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위한 무한도전 박지성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7.16 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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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두개의 심장' 이제는 QPR에서 뛴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박지성이 7년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생활을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지성이 선택한 새로운 정착지는 퀸스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정확한 이적료와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이적료와 옵션을 합쳐 약 500만파운드(약 88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하고 있다. 리그 최강팀 맨유에 비해 최하위권 QPR로 이적한 것은 '박지성의 추락'을 의미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박지성이 유독 강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점을 감안하면 제2의 도약에 충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QPR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높은 레벨에서 성공하기 위한 야망도 가지고 있다"면서 "페르난데스 회장(QPR 구단주)을 비롯해 이 구단은 큰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거절할 수 없는 너무 좋은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약팀이지만 가능성 커"
팀 내 최고수준 대우 보장

박지성은 또 "다른 구단으로부터도 제안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돈보다는 미래에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QPR로부터 미래에 대한 계획을 들었고 그런 점에서 입단을 결심했다"고 입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이적 계약기간은 2년, 이적료는 대략 500만파운드(약 88억원)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지성은 팀 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회장도 박지성의 영입을 적극 반기고 나섰다. 이날 회견장에서 페르난데스 회장은 "마침내 박지성을 얻게 돼 구단은 흥분상태다"며 "훌륭한 재능의 선수를 영입해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마크 휴즈 QPR 감독은 "박지성은 여러 해 동안 맨유에서 활약하면서 뛰어난 에너지와 기량을 입증했다"며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성을 떠내 보내는 입장인 맨유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박지성에게 알렉슨 퍼거슨 감독과 동료들은 고마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QPR입단 기자회견이 열린 날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은 진정한 프로였다. 지난 7년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그가 원하는 만큼 출전기회를 주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모든 구성원들은 박지성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 나도 박지성이 QPR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팀 동료이자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박지성 자선축구에도 참석할 만큼 박지성과 우애를 과시했던 리오 퍼디낸드도 박지성의 성공을 기원했다. 퍼디낸드는 "박지성은 진정한 선수다. 맨유 팬들과 선수들 모두 박지성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항상 성실했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좋은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마크 휴즈 감독의 신뢰 유력한 주장 후보
퍼거슨·퍼디낸드 "맨유에서 최고였다"

퍼디낸드는 또 "앞으로 QPR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박지성이다. 경기 전날 잠을 설치게 하겠다. 그래야 그가 쉴 틈 없이 뛰어다닐 수 없기 때문"이라며 박지성의 성공을 역설적으로 기원했다.

박지성이 새 정착지로 삼은 QPR은 지난 시즌 리그 17위에 머물렀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다음 시즌에서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페르난데스 회장은 말레이시아 에어라인과 싱가포르 타이거 에어라인 등을 소유하고 있고 락슈미 미탈 부회장도 세계에서 8번째 부자로 선정될 만큼 유명하다.


1882년 창단되어 1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클럽인 QPR은 잉글랜드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로프터스 로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적은 초라한 편이다. 풋볼리그 1군(현 프리미어리그) 시절 당시 리그 2위(1975~1976시즌)와 FA컵 2위(1981~1982시즌)을 차지한 것이 전부다. 지난 2011~2012시즌에는 16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해 리그 17위를 기록, 간신히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8월 페르난데스 회장을 새 구단주로 맞은 QPR은 이후 구단주의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세, 자모라, 앤드류 존슨 등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외에도 조이바튼, 숀 라이트 필립스, 안톤 퍼디난드, 파비오 다실바가 포진해 있다.

구단 측은 로프터스 로드 홈구장을 대체할 3만5000석 규모의 경기장 신축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지휘봉을 쥐고 있는 마크 휴즈 감독은 맨유에서 공격수로 선수생활을 한 바 있고 이번 박지성의 영입에도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 휴즈 감독은 QPR의 새 주장으로 박지성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QRP 성적 초라해
"올해는 다르다"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QPR의 마크 휴즈 감독이 박지성에게 팀의 주장을 맡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와의 최종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의 얼굴을 가격하는 행위로 징계를 받은 조이 바튼이 팀 내 징계로 주장직을 박탈당한 이후 현재 QPR의 주장직은 공석 상태다.

