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철’ 휴게소 먹거리 베스트20

놀러가는데 먹는 게 빠지면 섭하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뜨거운 여름이 오기 전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하고픈 나들이객들로 이곳저곳이 북적이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나들이객 사이에선 휴게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느 휴게소서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레 오간다. <일요시사>는 나들이 철을 맞아 휴게소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EX-FOOD’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음식품질 향상을 위해 음식전문가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경진대회를 개최, EX-FOOD라는 이름으로 휴게소 대표음식을 선정했다. 현재 홈페이지에 게재된 EX-FOOD는 지난해 11월 한국도로공사가 개최한 ‘2019 EX-FOOD 선발 경진대회’의 문턱을 넘은 음식들이다. 쟁쟁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휴게소 음식들은 무엇이고, 또 어디에 있을까.

[서울만남(부산 방향)]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를 대표하는 먹거리는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이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은 2019 EX-FOOD 경진대회서 최우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방송인 이영자씨의 극찬으로 유명한 음식이기도 하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은 과거 여행객들의 피로를 달래주던 말죽거리역의 대표음식이다. 24시간 가마솥서 우려낸 한우사골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의 가격은 6500원이다.

[죽암(부산 방향)]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죽암 휴게소의 자랑이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EX-FOOD 경진대회서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의 뒤를 이어 우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은 천혜의 충북 보은대추와 프리미엄 A급 송아지의 왕갈비가 만나 황홀한 맛을 낸다. 여행객들 사이에선 제값을 하는 부드럽고 진한 명품갈비탕으로 입소문이 났다. 보은대추 왕갈비탕의 가격은 1만1000원이다. 


[섬진강(부산 방향)]

섬진강 휴게소의 시그니처 메뉴는 옛날 김치찌개다. 옛날 김치찌개 역시 경진대회서 우수상을 거머쥐며 보은대추 왕갈비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옛날 김치찌개는 직접 담가 숙성시킨 남도김치와 국내산 냉장 생고기가 환상적인 콜라보를 뽐낸다. 섬진강 휴게소의 김치찌개를 먹는 방법은 다소 색다르다. 메뉴를 주문한 뒤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이다.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를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옛날 김치찌개의 가격은 8000원이다.
 

[망향(부산 방향)]

망향 휴게소의 명품 닭개장은 경진대회서 협회장상을 받아 3년 연속 EX-FOOD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명품 닭개장은 보신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히나 추운 겨울 최고의 음식으로 손꼽힌다. 가시오가피로 끓인 육수는 건강함을 더해주며, 함께 제공되는 숭늉이 인상적이다. 명품 닭개장의 가격은 9500원이다.

[추풍령(서울 방향)]

추풍령 휴게소의 석쇠 불고기는 망향 휴게소의 명품 닭개장과 함께 협회장상을 받았다. 석쇠 불고기는 인근 지례지역서 생산되는 양질의 토종 흑돼지 고기를 재료로 한다. 갖은 양념에 버무린 흑돼지는 즉석으로 숯불에 구워 판매한다. 석쇠 불고기 위에 가득 올려진 신선한 파채가 맛을 더한다. 석쇠 불고기의 가격은 1만원이다.

확 풀린 날씨, 늘어나는 나들이객
도로 위 맛집 ‘EX-FOOD 20’ 눈길


[죽전(서울 방향)]

죽전 임금 갈비탕은 죽전 휴게소서 맛볼 수 있는 대표 보양식이다. 임금님도 한 숟가락 하시고 웃으셨다는 죽전 임금 갈비탕은 양질의 소갈비와 로컬푸드매장서 구매한 식재료로 꾸려진다. 시원한 국물 맛과 푸짐한 양이 인상적이다. 죽전 임금 갈비탕은 양과 질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은 8000원이다.

[여주(강릉 방향)]

여주쌀 용대리황태 해장국은 명품과 명품이 만난 음식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쌀로 평가받는 여주쌀과 강원도 인제의 특산물 용대리황태가 조화를 이룬다. 강원도 특유의 기후조건 속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건조된 용대리황태의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여주쌀 용대리황태 해장국은 숙취해소를 위한 해장국이자 영양만점 보양식으로 꼽힌다. 가격은 8000원이다.

[횡성(강릉 방향)]

횡성한우 떡더덕 스테이크는 연이어 EX-FOOD에 선정된 횡성 휴게소의 대표 메뉴다. 강원도 횡성의 7대 특산물 중 하나인 횡성한우와 더덕이 만나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횡성한우 떡더덕 스테이크는 방송인 이영자씨의 소개로 맛집 반열에 올랐다. 한우와 더덕 외에도 피클과 샐러드, 계란이 함께 나온다. 고소한 스프도 입맛을 돋워준다. 가격은 1만5000원이다.

