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철’ 휴게소 먹거리 베스트20

놀러가는데 먹는 게 빠지면 섭하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고픈 나들이객들로 이곳저곳이 북적이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나들이객 사이에선 휴게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느 휴게소서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레 오간다. <일요시사>는 나들이 철을 맞아 휴게소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EX-FOOD’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음식품질 향상을 위해 음식전문가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경진대회를 개최, EX-FOOD라는 이름으로 휴게소 대표음식을 선정했다. 현재 홈페이지에 게재된 EX-FOOD는 지난해 11월 한국도로공사가 개최한 ‘2019 EX-FOOD 선발 경진대회’의 문턱을 넘은 음식들이다. 쟁쟁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휴게소 음식들은 무엇이고, 또 어디에 있을까.

[서울만남(부산 방향)]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를 대표하는 먹거리는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이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은 2019 EX-FOOD 경진대회서 최우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방송인 이영자씨의 극찬으로 유명한 음식이기도 하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은 과거 여행객들의 피로를 달래주던 말죽거리역의 대표음식이다. 24시간 가마솥서 우려낸 한우사골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의 가격은 6500원이다.

[죽암(부산 방향)]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죽암 휴게소의 자랑이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EX-FOOD 경진대회서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의 뒤를 이어 우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천혜의 충북 보은대추와 프리미엄 A급 송아지의 왕갈비가 만나 황홀한 맛을 낸다. 여행객들 사이에선 제값을 하는 부드럽고 진한 명품갈비탕으로 입소문이 났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의 가격은 1만1000원이다. 


[섬진강(부산 방향)]

섬진강 휴게소의 시그니처 메뉴는 옛날 김치찌개다. 옛날 김치찌개 역시 경진대회서 우수상을 거머쥐며 보은대추 왕갈비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옛날 김치찌개는 직접 담가 숙성시킨 남도김치와 국내산 냉장 생고기가 환상적인 콜라보를 뽐낸다. 섬진강 휴게소의 김치찌개를 먹는 방법은 다소 색다르다. 메뉴를 주문한 뒤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이다.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를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옛날 김치찌개의 가격은 8000원이다.
 

[망향(부산 방향)]

망향 휴게소의 명품 닭개장은 경진대회서 협회장상을 받아 3년 연속 EX-FOOD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명품 닭개장은 보신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히나 추운 겨울 최고의 음식으로 손꼽힌다. 가시오가피로 끓인 육수는 건강함을 더해주며, 함께 제공되는 숭늉이 인상적이다. 명품 닭개장의 가격은 9500원이다.

[추풍령(서울 방향)]

추풍령 휴게소의 석쇠 불고기는 망향 휴게소의 명품 닭개장과 함께 협회장상을 받았다. 석쇠 불고기는 인근 지례지역서 생산되는 양질의 토종 흑돼지 고기를 재료로 한다. 갖은 양념에 버무린 흑돼지는 즉석으로 숯불에 구워 판매한다. 석쇠 불고기 위에 가득 올려진 신선한 파채가 맛을 더한다. 석쇠 불고기의 가격은 1만원이다.

확 풀린 날씨, 늘어나는 나들이객
도로 위 맛집 ‘EX-FOOD 20’ 눈길


[죽전(서울 방향)]

죽전 임금 갈비탕은 죽전 휴게소서 맛볼 수 있는 대표 보양식이다. 임금님도 한 숟가락 하시고 웃으셨다는 죽전 임금 갈비탕은 양질의 소갈비와 로컬푸드매장서 구매한 식재료로 꾸려진다. 시원한 국물 맛과 푸짐한 양이 인상적이다. 죽전 임금 갈비탕은 양과 질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은 8000원이다.

[여주(강릉 방향)]

여주쌀 용대리황태 해장국은 명품과 명품이 만난 음식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쌀로 평가받는 여주쌀과 강원도 인제의 특산물 용대리황태가 조화를 이룬다. 강원도 특유의 기후조건 속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건조된 용대리황태의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여주쌀 용대리황태 해장국은 숙취해소를 위한 해장국이자 영양만점 보양식으로 꼽힌다. 가격은 8000원이다.

[횡성(강릉 방향)]

횡성한우 떡더덕 스테이크는 연이어 EX-FOOD에 선정된 횡성 휴게소의 대표 메뉴다. 강원도 횡성의 7대 특산물 중 하나인 횡성한우와 더덕이 만나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횡성한우 떡더덕 스테이크는 방송인 이영자씨의 소개로 맛집 반열에 올랐다. 한우와 더덕 외에도 피클과 샐러드, 계란이 함께 나온다. 고소한 스프도 입맛을 돋워준다.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충주(양평 방향)]

한방 고추장 불고기 쌈밥은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충주 휴게소의 대표 메뉴다. 충주사과와 각종 한방재료로 향을 살린 고추장 불고기의 푸짐한 한상차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 한다. 고추장 양념과 한약재 육수를 배합해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했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우리 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1만2000원이다.

