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아이돌의 그림자

모든 연예인이 ‘BTS’는 아니잖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TV 속 아이돌은 반짝반짝 빛난다. 돈도 많이 번다. 수많은 팬들에게 둘러싸여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 아이돌의 화려한 모습은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이 되지만, 그 이면엔 누구보다 짙은 그림자가 있다.
 

▲ 블랙핑크

연예인은 초등학생 장래희망 조사서 늘 상위권에 든다. 그만큼 연예인이 되고 싶은 10대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은 미디어 속 화려한 아이돌의 모습을 보며 아이돌을 꿈꾼다. 그만큼 아이돌이 10대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화려한 외면

대부분의 아이돌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멤버로 구성된다. 멤버의 연령대가 10대 중반까지 낮아진 그룹도 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성공한 아이돌은 인기와 비례해 엄청난 부를 얻는다.

최근 소녀시대 윤아, 미쓰에이 수지, 카라 한승연과 구하라, 아이유 등 유명 아이돌 멤버들이 같은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 모두가 수십~수백억대의 건물을 매입해 건물주가 됐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윤아는 서울 강남의 100억원대 건물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카라 한승연은 삼성동, 청담동에 상가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두 상가건물의 시세를 합치면 100억원이 넘는다. 미쓰에이 수지의 경우도 삼성동에 30억원대 건물을 갖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아이돌로 데뷔해 연예계를 주름잡은 이들은 그룹 활동을 하던 기간에 큰 인기를 누리며 막대한 수입을 거뒀다. 영화·드라마 출연료, 공연 수익, 광고료 등을 통해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수십억원에 달한다.

아이돌 출신 혹은 아이돌 멤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건물을 샀다거나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는 소식은 이제 더 이상 놀랄 만한 뉴스가 아니다. 명품 옷이나 고급 악기 등 팬들에게 수천만원가량의 선물을 받는 모습도 생소하지 않다.

언론에서는 아이돌의 화려한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아이돌이 협찬받은 옷이 어디 브랜드고, 공항서 입은 옷이 얼마인지 등의 정보는 클릭 한 번이면 나온다. 일반인은 쉽게 접하기 힘든 값비싼 물건을 쉽게 소비하는 아이돌의 모습에 10대 아이들은 부러움을 느낀다.
 

▲ 소녀시대

성공한 아이돌의 모습을 지켜본 10대 아이들은 너도나도 연예인을 장래희망으로 삼는다. 단적인 예로 케이블채널 엠넷의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는 12000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아이돌 워너원의 멤버는 11. 경쟁률은 10001에 달한다. 지원자 1000명 중에 1명만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서 밀린 지원자들은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거나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돈 벌고 인기 누리는 건 극소수
일부 연습생은 빚지고 시작해

천신만고 끝에 데뷔를 해도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아이돌 음악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가 펴낸 <아이돌 연감 2015>에 따르면 2015년에 데뷔한 신인 아이돌은 60개 팀(324)에 이른다. 이중 대중 사이서 그룹명을 알린 팀은 10팀 남짓이다. 이 팀들도 장기간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자고 나면’ 새로운 아이돌이 데뷔하고 몇몇 아이돌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형국이다. 대중에게 그룹명을 말했을 때 아는 정도를 넘어 멤버를 구분하고, 노래가 알려지고, 광고를 찍는 등의 초대박 아이돌은 1년에 한 팀이 나올까 말까다. 그만큼 아이돌 세계의 경쟁은 치열하고 또 냉혹하다.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이 100만명에 이른다는 말도 있다. SM·YG·JYP처럼 소위 ‘3대 연예기획사라고 불리는 곳은 연습생이 되는 것도 어렵다. 이들 중 데뷔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연습생은 정말 극소수다.

연습생으로 보내는 기간은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오랜 기간 연습생을 하다가 어렵게 데뷔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연습생이 되고 불과 몇 개월 만에 멤버로 합류해 아이돌로 등장한다.

이 과정서 연습생들에게 들어오는 수입은 없다. 일반적으로 대형 연예기획사는 연습생의 교육비를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데 반해, 일부 중소 연예기획사는 연습생들에게 비용의 짐을 지운다. 연습생 때부터 빚을 진 상태가 되는 것. 이들은 아이돌로 데뷔해서 수익을 내야 빚을 탕감할 수 있다. 대중들 사이서 이름이 꽤 알려져 있고 TV 등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아이돌은 대부분 이런 경우다.
 

▲ 방탄소년단 쇼케이스

걸그룹 우주소녀는 데뷔 3년 차인 지난해에도 정산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해 놀라움을 샀다. 지난해 9월 우주소녀의 멤버 루다는 지금 죽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데뷔한 지 이제 3년 차인데 음악방송 1위도 못해봤다. 가장 큰 이유는 정산을 못 받았다. 뙤약볕서 뛰었던 행사 때 번 돈을 아직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는 500개가 넘는 행사 무대에 올랐지만 전혀 정산을 받지 못한 걸그룹을 조명했다. 방송에 나온 걸그룹 멤버 2명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데뷔한 후 4년간 활동했다. 계약서에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40%를 그룹 멤버에게 정산해 주기로 돼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보컬 레슨비나 무대 의상, 메이크업 비용까지 스스로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결국 걸그룹을 탈퇴했지만 전속 계약은 해지되지 않았고, 해당 소속사 대표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돌이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서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해 11월 걸그룹 시크릿 출신 전효성은 전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서 승소했다.

전효성은 20179월 전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측에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전효성은 출연료 등이 제대로 정산되지 않았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매니지먼트 권한이 양도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A그룹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서 승소했다. 5인조 남자아이돌로 구성된 A그룹은 201512월 소속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다음 해 여름 데뷔했다.

하지만 기획사는 담당 매니저나 차량, 레슨비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 메이크업 등의 비용도 멤버들이 자비로 부담하도록 했다. 심지어 한 끼 안 먹는다고 안 죽는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면서 음식이나 생필품 지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도 받지 못했다. 결국 A그룹 멤버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곪은 내면


전문가들은 아이돌의 활동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돌 멤버들이 겉으로는 부와 인기를 모두 거머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심하게 상처 입은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돌에 도전하는 지망생도 많아지고, 산업 규모가 팽창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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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