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국내 최초로 '화학적 거세'가 시행된다. 이는 지난 21일 "13세 미만 아동을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한 40대 남성에게 성충동 억제 약물치료를 시행하라"는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의 명령으로 작년 7월 성폭력 범죄자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시행 된지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국내 첫 시행인 만큼 온라인상에서도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이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반대 입장의 누리꾼은 "너무 야만적이다"라는 의견을 보이며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13세 미만 여자어린이를 4차례에 걸쳐 성폭행 한 혐의로 아동성폭력 전과4범인 박모(45)씨에게 성충동 억제를 위한 약물치료 명령을 내렸다.
박씨는 끔찍한 범행수법과 '소아 성기호증'이란 진단 아래 성충동 억제 약물치료의 첫 대상자가 됐고, 이 성욕구 억제 약물치료법은 국내에서 '화학적 거세'라고도 불리며 한동안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궜다.
'화학적 거세' 어떻게?
화학적 거세는 2010년 6월 국회를 통과한 뒤 7월 공포된 이후부터 논란이 들끓었다. 이 형벌은 당사자 의사에 동의하지 않고 법원 판결에 의해 강제적으로 집행되기 때문인데, 이는 유영철, 김길태 사건 등의 연쇄 강간살인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동의 조항이 빠진 채 국회를 통과했다.
따라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검사가 치료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면 즉시 형벌 선고가 가능하다.
외국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에서는 본인 동의 하에 외과적 거세도 시행하고 있고 덴마크, 폴란드나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강제적 성충동 약물치료법을 오래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박씨의 경우는 성적 욕구를 조절하기 위해 3년 동안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과 치료도 시행하게 되는데 이에 누리꾼들의 많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치료를 가장한 처벌"이라 반대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아동 뿐 아니라 성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에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이디 seoj***는 트위터에서 "아무리 파렴치한이라도 최소한의 인권보장은 돼야한다. 화학적 거세가 아닌 징역을 4~50년으로 대폭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대안을 제시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또한 아이디 nie*** 역시 트위터를 통해 "신체를 처벌하는 방식은 사지절단, 화형, 교수형과 다를 게 없어 반인권적, 폭력적 처벌방식이다. 외적 물리적 방법으로 신체를 처벌하는 발상이 후지다"며 강력하게 비판한 데 이어 "지금이 어느 땐데 아직도 신체부위를 훼손하며 처벌 하냐"며 화학적 거세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내세웠다.
찬 "아동성범죄 전과4범에게 감히 인권운운을?"
반 "신체의 권리는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한편 모호한 의견을 내놓은 사람도 더러 있었다.
아이디 antig***는 트위터에서 "성폭력을 성을 이용한 폭력이라 인지하지 못하고 성욕 탓으로 돌리니 화학적 거세를 한다. 그럼 칼 들고 사람 찌른 사람은 손을 잘라야 하는가"라고 말하면서도 "성폭력은 권력관계에서 파생된다. 화학적 거세는 성폭력 사건에서 권력관계와 정치성을 거세한 채 개인의 성욕만 남겨놓고 용의주도하게 사회성을 제거함으로써 개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국가권력은 또 다른 범죄를 방임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무책임하다"며 정부의 애매모호한 법을 꼬집었다.
반면 화학적 거세에 대한 찬성의견을 펼친 다수는 "처벌이 너무 약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더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을 내세우기도 했다.
아이디 evep***는 트위터에서 "개나 소나 다 인권 운운 하냐. 국민세금으로 들어가는 수백만원 약값이 더 아깝다. 물리적 거세를 시켜라"며 "경제도 어려운 이 기시에 굳이 세금까지 거둬서 500만원 가까이 되는 성범죄자의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과연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율 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다"라고 화학적 거세에 찬성하면서도 반대 입장을 표출한 이들에게 강력하게 반발했다.
인권논쟁 한동안 지속될 듯
아이디 jinw***도 트위터에서 "과연 이 문제가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가? 가해자 인권보호 운운하는 세력들은 자신의 딸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떠올려보면 허튼소리 하지 못할 것이다. 거듭되는 범죄에 화학적 거세가 아닌 '물리적 거세'로 세금도 줄이고 재범률을 봉쇄해야 한다. 성범죄를 일으킨 자는 인간이 아닌 짐승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anhamui*** 자신의 블로그에서 "인권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인데 짐승한테 인권이 어디 있느냐. 화학적 거세를 해도 성욕은 그대로 남고 임신만 안 될 뿐이다"며 "더 강력한 처벌을 시행해야 한다"고 인권논란을 펼치는 반대 측에 비아냥거리듯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