[천등산(제천 방향)]

천등산 휴게소의 산삼 배양근을 품은 삼계탕은 지난해 5월 출시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급 재료인 산삼 배양근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삼 배양근을 품은 삼계탕은 국내산 닭과 제주서 생산되는 산삼 배양근을 주원료로 한다. 휴게소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은 1만2000원이다.
 

[괴산(양평 방향)]

신경통이 있는 여행객들은 괴산 휴게소를 찾는다. 엄나무 닭곰탕에 들어있는 엄나무는 신경통에 특효라고 알려져 있다. 신선한 닭과 함께 푹 고아 만든 엄나무 닭곰탕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지단과 당면으로 맛을 더한 엄나무 닭곰탕의 가격은 6000원이다.


[옥산(부산 방향)]

옥산 휴게소의 순두부 청국장은 우리 콩으로 직접 빚어 더욱 구수한 전통의 맛을 뽐낸다. 매일 직접 제조한 순두부와 함께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사용한다. 순두부 청국장은 각종 방송을 통해 이미 그 맛이 증명됐다. 함께 제공되는 배추김치와 피클, 마늘종과 견과류 볶음이 입맛을 돋운다. 순두부 청국장의 가격은 7000원이다.

[인삼랜드(하남방향)]

인삼랜드 휴게소를 들른다면 인삼 갈비탕을 지나치기 어렵다. 금산군의 특산물인 인삼을 2시간 이상 우려내 완성된 인삼 갈비탕은 든든한 사계절 보양식이다. 인삼과 갈빗대가 어우러진 인삼 갈비탕은 당면과 함께 제공된다.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인삼 갈비탕의 가격은 1만원이다.

[이서(순천 방향)]

제철 꼬막과 상큼한 유자청 고추장이 만났다. 이서 휴게소의 명품 꼬막 비빔밥은 그 이름값을 한다. 명품 꼬막 비빔밥은 건강식 웰빙 비빔밥으로 통한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어우러진 명품 꼬막 비빔밥의 맛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여행객들의 엄지를 치켜세우는 명품 꼬막 비빔밥의 가격은 1만원이다.


[정읍(천안 방향)]

정읍 휴게소의 웰빙 우렁이 쌈밥정식은 고속도로서 맛볼 수 있는 웰빙 건강식이다. 국내 청정지역서 길러낸 우렁이가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푸짐하게 넣어준 우렁이와 채소를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가지런히 놓인 각종 반찬은 덤. 웰빙 우렁이 쌈밥정식의 가격은 9000원이다.

지역 특색 살린 각양각색 음식들
건강·맛 동시에…쟁쟁한 경쟁력

[보성녹차(광양 방향)]

이서 휴게소의 명품 꼬막 비빔밥에 이어 보성녹차 휴게소의 보성 꼬막 비빔밥도 EX-FOOD에 선정됐다. 보성 꼬막 비빔밥의 꼬막은 벌교서 왔다.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간 벌교 꼬막은 8대 진미로 손꼽힌다. 각종 야채들과 꼬막으로 버무려진 비빔밥은 구수한 된장국과 조화를 이룬다. 보성 꼬막 비빔밥의 가격은 1만원이다.

[군위(춘천 방향)]

군위 휴게소의 제비원 된장찌개는 ‘안동제비원’의 4대째 내려온 전통의 손맛으로 만든 된장찌개다. 제비원 된장찌개의 역사는 무려 10년이 넘었다. 휴게소 음식에서는 보기 어려운 재래식 된장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된장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제비원 된장찌개의 가격은 7000원이다.
 

[진주(부산 방향)]

진주 휴게소의 진주 육전 비빔밥은 진주의 향토음식 육전으로 만든 영양만점 프리미엄 비빔밥이다. 비빔밥 재료로는 드문 육전이 들어가 포만감과 함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지역 한우를 사용한 소고기 국물이 금상첨화를 이룬다. 진주 육전 비빔밥의 가격은 9000원이다.

[영산(창원 방향)]

창녕 양파 제육덮밥정식은 창녕 양파의 풍미가 가득한 영산 휴게소의 대표 음식이다. 맛과 향이 일품인 창녕 양파 제육덮밥정식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창녕은 우리나라 최초의 양파 재배지로 육질이 단단하며 달착지근한 맛과 향을 내기로 유명하다. 창녕양파 제육덮밥정식의 가격은 9000원이다.

[경주(부산 방향)]

속이 더부룩한 여행객들은 경주 휴게소를 찾는다. 경주 휴게소의 동태탕은 속까지 시원하게 풀리는 뜨끈한 국물요리를 선사한다. 경주 산내지역 특산물인 산내미나리를 첨가해 깊은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산내미나리는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태탕의 가격은 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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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