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버티는 MB 진짜 속내는?

말하기 싫다 먹기 싫다 살기도 싫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지난달 26일과 2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두 차례 방문 조사를 거절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고 말했다. 또한 “추가 조사에 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조사를 거절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본인을 향한 혐의와 의혹에 대해 ‘정치적 보복 수사’라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행보는 ‘전략’ 또는 ‘자충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는 만큼 향후 다툼의 소지가 있는 혐의에 대해서는 법정서 가리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스스로 검찰 조사를 부정하며 ‘정치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놓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이와 반대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재판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수인번호 716
독방에 수감

지난달 26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찾았다. 구치소 방문 조사를 위해서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조사를 거절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강훈 변호사는 이날 서울 대치동 법무법인 ‘열림’ 사무실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접견 때 이 전 대통령과 논의했다”며 “논의 결과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경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서울동부구치소(이하 동부구치소)로 첫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일부 검찰 실무진들은 오전에 미리 동부구치소를 찾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검찰은 예정된 대로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가 설득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끝까지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인사라도 하고 오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검찰은 강 변호사를 통해 조사 거부 입장이 담긴 서면만 받았다.

'입 꾹~' 검찰 방문조사 거부
"정치적 보복 수사" 기조 유지

이 전 대통령은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사 거부 이유를 밝혔다. 

강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을 준수하는 차원서 저번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속 후에도 검찰은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다만 강 변호사는 “검찰 조사를 다 거부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재판은 당연히 와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글이 올라왔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그를 대신해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글의 내용은 ‘천안함 8주기 추모 메시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통일되는 그날까지 매년 여러분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어 유감”이라며 “비록 직접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결코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자들은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묘역에 방문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을 대신해 방명록에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 내용은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의 내용과 같았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측근들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전임 대통령의 행보인 만큼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안보를 중시하는 태도를 취했고 구속에 대한 불만 역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지층을 비롯한 보수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일에 이어 28일 검찰은 두 번째로 구치소를 방문했다.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방문조사를 시도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거절했다. 

검찰은 아침, 점심, 저녁 총 세 차례 이 전 대통령을 설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만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거듭된 검찰의 설득에 “도대체 왜 아까 한 얘기를 반복하느냐”며 화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계속해서 이 전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국민적으로 관심이 많고 중요한 사건인 만큼 변호인단의 충분한 조력을 통해서 입장을 소명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된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고, 피의 사실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어 검찰 수사에 ‘정치보복 수사’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조사 거부를 통해 정치보복이라는 당위성을 스스로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기자회견서부터 지금까지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걸고 있다. 지난 기자회견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며 “최근 검찰 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역시 그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묵비권 행사
검, 계속 설득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서 무죄를 받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그만큼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공격 내용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의 법정 공방서 승세를 잡아 무죄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은 다소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검찰은 불가피하게 이 전 대통령의 주변인과 가족을 수사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의 가족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이하 김 여사)는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중 5억여원에 대해 공범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07년 대선 전후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현금 3억5000만원과 양복 등 의류 1000여만원 어치를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이명박정부 시절엔 이 전 회장이 현금 1억원이 담긴 명품 가방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같은 해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약 1억원을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다음날인 23일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김 여사 측과 접촉했다. 검찰 수사팀은 김 여사 측에게 조사 방식과 장소를 물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비공개 조사방식에 있어서는 합의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전직 영부인 신분이었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사가 이뤄지는 장소서 서로 엇갈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자택인 논현동서 방문 조사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자택이 아닌 제 3의 장소를 원했다. 장소에 대한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미 지난 2월25일 검찰에 한 차례 소환된 바 있다. 
 

시형씨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으로부터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에스엠(SM)'의 자회사 ‘다온’에 40억원을 무담보 저리로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MB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을 재판에 넘기는 공소장에 시형씨를 배임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하루 전날 새벽에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은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며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에 앞서 자신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수사에 적극 임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를 전부 거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과 아들은 현재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건 그의 전략 중 하나겠지만 주변 가족들에 대한 수사의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가족들은 이미 범죄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향후 재판 과정
불리하게 작용

지난달 23일 오전 12시경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에 도착해 독방에 수감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하는 주요 사건 피의자들 대부분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다. 

