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창고가 술집으로?…스타시티몰 특혜 의혹

광진구청-광진소방서 ‘이상한 허가’

[일요시사 취재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몰에 입점해 있는 한 술집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용도변경과 소방완비증명 등에 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광진구청과 광진소방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요시사>가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 스타시티 옥토버훼스트

서울 광진구의 건대입구역은 대학가 최고 상권으로 손꼽힌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지나가고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가 지척에 있어 젊은 층으로 붐비기 때문이다. 서울 서부권 대학가 상권의 최강자로 신촌을 꼽는다면, 동부권에서는 건대입구역이 단연 상위권이다.

건대입구역
유동인구↑

건대입구역의 전신은 지하철 2호선 화양역이다. 건국대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1985년 지금의 역명으로 바뀌었다. 19967호선이 건대입구역을 지나자 상권은 더욱 확장됐다. 상권의 발달과 함께 유동인구 역시 늘어났다.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통해 건대입구역 기준으로 반경 600m 내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건대입구역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4만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건대입구역은 2호선, 7호선 더블 역세권이고 대학교, 대학병원, 백화점 등 수요를 유입시키는 시설이 풍부해 좋은 상권의 요소를 갖췄다대학가 상권인데도 직장인도 많이 오고 중고등학생도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더샵 스타시티’(이하 스타시티)는 건대입구역 상권의 핵심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스타시티는 건대입구역 4번 출구서 가깝다. 20071월 준공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58층에 이르는 높이 덕분에 강북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스타시티는 건국대 체육시설 부지에 세워졌다. 건국대 법인은 학교 소유의 교육 부지를 상업용 부지로 전환해 스타시티를 짓고 임대수익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스타시티를 학교법인서 진행한 수익사업 중 성공적인 사례로 든다. 스타시티 내에는 롯데백화점과 이마트를 포함한 스타시티몰이 있다. 스타시티몰에는 영화관, 식당, 술집 등이 다양한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스타존과 시티존, 영존 등으로 구성된 종합쇼핑몰이다.

최근 스타시티몰 시티존에 위치한 옥토버훼스트건대 스타시티점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옥토버훼스트는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건대 스타시티점은 20149월 개장해 최근까지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 용도변경‧소방완비증명 문제삼아
구청과 소방서는 “전혀 문제없다” 해명

옥토버훼스트는 스타시티몰 시티존 지하1층 썬큰(Sunken) 매장에 있다. 썬큰은 움푹 들어간, 가라앉은의 뜻으로 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내고 조성한 곳을 말한다. 7호선 건대입구역 4번 출구서 이마트 방향으로 가다가 계단을 통해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바로 보인다.

논란의 골자는 옥토버훼스트가 입점해 있는 매장이 건축물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다. 건축허가나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은 임차인에 따라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바꾸거나 단독주택을 고시원으로 바꾸는 등의 경우다.
 

▲ 광진소방서

이때 임차인은 건축물 용도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축물의 현재 용도가 속하는 시설군보다 상위군에 해당하는 용도로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시장, 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신고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집회시설군에 속하는 예식장서 근린생활시설군인 슈퍼마켓으로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려면 구청장 등에 신고를, 슈퍼마켓서 예식장으로 업종을 변경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건축물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A씨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들어선 자리는 도면에 창고 및 기계실이라고 표기돼있다. 일반음식점 용도로 사용하려면 용도변경이나 표시변경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표시 변경은 허가와 신고를 제외한 건축물 용도변경의 일종이다. 같은 용도군의 용도변경으로, 건축물 관리대장상 변경신고로 보면 된다. 쉽게 말해 건축물 대장에 나와 있는 용도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구청 등을 통한 변경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옥토버훼스트의 경우는 광진구청의 관리를 받고 있다.

학교법인
수익사업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려면 구청에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신고가 필요하다. 일반음식점은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곳으로, 식사와 함께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장을 말한다.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다.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려면 식품접객업 영업신고서,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 완성검사필증, 소방완비증명서, 위생교육필증, 건강진단결과서 등의 구비서류를 들고 구청 위생과를 찾아가면 된다. 이 과정서 구청 위생과가 건축물의 용도변경이나 표시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건축과서 이를 처리하는 식이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옥토버훼스트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 대상이다. 식품접객업소 허가와 신고를 담당하는 광진구청 보건위생과서 담당한다. A씨는 옥토버훼스트서 영업신고를 할 때 구청 위생과서 제대로 확인했어야 한다실수였든 고의였든 공무원들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광진구청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건축물 대장에 나온 용도상으로 해당 자리에 옥토버훼스트 같은 일반음식점이 들어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건축물 용도변경 등의 절차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 광진구청

광진구청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그 자리(옥토버훼스트 매장)가 건축물 도면상으로 창고로 돼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건축물 대장을 검토해본 결과 화장실이나 지하공조실 등의 면적에 들어가지 않고 판매시설 자리로 확인돼 표시변경 없이 영업신고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이 소방완비증명서 등 필요한 제반 서류를 챙겨오면 영업신고를 안 내줄 수가 없다. 우리는 영업신고를 하면 내주는 방식이라며 용도변경이나 기재사항 변경, 표시변경은 건축과서 해주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광진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그 매장(옥토버훼스트)은 판매시설 전용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도면에만 그렇게 (창고로)돼있을 뿐 (일반음식점으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축법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위생과서 영업허가 등의 적합한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의 표시변경은 진행되지 않았다핵심은 그 매장이 판매시설 전용면적에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표시변경 없이 일반음식점 영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상구에
냉장고가?

