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바쁘다…살인적인 스케줄 ‘녹초’
일·미래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가요계 인기 정상의 아이돌 그룹 중 일부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바쁜 스케줄이 빚어낸 아이돌 스타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과로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일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하루 스케줄을 보면 방송이 있는 날은 오전부터 음악 프로그램 리허설을 하고 본 방송을 마친 후,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과 야간 행사까지 소화해야 하니 식사도 대기실에서 도시락을 시켜먹거나 이동 중 김밥 등의 분식으로 때운다. 한 멤버가 감기에 걸리면 우후죽순 걸리기 일쑤다. 해외 진출로 인해 잦은 비행을 하는 팀은 몸이 녹초가 된다.
이들은 공백기에도 새 음반 발매 한 두 달 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녹음, 뮤직비디오와 음반 재킷 촬영, 안무 연습 등으로 며칠 밤을 꼬박 새운다. 육체적인 피로가 쌓인 가운데 컴백해 방송 출연과 언론매체 인터뷰를 시작하니 대기실과 차로 이동하는 시간에 ‘쪽잠’을 자기 일쑤다.
매니저 A씨는 “방송 컴백 일정이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 모든 준비를 마치기 위해 무리하게 스케줄이 진행되기도 한다”며 “활동을 시작하면 짧은 시간에 음반 홍보를 몰아서 해야 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리가 되기도 한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팀의 경우 그 강도가 더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스타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어린 나이에 규제가 있는 숙소에서 함께 생활한다. 가요관계자들은 수많은 팬들이 있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 어린 나이의 멤버들이니 불미스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 그룹 멤버는 한 방송에 나와 “휴대전화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각자 오디션을 거쳐 모르던 멤버들이 팀을 이루니 단합을 위한 것이라는 말들도 한다. 이들을 관리하는 매니저가 함께 산다. 그러나 최근 소속사들은 이들에게 적절한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은 1990년대 아이돌 그룹의 숙소생활과 달라진 풍경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스케줄에 의해 온 종일 움직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가수와 연기자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다 보니 맡은 임무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한순간에 스타덤에 오른 그룹의 한 멤버는 “인기와 수입, 경험이라는 대가가 있지만 말 재주가 없으면서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웃겨야 하고, 무대에서는 라이브를 하다 실수를 내거나 가사가 틀리면 어쩌나 늘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현재 활동을 중단한 그룹의 한 멤버는 “여느 친구들이 젊은 나이에 경험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 않나”라며 “인기가 떨어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포장마차, PC방이나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