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 선언 나경원 후보자

얼짱 똑순이 서울시장 될까?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한다. 나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다음날인 23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자와의 양강 체제로 굳혀지게 됐다. ‘얼음공주’ ‘버럭경원’ ‘원더우먼’ ‘주어경원’ ‘얼짱 국회의원’ 등 수많은 별명을 보유한 그녀의 모든 것을 빠짐없이 공개한다.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 서울대 거쳐 사법시험 합격
이회창 전 대표 요청에 한나라당 입당해 정치 첫발


1963년 12월 6일, 네 명의 딸 중 첫째로 태어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자는 계성초등학교 시절 아동극 연출 지도교사로 온 탤런트 서인석에게 오디션을 통해 발탁되어 연극부 활동을 하기도 했다. 숭의여자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여자고등학교 시절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전체 557명 가운데 1등을 차지할 정도로 3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거쳐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하고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인석 오디션
발탁돼 연극부

사법연수원 24기를 10위권 이내의 성적으로 수료한 나 후보자는 1995년 부산지방법원 판사에 임용되어 4년간 근무했다. 이어 1999년 인천지방법원, 2002년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역임했다. 판사 재직 당시, 대학 시절에 만난 김재호 서산지원장과 결혼했다.

나 후보자는 2002년 제16대 대선 기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요청에 따라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판에 발을 들였다. 국내에서 여성판사가 정치권에 뛰어든 것은 추미애 민주당 의원 이후 두 번째다. 나 후보자는 “소신 판결을 해온 이회창 후보를 법관시절부터 존경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3월, 이 전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하자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2003년 7월 나 후보자는 한나라당 운영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다시 정계에 등장했다. 이어 그해 12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위원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이듬해 3월 비례대표 11번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당선 직후 교수출신 당선자들과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정책을 공부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춰 나갔다. 당선자 연찬회에서는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중도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초재선의원의 모임인 ‘푸른정책연구모임’의 발족과 동시에 참여했다. 당초 문화관광위원회에 지원했지만 초선의 핸티캡에 막혀 정무위에 배정되기도 했다.

나 후보자는 또 딸이 다운증후군을 앓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경험을 살려 국회의원과 장애아동 부모 및 전문가 등이 의견을 나누는 연구모임 ‘장애 아이, We Can’을 만들고 회장을 맡았다. 이어 한나라당 당직 개편에서 장애인복지특위 위원장을 역임했다.

2004년 국정감사에서 나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회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적극 검토하려 했다는 금감위 내부 문건과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의 민간 위원 대다수가 국민은행 김정태 전 행장의 중징계에 반대했었다는 의사록을 공개해 일대 파란을 불러왔다.

이후 국감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했으며, 행정부 산하 자문위원회들의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자문위원회 기본법 제정안’을 제출했다.

장애 있는 딸 이유로
연구모임 회장 맡아

나 후보자는 2005년 1월 원내부대표로 임명된 데 이어 그해 2월에는 당 윤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후 한나라당의 공보부 대표로 활동하며, 한나라당의 사학법 통과에 반발하거나 검찰의 X파일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당의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출자총액제한제 법안 폐지를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기도 했다.

2006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오세훈 전 시장이 결정되자, 나 후보자는 오 전 시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전여옥 의원에 이어 나 후보자를 유기준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 공동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나 후보자는 당대변인으로서 일하며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논문 이중보고를 비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의 바다이야기 판매회사 근무와 관련한 의혹제기를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된 언급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입만 열면 설화를 일으키는 개구즉화”라는 당을 대변하는 논평을 남기기도 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 경선서 원희룡 여론조사 이겨
분당을 보궐선거서 강재섭 전 대표 밀다 정치적 고비


그 후 17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시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지망했지만 결국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정되었다. 그러나 임기 중 변호사 겸직으로 이종걸 민주당 의원, 박세환 전 의원과 함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3월에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1년8개월 동안 맡아왔던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서울특별시 중구에 공천을 받아 앵커 출신 신은경과 대결을 펼쳐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나 후보자는 한나라당의 제6정조위원장을 맡았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 의원을 맡기도 했다.

나 후보자는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차를 불심검문한 것과 관련, 2008년 9월4일 공직자의 종교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을 제출했다. 또 어청수 전 경찰청장이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9년 새해부터 미디어 관련 22개법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첨예한 대립을 앞두고 있을 때, 이 법안을 담당하는 국회 문방위의 한나라당 간사였던 나 후보자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나 후보자는 “미디어 관련법은 1월 여야 합의정신과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결국 문방위의 위원장이었던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이 기습상정으로 이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이후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협상과정에서, 나 후보자는 안상수 원내대표가 제안한 민주당의 시행 유보안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신문사도 지상파에 진입시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반발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 후보자의 정치 행보에서 질적인 도약대는 2010년 6월 서울시장 선거 후보 경선이었다. 당시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3선이던 원희룡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는 승리했다. 그해 7월 전당대회에서는 3위의 성적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론조사에선
박원순에 뒤져

나 후보자는 지난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밀다 정치적 고비를 맞았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출마를 추진했던 친이계 안상수 대표, 원희룡 사무총장과 부딪쳤고 강 전 대표가 나선 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밀린 뒤 지도부 책임론에도 휩싸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7·4 전당대회에서 다시 3위로 지도부에 재입성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누르고 1위를 한 대중성이 힘이 된 것이다.

그리고 나 후보자는 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다. 일단 여론조사에선 박원순 후보자에 뒤지고 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진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자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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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