부서 나올 안들은 이제 다 나온 것 아니냐. 이제 당에서 끌고 가야 한다”며 “원내대표와 정책위가 중심이 돼 부동산 대책을 보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까지 수면 위로 올랐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서 김 장관 경질론과 관련해 “인사는 대통령의 일이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직전 총리로서 적절하지 않지만, 정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 대화 나누는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사진 오른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홍익표 의원 역시 김 장관 교체론에 대해 “여당 의원으로서 참 난감하긴 한데, 정책 변화나 국면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할 타이밍이 아니냐”라고 우회적으로 교체론을 언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의 균형은 점차 민주당 쪽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오는 8월로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둘 중 당권을 잡는 사람이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설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 5월10일을 기점으로 집권 4년 차에 돌입했다. 청와대 권력누수가 생길 수 있는 시점이다. 

부동산발 청 개편론
이낙연 “성공 못해”

당권주자들은 부동산 정책을 언급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지난 9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땜질식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의원과 당권 경쟁 중인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같은 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의도 민주당 당사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주도한 6·17 부동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노 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의 주택 보유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서 내놓은 공약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장서 “문재인정부는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투기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보유세 비율은 0.87%로 OECD 평균 1.06%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딜레마에 빠졌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권력누수를 최소한으로 막아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민주당 일각에서는 ‘부동산발 청와대 개편론’이 제기됐다. 노 실장이 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 청와대

그러나 부동산발 청와대 개편론은 청와대 입장서 위험 부담이 크다. 만약 노 실장이 사퇴한다면, 비서실장 자리와 반포아파트 중 반포아파트를 선택했다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6·17 부동산 대책이 희화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상가 매입 사건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주도한 6·17 부동산 대책이 불신은 물론이고 희화화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흑석 김의겸’ ‘방배 조국’ ’과천 김수현’ ‘반포 갭영민’ 등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을 희화화하는 별칭이 공유되고 있다. 갭영민은 노 실장이 결국 ‘강남 갭투자’를 위해 반포아파트를 보유한 것 아니냐는 데서 유래됐다. 

시간은
민주당 편

노 실장은 지난 2일 청와대 참모 중 다주택 보유자에게 두 번째 매각 권고를 내렸다. 한 달 내로 매각하라는 권고다. 만약 권고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 보유자 중 퇴직을 선택하는 참모가 나온다면 야권의 조롱을 받을 공산이 크다. 한 달 내 매각하지 않고 버티는 참모가 나와도 마찬가지다. 이래저래 청와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영민이 쏘아올린 ‘다주택 강제처분법’은?

청와대 참모·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다주택 강제처분법’을 발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심 대표는 지난 7일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나 집권여당의 정책추진 의사보다 ‘똘똘한 한 채’를 챙기겠다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처신을 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고위 인사들이 거주 이외의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강제처분토록 하는 법안을 여야에 제안했다.

청와대 참모와 국회의원, 장차관은 물론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이 대상이다.

심 대표는 이 같은 제안을 발표하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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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