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부탁해> 출간한 나성린 의원(한나라당)

“젊은층 이념적 편식 막고, 우파정책 타당성 위해 힘쓰겠다”

[대담=이주현 기자]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대한민국을 부탁해>라는 우파담론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젊은이들의 이념적 편식을 막고 이념과 정책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함이 집필 이유이다. 나 의원은 인터뷰 내내 보수우파의 당위성과 필연성에 대해 확고하고도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경제통으로 일컬어지며 진정한 우파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나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봤다.

최홍재 시대정신 이사와 대담형 우파담론집 출간 화제 
내년 총선 ‘강남을’ 출마 예정, 정치 외연 확대 가속화


나성린 의원은 ‘경제통’답게 우리사회의 현 실태를 조목조목 분석하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사회는 현재 경제적·사회적으로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2019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질성장률이 5% 이상 돼야 하는데 현재 잠재성장률도 4% 이하로 떨어졌다.”

“소위 말해 소를 키울 생각은 안하고 쓸 생각만 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선진국으로 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그는 특히 국가 전반에 걸친 심각한 포퓰리즘을 지적하며 여야를 불문하고 성장잠재율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 의원은 또 현재 내년 총선을 위해 부단히 뛰고 있다. ‘강남을’ 지역 출마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사무실을 개소하고 점차 정치적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그의 최대 화두는 단연 ‘표퓰리즘 없는 경제대국’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와 책의 간략한 소개를 해 달라.
젊은이들은 경쟁력을 키울 생각, 주로 우파들의 생각을 싫어한다. 우파가 주장하는 생각과 사상, 이념 자체를 상당히 싫어한다. 책방에 가보면 좌파담론집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이념적 편식을 해서는 나라가 위험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이념적 편식을 막기 위해 우파와 좌파의 이념과 정책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 우파가 좌파보다 무조건 낫다고 하지 않았다. 이 책의 특징은 알기 쉽게 대담집으로 썼다. 우파 정책의 타당성을 말하기 위해 애썼다.


“보수와 진보의
이분화는 잘못”


- 보수우파란.
▲ 보수와 진보의 이분화는 잘못됐다고 책에서 집필했다. 보수는 기득권 세력이고 기존의 잘못된 것들을 보호하고 유지하려는 세력으로 인식되어 있다. 보수는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계승·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은 ‘수구보수’다. 우리는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 우파는 성장효율, 시장경제를 중요시 한다. 당분간은 우파가치를 중심에 두고 우파가 가진 약점을 좌파적인 가치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 역으로 진보좌파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진보라는 용어자체가 참신하고 좋게 인식되어 있다. 진보는 기존의 잘못된 것을 고쳐가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보다. 우리 사회의 진보는 그렇지 않다. 기존의 잘못된 것을 바꿔가며 보수가 주장하는 잘못된 것을 개혁해야 되는데 보수가 주장하는 장점을 뒤집으려 한다. 이것이 ‘수구진보’다. 수구진보와 수구좌파는 모두 잘못됐다 생각한다. 좌파 우파로 표현했으면 한다. 정확한 용어 선택이 필요하다. 좌,우파 모두 장단점이 있다. 좌파는 시장역할보다 정부역할을 더 중요시 한다. 분배와 평등을 중요시 한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개념은 다르다 생각한다. 


- 한나라당의 고질적 문제인 ‘친이-친박’ 계파갈등에 대한 입장은.
 현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3년간 친이-친박간 갈등으로 인해 당은 하나였지만 사실상 ‘두나라당’이었다(웃음). 친박계 의원은 민주당보다 강하게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서로 반성하고 협조하고 통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판기념회에서 친이-친박이 다 모였고 우리사회의 합리적 보수단체의 지도자들이 다모였다. 이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현재의 한나라당을 평가한다면.
 상당한 위기에 놓여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제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하나만은 살리겠다고 했는데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 세계역사상 가장 큰 경제위기를 맞았다. 우리는 세계가 놀랄만큼 빨리 극복했지만 국민개개인의 생활이 나아지지 않아 실망했다. 경제위기 이전보다 생활이 나아지기는 힘들다. 전 세계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상황이 낫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에서는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만들어 줬는데 왜 당의 기본가치와 보수의 기본가치를 지키지 않고 흔들리고 있느냐? 민주당 따라가기 식을 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있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정치를 참 잘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독재’라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 정치적인 문제는 조금 등한시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지지층과 비지지층의 비난을 한 번에 받았다. 경제, 정치 부분에서 굉장한 위기에 처했다 생각한다.

-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예상해 본다면.
 굉장히 어렵게 보고 있다. 당 대 당 선거라면 해볼 만하지만 정치권에 실망한 시민단체 후보와 맞서 싸우고 있는 현실은 굉장히 불리하다. 안철수라는 국민적 아이콘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더욱더 힘든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날이 다가오면 박 후보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다보면 안철수 거품이 빠질 것이고 나경원 후보의 경쟁력과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 야권에서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며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전망해 본다면.
 쉽지가 않다.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그분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민주당도 알고 있어 ‘선거 공학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좌파후보단일화’를 해서 한나라당과 대결하려 한다. 그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동안 친이-친박간의 갈등이 있었고 보수우파세력도 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결정을 하지 않고 있어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내 통합을 이루고 보수우파세력과 연합을 하고 자유선진당과 후보단일화 내지 연합을 해야 한다.

