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한 ‘소개팅 어플’ 실태

‘쪽지’ 세 번이면 스마트폰녀와 ‘홈런’치기 참 쉽죠잉~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솔로탈출을 위한 필수 미팅 어플’, ‘당신의 인연은 1km 안에’.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홍보 문구다.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인연만들기’를 돕는 소개팅 어플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이 쉽게 데이트 상대를 찾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직접 찾을 수 있고, 주선자 없이 소개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싱글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소개팅 어플들이 하룻밤 즐기는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음지에서만 성행하던 ‘어긋난 성문화’가 이제는 스마트폰 속으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한 만남’을 추구하는 초기 개발 의도와는 달리 음란성 문죄와 성범죄 양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간만에 원나잇? ‘OOOO’라는 어플을 하다가 알게 된 여자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 홈런치고 오겠습니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 스마트폰 소개팅 어플의 명칭을 검색어로 입력하자 ‘홈런강좌’ ‘3시간 전 홈런 후기와 인증샷’ 등 이성과의 즉석 만남 관련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꼭 장외 홈런 치세요’, ‘홈런치고 연장까지 꼭 가십쇼’ ‘지금 그 어플 깔러갑니다’ 등의 댓글도 실시간으로 달렸다. 여기서 ‘홈런’은 소개팅 어플로 이성을 만나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보냈다는 의미인 인터넷 신조어다.

소셜 데이팅 어플
꿀인가, 독인가

이외에도 카페 게시글에는 어플을 통해 이성과 만나러 가는 과정은 물론 모텔로 가는 노하우, 상대 여성의 나이와 외모, 신체 사이즈, 직업 등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실제 사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증샷’이라고 불리는 증거 사진이 첨부된 글들도 더러 있었다. 마음이 맞으면 하룻밤 즐기고 부담 없이 헤어지는 ‘원나잇 스탠드’도 불사하는 그야말로 ‘한없이 가벼운’ 일회성 만남이 스마트폰 어플에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카페에서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처음엔 반신반의 했는데 어플을 깔고 여자들에게 만나자는 쪽지를 돌리니 진짜 한두 명에게서 답장이 오더라”며 “즉석만남 결과, 더 쉽게 만남을 허락한 여자일수록 함께 밤을 보낼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소개팅 어플은 최근까지도 각각 운영방식의 차별화를 두고 진화를 거듭하며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반경 1~2㎞ 안에 있는 회원들을 보여주고 상대방의 기본 프로필을 확인한 뒤 서로 쪽지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진 어플, 자신의 프로필과 설명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매일 같은 시각에 어울리는 상대를 추천해주는 공감소개팅 서비스 형식의 어플 등 다양하다.

스마트폰이 만든 새로운 원나잇 문화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즉석 만남’ 가능

또 이 어플들은 이미 남자들 사이에서 원나잇 스탠드의 도구로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퍼져있기도 하다. 소개팅 어플로 이성과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다” “그런 이성들이 은근히 많더라”고 입을 모았다.

번화가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까이 있는 상대를 물색해 ‘어디세요?’ ‘저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술 한 잔 하실래요?’ 등의 쪽지를 돌리면 한 두개의 답장이 온다는 것.

이후 쪽지와 카카오톡으로 적당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즉석만남을 가진다.

실제로 취업준비생 양모(27)씨는 H앱에 가입해 지난 3개월간 10번의 즉석만남을 가졌고, 3번의 원나잇 스탠드에 성공했다.

양씨는 “어플을 통해 이상형에 가까운 여성들에게 쪽지를 남기거나 잘 나온 사진을 내 프로필에 설정해 두면 여성들이 먼저 술이나 한잔 하자고 말을 걸어온다”며 “쪽지를 주고받다 카카오톡으로 사진 교환을 하고 약속을 잡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만남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양씨는 “만남을 가진 뒤에는 술자리를 갖는 게 대부분인데, 당일 연락해 바로 잠자리까지 간 경우도 있었고 먼저 모텔에 가자고 말을 꺼낸 여성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만난 이성과는 두 번 본 일이 없다”고 전했다.

양씨의 말에 따르면 원나잇 헌팅남들은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필을 허위로 작성한다고 한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양씨도 직업란에는 전문직을 쓰고, 나이도 실제 나이를 적지 않았다.

양씨는 “소개팅 어플 자체가 가벼운 만남이다 보니 여기서 정말 내 짝을 만난다는 기대는 하지도 않고, 어플로 남자를 만나러 나오는 여자들에게 나를 모두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포비아
(공포)의 한 단면

1회성 만남이다보니 그에 따른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즉석 만남’에 나섰던 30대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회사원 A(30·여)씨와 오모(28·남)씨는 회원가입하면 자신과 가까이 있는 회원들의 위치와 사진,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알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됐고 이후 해당 어플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지 5일 만에 오씨는 A씨에게 “한 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A씨는 이에 응했다.

그러나 오씨와 만난 A씨가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려 하자 오씨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나잇 하려고 어플에 접속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며 둔기로 A씨를 위협해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또 오씨는 “네가 반항해서 기분을 망쳤다. 성매매 업소라도 가야겠다”며 A씨에게서 ‘보상금’ 명목으로 30만원까지 빼앗아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씨는 다음날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전날 술 마시다 너 때문에 다쳤다. 치료비를 내놔라”며 15만원을 갈취했다. A씨는 범죄 피해자가 됐음에도 오씨가 어플을 통해 자신의 모든 행동을 감시한다는 공포감에 시달리다 경찰에 신고했다.

매일 정오마다 알림이 울리며 새로운 소개팅 상대와 연결되는 방식의 어플을 이용해 오던 직장인 이모(26·여)씨도 즉석만남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 후 외로운 마음을 달래던 이씨는 자신과 어울리는 상대를 골라 매일 매칭해 주는 소개팅 어플을 친구로부터 추천받았다.

음란성 문제와 범죄 양산 등 부작용 초래
유저의 신중함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

상대의 연령·직업·취향 및 일상까지 확인할 수 있고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만 연락처가 공개된다는 점이 좋아 이씨는 이 어플을 자주 이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번듯한 남자상대를 보게 됐고 둘은 대화를 주고받다 만남을 가졌다.

이씨는 “만나기 전까지는 대기업에 종사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바람직한 청년인 듯 행세를 했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다른 사람 같았다”며 “처음 만난 나를 여자친구 대하듯 하며 잠자리를 요구하는 등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남자는 집착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고, 이씨의 집 앞까지 찾아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씨는 “이런 만남을 즐기지 않았지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 끔찍한 경험을 했다”며 “건전하게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이런 부작용은 스마트폰 어플의 한 단점인 것 같다.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소개팅 어플이 갖는 자유로움과 즉흥성이 오용돼 갖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치기반 SNS나 어플은 최근 불거진 아이폰 사용자의 이동 경로 추적과는 달리 개인이 자발적으로 행적을 밝혀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만, 스스로 개인 정보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인 만큼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짜 스마트한
만남을 원한다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소셜데이팅 산업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며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본래 개발 취지와는 반대로 악용 사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개팅 어플을 통한 만남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어플 특성상 사용자의 익명성과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회원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관리자가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도 없어서, 현재의 규제 수준으로는 소개팅 어플이 야기하는 수많은 부작용을 억누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어플의 ‘편리함’을 ‘가벼움’으로 받아들이고, ‘일회성 욕구 충족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만 온 정신을 쏟는다는 것이다. 소셜데이팅 어플은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꿀처럼 달콤할 수도,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개팅 어플의 규제가 허술할 수밖에 없는 현재로서는, 사용자의 신중함만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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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