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한 ‘소개팅 어플’ 실태

‘쪽지’ 세 번이면 스마트폰녀와 ‘홈런’치기 참 쉽죠잉~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솔로탈출을 위한 필수 미팅 어플’, ‘당신의 인연은 1km 안에’.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홍보 문구다.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인연만들기’를 돕는 소개팅 어플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이 쉽게 데이트 상대를 찾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직접 찾을 수 있고, 주선자 없이 소개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싱글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소개팅 어플들이 하룻밤 즐기는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음지에서만 성행하던 ‘어긋난 성문화’가 이제는 스마트폰 속으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한 만남’을 추구하는 초기 개발 의도와는 달리 음란성 문죄와 성범죄 양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간만에 원나잇? ‘OOOO’라는 어플을 하다가 알게 된 여자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 홈런치고 오겠습니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 스마트폰 소개팅 어플의 명칭을 검색어로 입력하자 ‘홈런강좌’ ‘3시간 전 홈런 후기와 인증샷’ 등 이성과의 즉석 만남 관련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꼭 장외 홈런 치세요’, ‘홈런치고 연장까지 꼭 가십쇼’ ‘지금 그 어플 깔러갑니다’ 등의 댓글도 실시간으로 달렸다. 여기서 ‘홈런’은 소개팅 어플로 이성을 만나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보냈다는 의미인 인터넷 신조어다.

소셜 데이팅 어플
꿀인가, 독인가


이외에도 카페 게시글에는 어플을 통해 이성과 만나러 가는 과정은 물론 모텔로 가는 노하우, 상대 여성의 나이와 외모, 신체 사이즈, 직업 등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실제 사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증샷’이라고 불리는 증거 사진이 첨부된 글들도 더러 있었다. 마음이 맞으면 하룻밤 즐기고 부담 없이 헤어지는 ‘원나잇 스탠드’도 불사하는 그야말로 ‘한없이 가벼운’ 일회성 만남이 스마트폰 어플에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카페에서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처음엔 반신반의 했는데 어플을 깔고 여자들에게 만나자는 쪽지를 돌리니 진짜 한두 명에게서 답장이 오더라”며 “즉석만남 결과, 더 쉽게 만남을 허락한 여자일수록 함께 밤을 보낼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소개팅 어플은 최근까지도 각각 운영방식의 차별화를 두고 진화를 거듭하며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반경 1~2㎞ 안에 있는 회원들을 보여주고 상대방의 기본 프로필을 확인한 뒤 서로 쪽지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진 어플, 자신의 프로필과 설명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매일 같은 시각에 어울리는 상대를 추천해주는 공감소개팅 서비스 형식의 어플 등 다양하다.

스마트폰이 만든 새로운 원나잇 문화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즉석 만남’ 가능

또 이 어플들은 이미 남자들 사이에서 원나잇 스탠드의 도구로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퍼져있기도 하다. 소개팅 어플로 이성과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다” “그런 이성들이 은근히 많더라”고 입을 모았다.

번화가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까이 있는 상대를 물색해 ‘어디세요?’ ‘저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술 한 잔 하실래요?’ 등의 쪽지를 돌리면 한 두개의 답장이 온다는 것.

이후 쪽지와 카카오톡으로 적당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즉석만남을 가진다.


실제로 취업준비생 양모(27)씨는 H앱에 가입해 지난 3개월간 10번의 즉석만남을 가졌고, 3번의 원나잇 스탠드에 성공했다.

양씨는 “어플을 통해 이상형에 가까운 여성들에게 쪽지를 남기거나 잘 나온 사진을 내 프로필에 설정해 두면 여성들이 먼저 술이나 한잔 하자고 말을 걸어온다”며 “쪽지를 주고받다 카카오톡으로 사진 교환을 하고 약속을 잡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만남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양씨는 “만남을 가진 뒤에는 술자리를 갖는 게 대부분인데, 당일 연락해 바로 잠자리까지 간 경우도 있었고 먼저 모텔에 가자고 말을 꺼낸 여성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만난 이성과는 두 번 본 일이 없다”고 전했다.

양씨의 말에 따르면 원나잇 헌팅남들은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필을 허위로 작성한다고 한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양씨도 직업란에는 전문직을 쓰고, 나이도 실제 나이를 적지 않았다.

양씨는 “소개팅 어플 자체가 가벼운 만남이다 보니 여기서 정말 내 짝을 만난다는 기대는 하지도 않고, 어플로 남자를 만나러 나오는 여자들에게 나를 모두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포비아
(공포)의 한 단면

1회성 만남이다보니 그에 따른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즉석 만남’에 나섰던 30대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회사원 A(30·여)씨와 오모(28·남)씨는 회원가입하면 자신과 가까이 있는 회원들의 위치와 사진,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알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됐고 이후 해당 어플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지 5일 만에 오씨는 A씨에게 “한 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A씨는 이에 응했다.

그러나 오씨와 만난 A씨가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려 하자 오씨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나잇 하려고 어플에 접속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며 둔기로 A씨를 위협해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또 오씨는 “네가 반항해서 기분을 망쳤다. 성매매 업소라도 가야겠다”며 A씨에게서 ‘보상금’ 명목으로 30만원까지 빼앗아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씨는 다음날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전날 술 마시다 너 때문에 다쳤다. 치료비를 내놔라”며 15만원을 갈취했다. A씨는 범죄 피해자가 됐음에도 오씨가 어플을 통해 자신의 모든 행동을 감시한다는 공포감에 시달리다 경찰에 신고했다.

매일 정오마다 알림이 울리며 새로운 소개팅 상대와 연결되는 방식의 어플을 이용해 오던 직장인 이모(26·여)씨도 즉석만남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 후 외로운 마음을 달래던 이씨는 자신과 어울리는 상대를 골라 매일 매칭해 주는 소개팅 어플을 친구로부터 추천받았다.

음란성 문제와 범죄 양산 등 부작용 초래
유저의 신중함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

상대의 연령·직업·취향 및 일상까지 확인할 수 있고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만 연락처가 공개된다는 점이 좋아 이씨는 이 어플을 자주 이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번듯한 남자상대를 보게 됐고 둘은 대화를 주고받다 만남을 가졌다.


이씨는 “만나기 전까지는 대기업에 종사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바람직한 청년인 듯 행세를 했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다른 사람 같았다”며 “처음 만난 나를 여자친구 대하듯 하며 잠자리를 요구하는 등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남자는 집착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고, 이씨의 집 앞까지 찾아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씨는 “이런 만남을 즐기지 않았지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 끔찍한 경험을 했다”며 “건전하게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이런 부작용은 스마트폰 어플의 한 단점인 것 같다.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소개팅 어플이 갖는 자유로움과 즉흥성이 오용돼 갖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치기반 SNS나 어플은 최근 불거진 아이폰 사용자의 이동 경로 추적과는 달리 개인이 자발적으로 행적을 밝혀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만, 스스로 개인 정보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인 만큼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짜 스마트한
만남을 원한다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소셜데이팅 산업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며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본래 개발 취지와는 반대로 악용 사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개팅 어플을 통한 만남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어플 특성상 사용자의 익명성과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회원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관리자가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도 없어서, 현재의 규제 수준으로는 소개팅 어플이 야기하는 수많은 부작용을 억누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어플의 ‘편리함’을 ‘가벼움’으로 받아들이고, ‘일회성 욕구 충족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만 온 정신을 쏟는다는 것이다. 소셜데이팅 어플은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꿀처럼 달콤할 수도,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개팅 어플의 규제가 허술할 수밖에 없는 현재로서는, 사용자의 신중함만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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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