이와 관련 휴즈 감독은 "나는 클럽을 위한 새 주장으로 박지성을 고려 중이다"며 "누가 주장직에 더 어울리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박지성을 포함해서 주장을 원하는 선수들은 누가 더 그 자리에 적합한지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1981년 전남 고흥군 점암면에서 태어난 박지성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 6학년 때는 전국 대회에서 세류초등학교 준우승을 이끌어 5회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할 정도로 축구에 재능을 보였다. 덩치가 큰 상대선수를 상대로 잘 뛰고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는 모습 때문에 관중들이 박지성에서 마우스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안용중학교, 수원공업고등학교를 거쳐 1999년 김희태 감독의 눈에 들어 명지대학교로 진학한 박지성은 2000년 올림픽축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당시 허정무 감독에 의해 올림픽대표로 선발됐다.

멈추지 않는 도전
꿈을 향해 뛰어라

같은 해 명지대학교를 휴학한 박지성은 연봉 5000만엔(당시 약 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과 주전급 대우를 보장한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 2년간 풀타임 주전으로 뛰었다.

맹활약을 펼쳤던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2월31일자로 교토 퍼플상가와의 계약이 종료됐지만 팀의 컵대회 우승을 위해 경기에 출전, 우승을 이끌어 찬사를 받았다.


이후 박지성은 2002월드컵에서 인연을 맺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고 계약기간 3년 6개월에 연봉 100만달러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했다. 2003년 에인트호번 이적 초기,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을 상황에 이르렀지만 차차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팀 내 주요 선수로 발돋움 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AC밀란과의 원정 1차전 0-2 패배 이후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박지성은 선제골을 기록하며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골을 터뜨린 대한민국 선수가 됐다. 이 경기에서 에인트호번은 AC밀란과 승점과 골득실 부분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은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고 그때까지 박지성을 괴롭혔던 팬들의 야유가 열광적인 '위숭 빠르크송'으로 바뀌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QPR 도약 이끈다
떠나는 박지성에 쏟아지는 찬사 '새 역사 쓴다'

이런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구단이 현재의 맨유였다. 박지성은 2005년 6월22일 맨유와 계약을 하고 같은 해 7월 14일 등번호 13번으로 입단식을 가졌다. 2005년 7월23일 홍콩 프로 선발팀과의 친선경기로 첫 경기를 가진 박지성은 3일 뒤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현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당시 국내팬들은 박지성이 맨유의 후보선수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며 걱정했지만 박지성은 첫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맨유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박지성은 현재까지 7시즌 동안 맨유에서 많은 것을 이뤄왔다. 그중에서도 프리미어리그 4회, 챔피언스리그 1회, 칼링컵 3회 우승 등이 대표적이며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2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200경기 출장은 맨유 역사상 92번째 기록이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박지성이 아시아인 최초로 세운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박지성은 맨유가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함에 따라 아시아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메달을 받았으며 2008년 4월9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면서 팀을 4강으로 이끌어 역시 아시아선수 최초로 세 시즌(04-05 에인트호벤, 06-07·07-08 맨유)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이뤄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QPR 측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링턴 스포츠 그라운드에서 실시한 프리시즌 트레이닝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박지성은 팀 동료들과 함께 러닝과 볼 뺏기 등 가벼운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특히 맨유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파비우 다살바와 함께 있는 모습이 많이 포착됐다.

화려한 커리어
'팀 중심 우뚝'

QPR은 또 '숫자로 본 박지성'이라는 글로 박지성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QPR은 맨유 시절 박지성이 경기당 평균 28.5회의 패스를 했으며 패스 성공률이 89.5%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박지성이 2002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후반 25분에 골을 터뜨렸으며 프리미어리그 133경기에 출전해 19골을 성공시켰다고 전했다.

구단 측의 애정, 확실한 주전자리 확보, 팬들의 관심 등 박지성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은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특히 맨유 시절 유독 강팀과의 경기에서 큰 활약을 펼친 점을 미뤄보면 이번 이적은 현실적이고 현명했다. 지난 시즌 2위 맨유보다 시즌 17위 QPR에서 강팀을 만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QPR의 도약을 이끌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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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