이어 건축과는 영업허가 부서(보건위생과)서 표시변경 요청이 오면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최종적으로 영업허가 부서에서 판단해 영업허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영업허가 부서에서도 판매시설에 근린생활시설이 다 포함돼있기 때문에 건별로 다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이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확인되고 증명된 사항이라고 말을 맺었다.

A씨는 스타시티몰은 종합쇼핑몰이기 때문에 건축물 대장에 영업 및 판매시설이라고 나오는 게 당연하다광진구청의 논리대로라면 전용면적에 포함되는 화장실이나 복도 등에도 일반음식점을 낼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옥토버훼스트 매장의 용도변경 건 외에도 소방완비증명 부분을 문제 삼았다. 광진소방서의 소방완비증명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광진소방서 측은 제대로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소방완비증명, 즉 다중이용업 완비증명 제도는 허가청의 허가행위 이전에 소방 안전시설 등을 적법적합하게 설치하도록 해서 화재예방과 유사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방업무다. 다중이용업소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영업 중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생명신체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업을 말한다.
 

▲ 건대 스타시티

해당 매장이 속하는 지역의 소방서가 발급하는 소방완비증명서가 있어야 일반음식점 영업신고가 가능하다. A씨는 비상구로 돼있는 공간에 대형냉장고가 놓여 있고, 주 출입구에는 매장에 불이 났을 때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릴 수 있도록 연동하는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구는 주 출입구의 반대방향에 설치하되, 주 출입구로부터 영업장의 긴 변 길이의 1/2 위치에 설치하도록 돼있다옥토버훼스트의 경우는 주 출입구 바로 반대편에 비상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대형냉장고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광진소방서 관계자들과 A씨가 옥토버훼스트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영업장 밖 공용부분을 임의구획해 구획된 실로 사용하고 냉장고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진구청 보건위생과는 지난 916일 냉장고를 자진 철거하도록 지시했고, 시정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인 만나 “묻고 가자”
소방서 측 “경험 많아서”

광진소방서 검사지도팀 관계자는 민원인과 함께 현장조사를 나가 전부 확인한 부분이라고 항변했다. 옥토버훼스트의 소방완비증명은 2014년에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집행한 부분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A씨가 문제로 지적한 비상구에 놓인 냉장고에 대해서는 냉장고는 썬큰으로 나가는 문 쪽에 있었다. 우리는 그 공간을 출입통로로 봤다. 소방청서 질의해 회신을 받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구 관련 예외규정 중 복도에 자전거 등을 통로 폭의 1/2 범위서 질서 있게 일렬로 정비해 피난이 가능하도록 확보할 경우에는 물건 적치 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난이나 대피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방완비증명 업무를 할 때 영업장 내부만 본다고 말했다. 대형냉장고가 놓인 비상구는 영업장 밖, 즉 옥토버훼스트 매장이 아닌 공용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2014년 소방완비증명서 발급 당시 그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불분명한 셈이다. 주 출입구 연동 문제에 대해서는 민원인과 함께 확인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A씨는 소방서가 민원에 응대하는 과정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7월 민원을 제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진소방서에서 전화로 만나자는 요청이 왔다고 한다.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해주려는 줄 알고 나간 자리서 A씨는 광진소방서 소속 김모 당시 화재특별팀장을 만났다.

소방완비증명 관련 업무는 검사지도팀, 특별조사팀서 맡고 있는데 다른 부서 관계자가 그를 만나러 온 것이다. A씨에 따르면 김 팀장은 이 자리서 내가 당신이 필요한 부분을 봐줄 테니 이 문제는 묻고 가자는 뉘앙스로 말했다. A씨는 당시 김 팀장의 말이 매우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광진소방서 검사지도팀 관계자는 당시 소방완비증명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직원이 막 인수인계 받은 터라 경험이 적었다그래서 관련 업무에 가장 경험이 많은 그 분(김 팀장)이 민원인을 응대했다. 그 과정서 오해를 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현재는
영업 안 해

한편 옥토버훼스트는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다아직 구청으로 폐업신고가 들어온 건 없다고 했다. 스타시티몰 매장 임대를 관리하는 더클래식500’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됐다새로운 임차인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