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갤러리가 다음달 11일까지 박경률 작가의 개인전 ‘왼쪽회화전’을 개최한다. 박경률은 자신의 회화를 가리켜 ‘조각적 회화’라고 표현한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환영을 담아내는 전형적인 회화로부터 벗어나 ‘그리기’라는 행위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두산갤러리는 매년 12월 공모를 통해 개인전을 2회 이상 진행한 만 40세 이하 한국 작가 2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선정된 작가들은 독립된 작업실과 아파트를 6개월간 제공받는다. 또 두산갤러리 서울, 뉴욕서의 개인전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같지만
박경률 작가는 2020년 하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 작가로 선정됐다. 오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입주한다. 개인전 ‘왼쪽회화전’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박경률은 스스로 자신의 회화를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환영을 담아내는 전형적인 회화로부터 벗어나 ‘그리기’라는 행위에 주목하는 ‘조각적 회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질감의 붓질이 일어나는 캔버스와 이를 수행하는 작가의 움직임까지 회화적 요소로 끌어들인다.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 작가
12월까지 6개월간 지원받아
그는 화면 안에 갇혀 있던 여러 요소들을 외부로 펼쳐놓고 전시장 바닥, 계단, 벽면, 천장 등 공간적 요소나 빛과 시간 같은 비물질적 요소들 또한 회화의 조건으로 포섭하는 실험을 해왔다.
이번 전시서 작가는 조각적 회화의 특징인 운동성과 시간성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물었다. 그리기라는 신체적 행위는 어떤 의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빈 캔버스 앞에서 붓질을 하는 작가의 신체적 행위는 처음 의도와 다르게 우연한 형상을 만들거나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예상 밖의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의 조각적 회화는 물감과 붓이라는 회화적 재료를 통해 신체 움직임이 우연히 만들어낸 기록이면서, 또 어떤 서사구조의 부분이 아니라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은 형상적 이미지라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 형상적 이미지를 만나 그들 앞에 놓인 현상이 만들어진 시간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안에 담긴 신체의 움직임과 시간성을 유추할 수 있다.
10여점의 회화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벽에 그림이 걸려 있는 일반적인 회화 전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회화의 사각 프레임 안으로 복귀했다. 박경률은 회화 안에서 재료적 물성과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더욱 집중해 서사적 회화가 아닌 물질적 회화를 새롭게 탐구하며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회화의 관습적 규정
불가능한 것들 시도
박경률은 “왼쪽회화전은 방향성을 가진 전시 제목과 같이 전형적인 회화전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회화를 작동시키는 해석과 관련된 관습적 적용과 창작술을 허물어 버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리적 용어인 왼쪽을 시간적 개념인 ‘Counterclockwise’(반시계 방향)에 대입해 본인 회화의 특징인 운동성과 시간성을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이번 전시서의 회화 실험 방향을 암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러티브 회화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확장하기 위한 이 회화 실험에 ‘회화전’이라는 관용어를 붙여 10여점의 회화로 구성된 보통의 회화 전시 형태를 갖췄다. 관습적인 회화적 규정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서사 편향적인 내레이션 회화서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시도하는 전시를 준비한 것이다.
벗어난 회화
박경률은 전시 소개글을 통해 “회화의 방법론서 출발해 확장적 개념으로 사용된 조각적 회화를 전통적 미디어인 회화에 재적용해 실험하면서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묻고자 했다”고 밝혔다.
<jsjang@ilyosisa.co.kr>
[박경률은?]
2020 하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 작가
▲학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
첼시예술대학교 순수예술과 석사
▲개인전
백아트 서울(2019)
Lungley Gallery(2018)
Madame Lillie Gallery(2017)
SIDE ROOM Gallery(2017)
▲그룹전
경기도미술관(2020)
Mine Project(2019)
송은아트스페이스(2018)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7)
두산갤러리 서울(2015)
커먼센터(2014)
스페이스 윌링앤달링(2012)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