[충주(양평 방향)]

한방 고추장 불고기 쌈밥은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충주 휴게소의 대표 메뉴다. 충주사과와 각종 한방재료로 향을 살린 고추장 불고기의 푸짐한 한상차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 한다. 고추장 양념과 한약재 육수를 배합해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했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우리 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1만2000원이다.

[천등산(제천 방향)]

천등산 휴게소의 산삼 배양근을 품은 삼계탕은 지난해 5월 출시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급 재료인 산삼 배양근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삼 배양근을 품은 삼계탕은 국내산 닭과 제주서 생산되는 산삼 배양근을 주원료로 한다. 휴게소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은 1만2000원이다.
 

[괴산(양평 방향)]

신경통이 있는 여행객들은 괴산 휴게소를 찾는다. 엄나무 닭곰탕에 들어있는 엄나무는 신경통에 특효라고 알려져 있다. 신선한 닭과 함께 푹 고아 만든 엄나무 닭곰탕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지단과 당면으로 맛을 더한 엄나무 닭곰탕의 가격은 6000원이다.


[옥산(부산 방향)]

옥산 휴게소의 순두부 청국장은 우리 콩으로 직접 빚어 더욱 구수한 전통의 맛을 뽐낸다. 매일 직접 제조한 순두부와 함께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사용한다. 순두부 청국장은 각종 방송을 통해 이미 그 맛이 증명됐다. 함께 제공되는 배추김치와 피클, 마늘종과 견과류 볶음이 입맛을 돋운다. 순두부 청국장의 가격은 7000원이다.

[인삼랜드(하남방향)]

인삼랜드 휴게소를 들른다면 인삼 갈비탕을 지나치기 어렵다. 금산군의 특산물인 인삼을 2시간 이상 우려내 완성된 인삼 갈비탕은 든든한 사계절 보양식이다. 인삼과 갈빗대가 어우러진 인삼 갈비탕은 당면과 함께 제공된다.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인삼 갈비탕의 가격은 1만원이다.

[이서(순천 방향)]

제철 꼬막과 상큼한 유자청 고추장이 만났다. 이서 휴게소의 명품 꼬막 비빔밥은 그 이름값을 한다. 명품 꼬막 비빔밥은 건강식 웰빙 비빔밥으로 통한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어우러진 명품 꼬막 비빔밥의 맛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여행객들의 엄지를 치켜세우는 명품 꼬막 비빔밥의 가격은 1만원이다.


[정읍(천안 방향)]

정읍 휴게소의 웰빙 우렁이 쌈밥정식은 고속도로서 맛볼 수 있는 웰빙 건강식이다. 국내 청정지역서 길러낸 우렁이가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푸짐하게 넣어준 우렁이와 채소를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가지런히 놓인 각종 반찬은 덤. 웰빙 우렁이 쌈밥정식의 가격은 9000원이다.

지역 특색 살린 각양각색 음식들
건강·맛 동시에…쟁쟁한 경쟁력

[보성녹차(광양 방향)]

이서 휴게소의 명품 꼬막 비빔밥에 이어 보성녹차 휴게소의 보성 꼬막 비빔밥도 EX-FOOD에 선정됐다. 보성 꼬막 비빔밥의 꼬막은 벌교서 왔다.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간 벌교 꼬막은 8대 진미로 손꼽힌다. 각종 야채들과 꼬막으로 버무려진 비빔밥은 구수한 된장국과 조화를 이룬다. 보성 꼬막 비빔밥의 가격은 1만원이다.

[군위(춘천 방향)]

군위 휴게소의 제비원 된장찌개는 ‘안동제비원’의 4대째 내려온 전통의 손맛으로 만든 된장찌개다. 제비원 된장찌개의 역사는 무려 10년이 넘었다. 휴게소 음식에서는 보기 어려운 재래식 된장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된장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 제비원 된장찌개의 가격은 7000원이다.
 

[진주(부산 방향)]

진주 휴게소의 진주 육전 비빔밥은 진주의 향토음식 육전으로 만든 영양만점 프리미엄 비빔밥이다. 비빔밥 재료로는 드문 육전이 들어가 포만감과 함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지역 한우를 사용한 소고기 국물이 금상첨화를 이룬다. 진주 육전 비빔밥의 가격은 9000원이다.

[영산(창원 방향)]

창녕 양파 제육덮밥정식은 창녕 양파의 풍미가 가득한 영산 휴게소의 대표 음식이다. 맛과 향이 일품인 창녕 양파 제육덮밥정식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창녕은 우리나라 최초의 양파 재배지로 육질이 단단하며 달착지근한 맛과 향을 내기로 유명하다. 창녕양파 제육덮밥정식의 가격은 9000원이다.

[경주(부산 방향)]

속이 더부룩한 여행객들은 경주 휴게소를 찾는다. 경주 휴게소의 동태탕은 속까지 시원하게 풀리는 뜨끈한 국물요리를 선사한다. 경주 산내지역 특산물인 산내미나리를 첨가해 깊은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산내미나리는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태탕의 가격은 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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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