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최음제로? 섹스의 늪에 빠지는 남성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30 16: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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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몰래 탄 최음제 마신 그녀와 ‘홍콩’ 가련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여성의 성적흥분을 유도한다는 최음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명 물뽕(물에 타 먹는 필로폰.GHB)은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는 반면, 여성 최음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더구나 이들 최음제 판매 사이트에서는 최음제를 통해 성폭행을 할 수 있는 방법과 후기를 광고하면서 구매자들이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자’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작업용 약’이라 불리며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최음제, 그 유통실태를 추적해봤다. 

여성의 술잔에 살짝 넣으면 30분 후 자연스레 당신의 여성이 된다?
후각 흥분제, 수면제, 흥분크림 등 신종 최음제 인터넷서 은밀 거래

각종 부작용 발생 및 성폭행에 악용될 수 있는 여성 최음제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이들 인터넷 쇼핑몰들은 ‘미국 정식수입’ 등의 문구를 넣고 FDA 마크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마치 정식으로 허가받은 제품인 듯 광고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오늘 밤 원하는 여자를 품에 안을 수 있다’라고 최음제 사용법을 홍보하며 성폭행을 부추기는 사실도 취재결과 드러났다.

그녀를 나의 품에!
몽롱히 넘어오는 그녀

지난 22일 오후 일명 ‘여성 최음제’를 판매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실시간 1:1 상담이 가능했다. 대화창에 “최음제를 사려고 하는데 상담을 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입력하자 30초도 안 돼 판매자와 대화가 가능했다.

판매자는 두 가지 제품을 추천하면서 “자사가 판매하고 있는 여성최음제는 성적욕구를 100% 증대시켜 사용 후 30분 뒤에 효과도 볼 수 있다”며 “여성분 얼굴이 빨개지면서 섹스하고 싶은 충동을 유발시켜 준다”고 말했다.

판매자는 또 “음료나 맥주, 소주잔에 1/2~1/3병을 섞어서 음용하시면 된다”며 “3~6방울 정도 휴대용 병에 넣어 들고 다니다가 ‘작업’ 중인 여성의 술잔에 타서 먹이면 20~30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 자연스레 당신의 여성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음제 외에도 후각 흥분제, 수면제, 흥분크림 등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15만원~30만원대. 보통 한 병 당 1회~3회 정도 사용을 감안할 때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판매자는 “주문서를 작성하면 문자로 계좌번호를 보내주는데 입금확인이 되면 바로 당일배송이 가능하다”며 “직수입 제품이라 가격은 비교적 비싸지만 상대여성을 제압하고 싶은 남성들, 여성을 업어서라도 데리고 가길 원하는 분들은 꾸준히 믿고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체에 전해 무해하며 면역력이나 중독성이 전혀 없는 천연제품이다. 미국 FDA 안전성 승인제품으로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면서도 성분에 대해 묻자 “취급하고 판매만 하기 때문에 성분까지는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최음제 판매 B사이트도 마찬가지 였다. 판매자는 “10분 후부터 나른하고 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며 “20~30분 뒤부터 여성의 얼굴이 조금씩 후끈거리는데 그때부터 진한 이야기와 스킨십으로 그녀의 성욕을 이끌어 내면 된다”고 말했다.

최음제를 타면 술맛이 좀 변한다든지 음료맛이 변한다든지 그런 건 없냐고 묻자 “무색투명한 액체이기 때문에 음료수나 술에 넣어도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냄새도 없기 때문에 들킬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판매자는 이어 “최음제 사용 후 문제가 됐다는 구매자는 거의 없었으며 재주문도 꾸준하다. 배송한 후 구매자의 자료는 즉시 삭제하고 있다”라고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면서 “시중에 수많은 제품이 있지만 자사제품은 직접 테스트를 거친 뒤 효능이 검증된 제품만 판매하므로 자신 있게 권한다”고 말했다.