-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는 것인지.
우리는 야당과는 다르다. 우리는 ‘가치연합’이다.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 야권은 민주당과 민노당의 가치가 전혀 다르다. 단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연합이다. 바람직하지 못한 연합이다. 독자적으로는 이기지 못하니 가치가 다른 세력과 연합해 선거에 이겨보겠다는 것이다. 다분히 ‘선거 공학적’이다. 국가 장래를 봐서 바람직하지 않다. 대북관계, 통일정책, 복지정책 등에 대해 굉장히 많은 혼란과 갈등을 가져올 것이다.

“한나라당의
상당한 위기”


- 이번 재보선과 내년 총선, 대선의 최대화두는 ‘복지’다. 올바른 ‘복지’에 대한 생각은.
 복지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복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유 브랜드다. 좌파는 증세를 해서 잘사는 사람을 끌어내려 재원을 마련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자는 것인데 그것은 맞지 않다. 나라 경제가 무너지게 되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오히려 서민빈곤층이 어렵게 된다. 경제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복지가 없는 성장은 가능하지만 성장이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성장을 하면 일자리도 생기고 세금도 많이 걷힌다. 그 세금으로 빈곤층을 돌볼 수 있으니 더욱더 효과적인 복지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급진적 복지정책은 나라 경제를 망치는 것이 된다. 복지를 강화하되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복지에 대한 지출도 저절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 당의 감세철회에 대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야당에서는 ‘부자감세’라 주장하지만 전혀 부자감세가 아니다. 감세의 목적은 기업경쟁력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상대국보다 세 부담을 높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소득세는 부자에 대해 해주지 않았다. 법인세도 중소영세기업에 대해 다 감세 해주었다.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반 만하지 않았다. 부자감세가 전혀 아니다. 감세를 계속 추진하길 바랐지만 경제위기가 오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지역구 의원들의 우려가 많았다. 감세에 대한 원칙을 지키지만 타협의 필요성을 느껴 타협했다. 나머지 감세에 대해서는 당분간 유보했다.

- 부자감세로 84조원의 손실이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잘못된 주장이다. 대기업과 부자를 타깃으로 감세를 한 적이 없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감세액은 몇 년 치 축척된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다. 감세의 효과로 인해 우리경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했다. 지난 정부시절 세금폭탄으로 인해 기업이나 우리사회의 국부창출 세력들이 정부에 신뢰감을 잃었지만 이번 정부 들어 기업들이 신뢰를 가지게 됐다. 세수손실이 있긴 했지만 경제성장으로 인한 세수증대로 모두 상실화 됐다. 감세의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우파가치를 중심에 두고 우파가 가진 약점을
좌파적인 가치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경제전문가로서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경쟁력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는 ‘개방형소국경제’다. 외부의 충격에 굉장히 약하다. 경제위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정도의 경제펀드멘탈로는 견뎌내기 힘들다. 특히 ‘외화유동성부족’ 같은 위기가 오면 외국투자자들이 금방 빠져나가게 된다. 현재 3000억불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지만 순식간에 고갈될 수 있다. 경제펀드멘탈과 기업의 경쟁력을 보강하고 경제안전망, 금융안전망을 계속 보강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이 안 된다면 빈발하는 경제위기에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잠재성장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된다. 2차 대도약이 필요하다.


-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대통령의 MB노믹스가 잘못됐다는 말인가.
 MB노믹스 자체는 옳았다. 잠재성장률을 높여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려 했다. 감세, 규제완화, 개방화 확대, 공기업선진화,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을 하려 했는데 불행이도 쇠고기파동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했다. 제대로 실행해 보지도 못하고 ‘작은 정부 큰 시장’ 원칙이 무너져 버렸다. 향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굉장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인천국제공항 매각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겁다. 매각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지.
 DJ정부때부터 민영화하기로 하고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최고 49%를 매각하고 51%는 정부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민영화가 아니다. 인천공항 3차 확장공사가 예정되어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인데 이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이다. 지분매각은 명실상부한 국제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잠재성장율 높여
2차 대도약 해야”


- 이른 감이 있지만 이명박 정부를 평가한다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출발도 좋았고 국가적인 목표도 좋았다. 외적으로 경제 위기, 내적으로 광우병 파동과 정치적 실패, 인사 실패 등으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기초체력을 키우는데 실패 했다 본다. 그렇지만 상대 어느 나라보다 경제위기를 잘 극복했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지.
 3개월 전부터 ‘강남을’에 사무실을 내놓고 열심히 활동 중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지역으로써 아무나 갈수 없는 곳이다. 강남 유권자들이 원하는 스펙이 있다. 학벌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또한 한나라당의 가치를 철저히 지키고 실천 노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갖췄다. 한나라당과 보수우파의 가치를 위해 싸웠고 정책능력도 있다. 강남에서만 22년을 살았다. 자격이 있다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

- 남은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2~30대 젊은이들의 우파, 한나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과 분노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이다. 책을 쓴 목표도 그것이다. ‘북 콘서트’도 열고 젊은 층과 대화·소통을 많이 해 반한나라당과 반우파에 대한 사고를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두 번째는 지나친 포퓰리즘을 억제하기 위한, 나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발을 위해 힘써서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성린 의원 프로필>

▲ 서울대학교 경제학사
▲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
▲ 제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비전위원회 위원장
▲ (재)여의도연구소 부소장
▲ 한반도 선진화재단 부이사장
▲ 선진화국민회의 정책위원장
▲ 한국재정?공공경제학회 회장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의장, 경제정의연구소장
▲ 영국 ESSEX대 경제학과 조교수
▲ 미국 WASHINGTON대 경제학과 초빙부교수
▲ 매일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 동아일보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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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