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⑤‘관상성형’ 전문가 박현 원장이 본 성형 후 달라진 톱스타 관상

“얼굴에 칼 대야 잘 풀릴 것이야?”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연예인들의 성형고백은 매번 핫이슈가 된다. 성형을 하면서 더 예뻐지기도 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한다. 솔직하게 성형사실을 고백하거나 수줍게 고백한 여러 스타들, 그들의 관상은 수술 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최근 연예인 얼굴의 미학을 분석한 책 <연예인 그 아름다움의 비밀>을 출간한 박현 성형외과 원장을 만나 연예인들의 성형 전 후 관상을 비교해 봤다.

돈 버는 얼굴 솔비 VS 재물운 약해진 전혜빈
인기 더욱 많아진 유이 VS 부조화 이룬 신이
말년 운 좋아진 김성은 VS 외로운 신봉선
“관상성형은 ‘자연미’와 ‘고유미’ 조화 중요”  

“저는  절대 안한 자연미인이에요”, “쉬는 동안 살이 많이 빠졌어요”라는 변명은 이제 옛말. 

미인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며 당당히 성형고백을 한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연예인들은 “사실 코 했어요”, “눈 살짝 찝었답니다”, “저는 성형돌이에요”, “콧대를 높이면 일이 술술 풀린다고 그래서 했죠”라며 당당하게 성형을 밝히고 있다.

성형이 무조건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일이 아닌 또 하나의 자기관리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온 것. 또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성공이나 재물운 상승, 인생의 새로운 변화를 목적으로 좋은 관상을 만드는 성형시술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관상성형’으로 명성이 높은 박현성형외과의 박현 원장은 “관상성형에 따라 ‘운’이 많이 달라 진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김새를 가졌고 따라서 자신만의 고유의 미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상성형은 개개인의 고유의 미와 균형과 조화를 통한 자연미를 창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돈 버는 얼굴 ‘솔비’

솔비는 지난 해 자신의 성형사실을 털어놓으며 “이 정도 외모면 솔직히 괜찮지 않느냐. 더 이상은 성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님이 주신 얼굴을 성형해 부모님께 가장 죄송하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에 자신감을 찾았기 때문에 수술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솔비는 한 쇼프로그램에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모습으로 출연해 성형 의혹을 받았고 즉각 “눈 앞트임 수술을 받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박 원장은 솔비의 눈 부위에서 좋은 운이 쌓인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솔비는 눈과 눈썹사이가 멀리 있는 게 가장 좋다. 도톰한 입술도 복이 많다”라면서 “눈과 눈썹사이가 깨끗하고 넓으면 전택궁, 즉 재테크와 부의 상징으로 불리는 부동산을 가지고 살며 이상이 높고 뜻하는 바를 이루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또 솔비의 특징은 입꼬리와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다는 것인데, 보통 눈꼬리와 입꼬리가 처지면 울상, 눈꼬리가 처지고 입이 올라가면 음흉한 인상을 풍기는데 그녀는 다행히 둘 다 올라가 귀여운 이미지를 발산한다”고 말했다. 

인기 많은 얼굴 ‘유이’

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유이는 지난 6월 한 프로그램에 친언니와 함께 출연해 어린시절 모습을 깜짝 공개하며 성형논란을 해명했다. 당시 유이는 “쌍꺼풀은 했다”고 인정했다.

박 원장은 최근 무대와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유이의 관상을 이렇게 분석했다. “수술 전에도 눈빛도 좋고 다 좋은 편이다. 특히 유이 얼굴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면서 “눈꼬리가 올라가고 이마와 볼이 달걀 형태를 띠어 인기가 많은 얼굴상이다. 특히 유이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전체적으로 보면 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남성들의 로망인 친숙함, 귀여움, 섹시함. 이 세가지 매력의 원천은 바로 도톰하게 발달된 유이의 눈 밑 앞 광대다”라면서 “앞 광대가 발달되면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어 귀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특히 유이의 경우 앞 광대에 비해 비교적 작은 턱을 갖고 있어 귀여운 이미지가 배가된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말년 운 좋아진 미달이 ‘김성은’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로 출연했던 김성은은 지난해 한 케이블채널에서 9시간에 걸친 성형수술 과정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김성은은 아역스타 이미지에서 탈피, 성인 연기자로 변신하기 위해 콤플렉스로 여겼던 비대칭 얼굴, 구강 돌출, 무턱 등의 성형을 감행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가 있는가 하면 “방
송 복귀를 위한 눈길끌기”, “제작진이 시청률을 위해 과한 성형을 유도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박 원장은 김성은의 이 같은 외모변화에 대해 “성형 후 외모적으로나 관상학 적으로 가장 많이 달라졌다”며 “먼저 입이 과거보다 들어가 보이고, 미소가 자연스러워졌다. 아무리 얼굴이 예뻐도 입꼬리가 처지면 안 예쁘다. 또 무턱교정을 통해 턱을 살려줌으로써 많은 운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턱은 관상학적으로 봤을 때 아랫사람에 대한 인복과 50세 이후의 말년 운을 의미한다. 턱이 후덕하면 부드럽고 원만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말년 운이 좋고 씀씀이가 좋아서 사람이 잘 모인다고 전해진다. 
 