배송 시 제품의 라벨링은 바뀌어 구매자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T사이트 판매자는 “제품은 1차적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항공우편으로 배송된 후 한국에서 일반택배로 재배송된다”며 “이 과정에서 제품의 라벨링이 최음제가 아닌 철분제 등으로 교환되어지거나 포장이 단순화되어 배송되기 때문에 회사주소로 배송 받아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데이트 강간약물?
자랑스러운 사용 후기

 
이처럼 마치 성폭행을 부추기는 것 같은 최음제 판매 사이트는 인터넷으로만 수십 군데가 검색됐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이들 최음제를 이용, 여성을 유인해 성관계에 성공했다는 사실상의 ‘약물이용 성폭행 성공기’가 버젓이 게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음제를 판매하는 T사 홈페이지 제품 사용 후기란에 한 구매자는 “OO최음제를 여자친구, 유흥업소 종업원, 노래방 도우미, 나이트 부킹녀 등 총 4명의 여성에게 사용했다”며 “횟수가 적어 객관적이진 않지만 나름 최음제 없이 작업(?)했을 때와 비교 시 분명히 효과는 있다고 판단된다”고 썼다. 

그는 이어 “말 그대로 최음 효과이지 이성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기에 술의 효과를 빌려 여성에게 ‘술 때문이야’라는 하나의 변명 구실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쉽게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솔직히 내 여자친구가 나이트나 클럽에 가서 최음제에 당할까봐 무지하게 걱정된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최음제를 판매하는 B사 홈페이지에는 “나이트클럽에서 2분의 1병을 맥주에 타서 먹였더니 성공했다. 여자가 좋았는지 다음 주에 또 만나자더라” “여자가 4명이었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잔에 (약물을) 섞어 마시게 했더니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아주 효과가 좋았다” “처음에는 효과가 별로라 해서 처음에 한 병을 저녁식사 후, 여성이 화장실 간 틈에 콜라에 몰래 타서 먹게 했다. 그리고 정확히 20분 후 모텔을 갔고, 관계 후 무릎이 까진 적은 처음이었다” “평상 시 관계에 소극적인 아내에게 먹였더니 변태 성행위를 요구했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성적욕구 100% 증대” 허위광고 심각…성폭행 유도 등 범죄양산 우려
고가에 거래되고 있지만 효과 검증된 것 없어…단속 및 대책 마련해야

최음제 구매를 부추기기 위해 성인동영상을 무료감상 할 수 있게 해 놓는다든지, 갤러리 안에 여성들의 나체 사진, 성행위 장면 등을 올리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음제를 판매하는 P 인터넷 쇼핑몰 동영상 게시판에선 성인동영상 실시간 감상이 가능했고, B 인터넷 쇼핑몰 성인포토 게시판에선 수 십 장의 야한 사진들을 별다른 제제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최음제 판매 사이트가 불법이고 아무리 성범죄를 유발할 우려가 높다고 해도 웹페이지 차단 외에는 별다른 근절 대책이 없다. 해외사이트 주소를 도용해 추적이 어렵고, 적발한다 해도 성폭력을 암시하는 광고문구만으로 성 범죄 조장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최음제 성분인 ‘스패니쉬 플라이’를 미국 FDA의 공인을 받은 안전한 약물로 광고하고 있지만, FDA는 이 약물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패니쉬 플라이(Spanish Fly)의 원료는 곤충인 ‘물집청가리’이다. 4000여 년 전부터 프랑스 축산 농가에서는 이 곤충을 말려 분말로 만들어 가축의 교미 발정제로 널리 이용하여 왔다는 말이 전해져 오지만 주로 피부에 자극을 일으켜 사마귀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던 약품이다.

FDA도 스패니쉬 플라이의 주성분인 ‘cantharidian’을 다량 복용하면 혈변·혈뇨·배뇨통·상부위장관 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고, 급성신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스패니쉬 플라이는 100% 천연 허브 성분으로 만들어진 안전한 제품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범람하는 최음제
별다른 근절대책은 없어…

상황이 이럼에도 잘못된 성 의식에 기대 비싼 값을 주고라도 최음제를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 성 개선제를 팔거나 사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전문가들은 “최음제가 범죄에 이용되거나 부작용 등 우려를 낳고 있지만 그 최대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들 스스로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할 당국의 적극적인 단속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 대부분의 최음제는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구토와 울렁거림은 물론이고 의식이 마비되기도 해서 성문화가 개방적인 외국에서도 강간약이라고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성폭행에 악용될 수 있는 최음제가 광범위하게 판매돼 상당수 여성이 무기력하게 성폭행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은 현황 파악과 단속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각한 신장장애와 성폭행을 유발하는 최음제 판매 현황을 조사하고, 약사법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 밀수업자·판매업자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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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