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회장님이 사는 집 -빙그레 김호연

부자 중의 부자 동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과의 시작과 끝에는 ‘집’이 있다. 잠자리를 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의식주 가운데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상이 있다. 재계를 이끄는 리더의 보금자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은 어디서 재충전할까. <일요시사>서 확인했다.
 

이번 주에 살펴볼 회장님 댁은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자택이다. 회장댁을 살펴보기 앞서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빙그레부터 알아보자. 빙그레는 국내 식품업계서 잔뼈가 굵다. 1974년 대일양행을 전신으로 회사의 역사가 시작됐다.

친숙함

1982년 2월 빙그레라는 상호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빙그레의 주요 사업분야는 주가공제품의 제조와 판매다. 40년 넘는 세월을 버틴 빙그레는 국민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다. 

특히 항아리병 모양의 바나나맛우유는 회사 설립과 동시에 출시돼 현재까지도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빙그레는 이를 바탕으로 어엿한 중견기업의 규모를 갖췄다. 지난해 기준 84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09억원, 27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호연 회장은 현재 1992년 회장직에 올라 2008년까지 공식적인 회장 자리를 역임한 뒤 현재 회장 자리서 물러나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회장’으로 불린다. 회사 내의 영향력도 여전하다. 

김 회장은 빙그레의 지분 36.75%를 가진 최대주주 신분이다. 회장 자리를 내려놓긴 했지만 여전히 사내이사(등기임원)다.

김 회장이 살고 있는 곳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이다. 김 회장은 이곳을 1987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자택은 2층 주택이다. 1층 186.72㎡, 2층 186.72㎡, 지층 110.61㎡ 등 연면적 484.05㎡로 구성됐다. 

87년 매입해 현재까지 거주
삼성 이건희 회장 이웃사촌

대지면적은 1261.20㎡로 집계 됐다. 2003년에는 대지 지분 3분의 1을 장남인 김동환씨에게 증여했다. 건물은 김 회장이 2005년 12월 그의 부인인 김미씨에게 소유권을 증여했다.

김 회장의 주택은 높은 담으로 둘러처져 있으며, 잘 관리된 정원이 있는 고급주택이다. 인근에는 김 회장의 주택과 비슷한 규모의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의 개별주택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서울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2005년 1월 기준 33억3000만원으로 평가됐다. 집값은 이후 우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1월1일 기준 109억원으로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불과 13년만에 3배 넘는 가격 상승세를 기록한 셈이다.

용산구 이태원동은 같은 동에 위치한 한남동과 함께 부자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김 회장의 자택도 고급 주택이 밀집돼있는 지역이다. 부자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프라이빗’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태원동은 고도 제한으로 아파트 건설이 어려워 아늑한 점이 부자들이 선호 이유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부자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과거 이태원동은 미군부대와 외국 대사관이 가까워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창구 역할을 했다.  

지난 2016년 ‘재벌닷컴’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1000억원 이상 부자 243명 가운데 48명이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자 가운데 19.8%가 선호하는 곳인 셈. 

눈길을 끄는 것은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사는 부자의 평균 자산이 1조2864억원으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공간 확보
부자 커뮤니티 조성

이 때문에 부자 중 부자들이 거주하는 곳이 한남동과 이태원동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택이 있는 곳 역시 이태원동이다. 특히 이태원동과 한남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역시 이 곳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태원동을 중심으로 삼성 일가들이 모이자 이곳을 삼성가족타운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울러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춘호 농심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같은 곳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주요 기업인들이 사랑하는 동네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태원동은 지리적인 이점도 있다. 남산 2∼3호 터널, 반포대교를 통해 강남 등으로 진출이 용이하다. 아울러 성동구와 광진구로의 진출 역시 뛰어나다. 용산기지 이전으로 이곳의 환경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은 용산 주둔 73년 만에 평택으로 이전한다. 이곳 부지 규모는 243만㎡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생태공원이 조성될 전망이다. 


그동안 해당 부지에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난 8·15 광복절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이며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면서 생태공원 조성사업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대대로 갑부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산구 이태원동은 이촌동, 한남동과 함께 기업 총수들의 거주지로 유명하다”며 “이들은 신흥 부자보다 몇 대에 걸친 전통 부자들이 많은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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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