전체적인 조화 못 이룬 ‘신이’

배우 신이는 양악수술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신이는 “연기는 잘 하는데 외모가 빼어나지 않아 떨어진 적도 있고, 화면에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재촬영을 했던 적이 많다”라며 그동안 강한 인상 때문에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없었던 사연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양악수술로 확 달라진 모습을 공개한 신이는 유독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기 위해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성형수술을 솔직히 고백했다.

이에 박 원장은 “배우 신이는 눈이 커지면서 눈하고 눈썹사이가 많이 가까워졌다. 또 코와 인중사이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서 “인중이 길고 눈하고 눈썹사이가 짧으니 밸런스가 깨지는데 눈과 눈썹사이가 조금 넓고 코가 약간 짧아진 뒤 인중이 지금보다 짧으면 훨씬 예쁜 얼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양악수술 후 확 달라진 갸름한 얼굴과 브이라인 턱선이 눈길을 끌지만 관상학적으로도 성형 전 턱선이 훨씬 복이 많은 경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재물운 약해진 ‘전혜빈’

전혜빈은 지난 2002년 여성그룹 러브의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각종 연예프로그램에서 남다른 끼를 발산해 이름을 알렸지만 배우로의 전업은 쉽지 않았다.

결국 전혜빈은  성형을 택했고, 코를 만지고 치열을 교정한 후 확연히 달라진 얼굴로 대중 앞에 섰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성스러워졌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그 전이 훨씬 매력적이었다”는 반응이 혼재했다.

박 원장은 “최근 사진을 보면 과거에 비해 눈과 눈썹사이도 가까워 졌고, 볼살이 빠졌는지 턱선도 많이 갸름해 졌다”면서 “전혜빈씨는 관상적으로 성형하기 전 얼굴이 훨씬 복스럽고 좋은 인상이다”고 말했다. 

턱은 사람의 근성과 뚝심을 나타내, 하관이 발달된 얼굴은 재물을 쓸어 담는 운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하관이 작은 얼굴은 인생의 후반기 복이 약하다고 전해진다.

독수남방 외로운 ‘신봉선’

올해 초 신봉선은 한 토크쇼에 출연해 “어린 시절과 달라진 모습에 쌍꺼풀 성형도 했다고 오해를 받는데 100% 자연산이다”고 억울한 심정을 고백하며 “성형수술은 코만 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신봉선은 성형해도 주목받지 못하는 여자연예인은 자신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는 관상학자가 출연해 신봉선 관상에 대해 “코를 성형한 뒤 일복과 재물복이 생겼지만 코에 살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더 이상의 성형은 욕심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성형 전 신봉선의 코는 들창코에 가까웠다. 들창코는 미관상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줌과 동시에 관상학적으로도 재물이 새어나가고 윗사람의 덕을 받지 못한다는 설이 있다.

신봉선의 성형 전후 사진을 비교한 박 원장은 “코 부분이 성형 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문제는 입이 튀어나온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돌출된 입이 개선돼 보이긴 하지만 관상학에서 입이 튀어나온 것을 취화구라고 하는데, 취화구는 독수남방 즉 외롭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중귀 귀중천”

박 원장은 “일반 성형의 목적은 눈은 크게 코를 높게 하는 것이지만 관상성형의 목적은 얼굴을 귀티나게 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눈이 작아도 쌍꺼풀이 없어도 코가 납작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어 박 원장은 ‘천중귀 귀중천’이라는 말을 인용해 관상성형을 설명했다.

박 원장은 “귀중천은 눈도 귀하고, 코도 귀하고, 입도 귀한데 모두 모아놨더니 천한 얼굴이라는 뜻이고, 이와 반대로 천중귀는 눈도 천하고, 코도 천하고, 입도 천하지만 모아둔 얼굴이 귀티난다는 뜻이다”라며 “다시 말해 관상성형의 목적은 천중귀지 귀중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눈을 크게, 코를 높게 하는 수술이 아닌 개개인의 얼굴에 맞게 조화를 잘 이뤄내 얼굴을 예쁘고 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끝으로 박 원장은 관상학적으로 예쁜 얼굴이 되기 위해선 “얼굴이 작아야하고, 어려 보여야 하고, 여성스러워져야 한다”며 “꼭 관상성형을 한다고 운명을 전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을 호감 가는 인상으로 바꾸고, 이를 통해 스스로 운명을 개척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관상성형은 외모 콤플렉스를 자신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박현 원장은?>


박현성형외과의 박현 원장은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부속 구로병원 성형외과 전임의, 고려대학교 외래 교수를 거쳐 현 박현성형외과에 원장으로 있다.

박 원장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관상성형’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1세대로, “관상성형이야 말로 한국인의 얼굴에 가장 적합한 성형 수술”이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박 원장은 한국인의 특성과 개개인의 얼굴 생김새를 고려해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선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현직 의약전문기자와 함께 연예인 얼굴의 미학을 분석한 <연예인, 그 아름다움의 비밀>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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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