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창고가 술집으로?…스타시티몰 특혜 의혹

광진구청-광진소방서 ‘이상한 허가’

[일요시사 취재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몰에 입점해 있는 한 술집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용도변경과 소방완비증명 등에 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광진구청과 광진소방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요시사>가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 스타시티 옥토버훼스트

서울 광진구의 건대입구역은 대학가 최고 상권으로 손꼽힌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지나가고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가 지척에 있어 젊은 층으로 붐비기 때문이다. 서울 서부권 대학가 상권의 최강자로 신촌을 꼽는다면, 동부권에서는 건대입구역이 단연 상위권이다.

건대입구역
유동인구↑

건대입구역의 전신은 지하철 2호선 화양역이다. 건국대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1985년 지금의 역명으로 바뀌었다. 19967호선이 건대입구역을 지나자 상권은 더욱 확장됐다. 상권의 발달과 함께 유동인구 역시 늘어났다.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통해 건대입구역 기준으로 반경 600m 내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건대입구역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4만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건대입구역은 2호선, 7호선 더블 역세권이고 대학교, 대학병원, 백화점 등 수요를 유입시키는 시설이 풍부해 좋은 상권의 요소를 갖췄다대학가 상권인데도 직장인도 많이 오고 중고등학생도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더샵 스타시티’(이하 스타시티)는 건대입구역 상권의 핵심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스타시티는 건대입구역 4번 출구서 가깝다. 20071월 준공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58층에 이르는 높이 덕분에 강북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스타시티는 건국대 체육시설 부지에 세워졌다. 건국대 법인은 학교 소유의 교육 부지를 상업용 부지로 전환해 스타시티를 짓고 임대수익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스타시티를 학교법인서 진행한 수익사업 중 성공적인 사례로 든다. 스타시티 내에는 롯데백화점과 이마트를 포함한 스타시티몰이 있다. 스타시티몰에는 영화관, 식당, 술집 등이 다양한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스타존과 시티존, 영존 등으로 구성된 종합쇼핑몰이다.

최근 스타시티몰 시티존에 위치한 옥토버훼스트건대 스타시티점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옥토버훼스트는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건대 스타시티점은 20149월 개장해 최근까지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 용도변경‧소방완비증명 문제삼아
구청과 소방서는 “전혀 문제없다” 해명

옥토버훼스트는 스타시티몰 시티존 지하1층 썬큰(Sunken) 매장에 있다. 썬큰은 움푹 들어간, 가라앉은의 뜻으로 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내고 조성한 곳을 말한다. 7호선 건대입구역 4번 출구서 이마트 방향으로 가다가 계단을 통해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바로 보인다.

논란의 골자는 옥토버훼스트가 입점해 있는 매장이 건축물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다. 건축허가나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은 임차인에 따라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바꾸거나 단독주택을 고시원으로 바꾸는 등의 경우다.
 

▲ 광진소방서

이때 임차인은 건축물 용도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축물의 현재 용도가 속하는 시설군보다 상위군에 해당하는 용도로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시장, 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신고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집회시설군에 속하는 예식장서 근린생활시설군인 슈퍼마켓으로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려면 구청장 등에 신고를, 슈퍼마켓서 예식장으로 업종을 변경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건축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A씨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들어선 자리는 도면에 창고 및 기계실이라고 표기돼있다. 일반음식점 용도로 사용하려면 용도변경이나 표시변경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표시 변경은 허가와 신고를 제외한 건축물 용도변경의 일종이다. 같은 용도군의 용도변경으로, 건축물 관리대장상 변경신고로 보면 된다. 쉽게 말해 건축물 대장에 나와 있는 용도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구청 등을 통한 변경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옥토버훼스트의 경우는 광진구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학교법인
수익사업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려면 구청에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신고가 필요하다. 일반음식점은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곳으로, 식사와 함께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장을 말한다.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다.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려면 식품접객업 영업신고서,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 완성검사필증, 소방완비증명서, 위생교육필증, 건강진단결과서 등의 구비서류를 들고 구청 위생과를 찾아가면 된다. 이 과정서 구청 위생과가 건축물의 용도변경이나 표시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건축과서 이를 처리하는 식이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옥토버훼스트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 대상이다. 식품접객업소 허가와 신고를 담당하는 광진구청 보건위생과서 담당한다. A씨는 옥토버훼스트서 영업신고를 할 때 구청 위생과서 제대로 확인했어야 한다실수였든 고의였든 공무원들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광진구청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건축물 대장에 나온 용도상으로 해당 자리에 옥토버훼스트 같은 일반음식점이 들어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건축물 용도변경 등의 절차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 광진구청

광진구청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그 자리(옥토버훼스트 매장)가 건축물 도면상으로 창고로 돼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건축물 대장을 검토해본 결과 화장실이나 지하공조실 등의 면적에 들어가지 않고 판매시설 자리로 확인돼 표시변경 없이 영업신고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이 소방완비증명서 등 필요한 제반 서류를 챙겨오면 영업신고를 안 내줄 수가 없다. 우리는 영업신고를 하면 내주는 방식이라며 용도변경이나 기재사항 변경, 표시변경은 건축과서 해주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광진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그 매장(옥토버훼스트)은 판매시설 전용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도면에만 그렇게 (창고로)돼있을 뿐 (일반음식점으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축법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위생과서 영업허가 등의 적합한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의 표시변경은 진행되지 않았다핵심은 그 매장이 판매시설 전용면적에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표시변경 없이 일반음식점 영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상구에
냉장고가?