그러나 서울구치소에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에 결정적인 증언을 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수감돼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에 있어 이 전 대통령마저 이곳에 수감된다면 경비 부담이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가 아닌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동부구치소에는 현재 국정 농단의 중심에 있던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

구치소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교도관에게 인적사항을 짧게 밝히고,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어 휴대한 소지품을 영치하고 미결수 수의로 옷을 갈아입었다. 미결수 수의를 입은 건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수인번호 716번을 왼쪽 가슴에 달고 머그샷(수용기록부 사진)을 찍었다. 뒤이어 구치소 내 규율 등과 관련해 설명을 듣고 의류와 침구, 세면도구 그리고 식기세트 등을 받았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본인의 수용실을 배정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 12층 독방서 생활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와 안전 등을 고려해 12층은 비웠다. 

수감된 공간은 10.13㎡ 면적으로 약 3평, 화장실 까지 포함하면 13㎡(약 4평) 가까이 된다. 일반 독거실은 약 2평 정도의 크기다. 방에는 TV와 거울, 이불, 매트리스,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선풍기 등이 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 77세로 고령인 나이에 자정이 지날 때까지 입소 절차를 밟았던 것을 고려한 까닭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일반 수감자와 같은 식단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서 공개한 동부구치소 수용자동 주간 식단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 모닝 빵과 잼, 두유 그리고 양배추 샐러드를 받았다. 

점심에는 돼지고기김치찌개와 마늘쫑중멸치볶음, 조미 김, 깍두기가 제공된다. 저녁에는 감자 수제비국과 오징어젓갈무침, 어묵조림 그리고 배추김치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식사가 끝나면 세면대서 식판과 식기를 씻어 반납해야 한다. 일과 역시 일반 수용자들과 같다. 하루에 45분 정도는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외부인 면회의 경우 하루 한 차례 15분정도 선에서 가능하다. 취침시간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30분까지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딸 주연씨 등은 구치소를 찾았지만 이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영치금만 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전 대통령은 강 변호사 등과 만나 향후 있을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가 불발된 건 구치소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구치소를 비롯해 법무부 역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은 아들 시형 씨 등 자녀들을 만났다. 김 여사는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독거실에 종일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논현동 자택서 가져온 성경책을 읽기도 했다. 

휴일에는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기에 변호인은 따로 만나지 않았다.

MB주변인들
범죄 의혹도

26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일부 친인척들에 대해 면회금지 등 접견제한 조치를 취했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은 다스 회장과 공범으로 지목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접견제한 조치를 받았다. 다만 친아들인 시형씨는 해당되지 않는다. 28일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온 아들 시형씨와 만났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신식 교도소에 수감된 MB

이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동부구치소는 작년 9월 새롭게 개소한 곳이다. 동부구치소의 옛 이름은 성동구치소였다. 

동부구치소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색담벼락에 철조망이 가득한 교도소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높은 벽 대신 개방형 울타리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또 기존의 실외 운동장 대신 실내 운동장을 설치했다. 

전국 교정 시설 가운데 가장 최근에 지어져 깨끗하고 시설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원 및 검찰청사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수>


<기사 속 기사>MB 구속에 복수의 칼 가는 정진석?

지난달 23일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된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이제 다들 속이 후련한가. 역사는 반복된다. 너희들 차례다”라며 특정인을 지목하는 듯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어코 손에 피를 묻혔습니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집 앞에 몰려가 환호작약했습니다. 퇴임한 지 5년 지난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사법정의입니까”라며 되물었다.

 이에 24일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서 “더 이상 국민들의 화를 돋우지 말고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자중하기 바란다”며 맞받아쳤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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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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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