이어 건축과는 영업허가 부서(보건위생과)서 표시변경 요청이 오면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최종적으로 영업허가 부서에서 판단해 영업허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영업허가 부서에서도 판매시설에 근린생활시설이 다 포함돼있기 때문에 건별로 다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이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확인되고 증명된 사항이라고 말을 맺었다.

A씨는 스타시티몰은 종합쇼핑몰이기 때문에 건축물 대장에 영업 및 판매시설이라고 나오는 게 당연하다광진구청의 논리대로라면 전용면적에 포함되는 화장실이나 복도 등에도 일반음식점을 낼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의 용도변경 건 외에도 소방완비증명 부분을 문제 삼았다. 광진소방서의 소방완비증명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광진소방서 측은 제대로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소방완비증명, 즉 다중이용업 완비증명 제도는 허가청의 허가행위 이전에 소방 안전시설 등을 적법적합하게 설치하도록 해서 화재예방과 유사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방업무다. 다중이용업소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영업 중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생명신체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을 말한다.
 

▲ 건대 스타시티

해당 매장이 속하는 지역의 소방서가 발급하는 소방완비증명서가 있어야 일반음식점 영업신고가 가능하다. A씨는 비상구로 돼있는 공간에 대형냉장고가 놓여 있고, 주 출입구에는 매장에 불이 났을 때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릴 수 있도록 연동하는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구는 주 출입구의 반대방향에 설치하되, 주 출입구로부터 영업장의 긴 변 길이의 1/2 위치에 설치하도록 돼있다옥토버훼스트의 경우는 주 출입구 바로 반대편에 비상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대형냉장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광진소방서 관계자들과 A씨가 옥토버훼스트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영업장 밖 공용부분을 임의구획해 구획된 실로 사용하고 냉장고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진구청 보건위생과는 지난 916일 냉장고를 자진 철거하도록 지시했고, 시정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인 만나 “묻고 가자”
소방서 측 “경험 많아서”

광진소방서 검사지도팀 관계자는 민원인과 함께 현장조사를 나가 전부 확인한 부분이라고 항변했다. 옥토버훼스트의 소방완비증명은 2014년에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집행한 부분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A씨가 문제로 지적한 비상구에 놓인 냉장고에 대해서는 냉장고는 썬큰으로 나가는 문 쪽에 있었다. 우리는 그 공간을 출입통로로 봤다. 소방청서 질의해 회신을 받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구 관련 예외규정 중 복도에 자전거 등을 통로 폭의 1/2 범위서 질서 있게 일렬로 정비해 피난이 가능하도록 확보할 경우에는 물건 적치 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난이나 대피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방완비증명 업무를 할 때 영업장 내부만 본다고 말했다. 대형냉장고가 놓인 비상구는 영업장 밖, 즉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아닌 공용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2014년 소방완비증명서 발급 당시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불분명한 셈이다. 주 출입구 연동 문제에 대해서는 민원인과 함께 확인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A씨는 소방서가 민원에 응대하는 과정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7월 민원을 제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진소방서에서 전화로 만나자는 요청이 왔다고 한다.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해주려는 줄 알고 나간 자리서 A씨는 광진소방서 소속 김모 당시 화재특별팀장을 만났다.

소방완비증명 관련 업무는 검사지도팀, 특별조사팀서 맡고 있는데 다른 부서 관계자가 그를 만나러 온 것이다. A씨에 따르면 김 팀장은 이 자리서 내가 당신이 필요한 부분을 봐줄 테니 이 문제는 묻고 가자는 뉘앙스로 말했다. A씨는 당시 김 팀장의 말이 매우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광진소방서 검사지도팀 관계자는 당시 소방완비증명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직원이 막 인수인계 받은 터라 경험이 적었다그래서 관련 업무에 가장 경험이 많은 그 분(김 팀장)이 민원인을 응대했다. 그 과정서 오해를 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영업 안 해

한편 옥토버훼스트는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다아직 구청으로 폐업신고가 들어온 건 없다고 했다. 스타시티몰 매장 임대를 관리하는 더클래식500’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됐다새로운 임차인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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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