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평창동계올림픽 화제의 선수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2.28 14:27:21
  • 호수 1155호
  • 댓글 0개

빙상·설상 뜨겁게 달군 최고 스타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해 외신들을 비롯해 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주인공은 역시 선수들이었다. 17일 동안 메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선수들은 누구였을까.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서 열렸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전 세계 92개국서 선수 2925명과 임원 등 6500명이 참가했다. 88개국서 2858명이 참가했던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대회보다 4개국, 67명의 선수가 늘었다. ‘적도의 나라’인 에콰도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코소보, 나이지리아 등 눈도 얼음도 구경하기 힘든 6개 나라가 평창올림픽을 통해 동계 스포츠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휘날린 한반도기]
[남북한 공동입장]

미국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단일국가로는 가장 많은 24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한국도 15개 전 종목에 걸쳐 선수 145명과 임원 75명 등 총 2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다. 또 소치 대회보다 4개의 금메달이 늘어나 모두 15개 종목서 역대 최다 규모인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이전에는 소치 대회서 6개 종목, 71명이 출전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개막식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 입장했다. 이날 개막식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 기를 들고 아리랑 선율에 맞춰다.


남북한이 국제대회서 공동 입장한 건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이래 역대 10번째고,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었다. 남북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경기를 벌였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그야 말로 선수들의 축제였다. 메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화제의 선수들 면면을 살펴봤다. 

[개막식 이슈]
[통가 근육맨] 

영하의 날씨 속 ‘통가 근육맨’의 과감한 탈의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서 통가 대표로 국기를 들고 나선 티파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였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땐 태권도 선수로 출전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서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한 것. 

리우올림픽 당시도 통가의 전통 의상인 ‘마나파우’를 입고 개회식에 나서 전 세계인의 집중 관심을 끌었던 그는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 속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도 깜짝 상의 탈의한 채 기수로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회식이 끝난 뒤 타우파토푸아는 “나는 전혀 춥지 않았다”며 “나는 통가서 왔다. 우리는 태평양을 건너는 사람들이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15km 경기서 119명 가운데 114등으로 골인하며 완주에 성공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우승자인 다리오 콜로냐보다 22분57초2 뒤처진 56분41초1에 경기를 마쳤다.

[아이언맨 비상]
[새 황제 등극]

설 연휴 ‘한국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이 썰매 황제에 올랐다. 지난  16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서 속개된 남자 스켈레톤서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은 이번 금메달로 평창올림픽 강원전사로 ‘아시아 최초’ 썰매종목 올림픽 금메달, 한국 설상·썰매종목 올림픽 메달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92개국 2925명 역대 최대 규모 자랑
평창서 울고 웃고…사건사고도 잇달아 

기록부문서도 윤성빈의 독주는 빛났다.이날 윤성빈은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3분22초18)와는 1초 이상의 완벽한 격차를 벌렸다.이날 윤성빈이 트레구보프와 벌린 1초63의 격차는 역대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역사상 가장 큰 수치였다.

윤성빈의 활약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 톱 이슈가 됐다.

미국 NBC 방송은 “윤성빈이 4차례 주행 모두 가장 빠른 기록을 내며 충격적인 업적을 남겼다.그의 주행은 세기의 퍼포먼스였다. 그는 이 종목의 전설처럼 보였다”고 극찬했다. 

[역시 최강!] 
[효자 쇼트트랙]

한국 쇼트트랙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쇼트트랙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한국에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긴 ‘효자종목’으로 올라섰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획득함에 따라 역대 동계올림픽서 통산 24개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양궁이 역대 올림픽서 수확한 ‘금메달 23개’를 뛰어넘는 수치다.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조가 여자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날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서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앞서 준결승전서 넘어졌지만 탁월한 팀플레이로 최하위로 뒤쳐졌음에도 1위로 결승 티켓을 따냈던 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동시에 올림픽 신기록을 세워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 선수들이 외신들의 극찬과 관심을 받았다. 


앞서 임효준은 지난 10일 오후 7시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진행된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출전, 2분10초48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클린 올림픽?]
[또 도핑 파문]

‘클린 올림픽’을 표방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도핑한 선수들이 적발되면서 오점을 남겼다. 먼저 일본의 쇼트트랙 사이토 게이가 도핑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반도핑 분과는 지난 13일 사이토 게이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반도핑 분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ISU)의 요청에 따라 심사했고 도핑 위반 사실을 확정했다. 사이토가 복용한 약물은 이뇨제인 아세타졸아마이드 성분이다. 이뇨제는 보통 다른 금지 약물 복용을 숨기기 위한 ‘마스킹 에이전트(은폐제)’로 쓰여 금지 약물로 지정돼있다.

컬링 믹스더블 러시아 동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서도 금지약물 멜도늄 성분이 검출됐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공보담당 콘스탄틴 비보르노프는 지난 20일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그의 몸에서 금지약물(멜도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근경색, 협심증 치료제인 멜도늄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6년 1월1일부터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로 등록됐다. 


슬로베니아 아이스하키 지가 제그릭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퇴촌 명령을 받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20일 “제그릭의 소변 샘플서 페노테롤 성분이 검출됐다. 페노테롤은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 금지 약물”이라고 밝혔다. 제그릭은 이번 올림픽서 세 번째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다.

[국제적 망신]
[팀 추월 논란] 

피겨스케이팅서 좋은 소식만 있던 건 아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과 왕따 논란이 불거지면서 평창올림픽 중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서 열린 준준결승서 네덜란드와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 중반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점차 벌어졌고, 결국 마지막 주자 노선영이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해야 했다. 이후 한국은 3조 경기가 종료된 시점서 6위로 밀려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각양각색 사연 가진 
이색 선수들의 향연 

팀추월은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으로 팀의 기록이 결정된다. 즉 3명의 선수가 함께 속도를 맞춰 타는 것이 기본인 종목이다. 그럼에도 김보름-박지우는 노선영을 두고 둘만 피니시라인을 들어왔다. 노선영이 한참 뒤에 들어왔고 한국의 기록은 노선영이 들어오면서 기록됐다.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노선영을 저격하는 듯한 인터뷰를 해 팬들의 분노를 샀다. 결국 두 선수의 대표 자격 박탈과 빙상연맹의 개혁을 촉구하는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이 기자회견서 사과하고 해명했지만 노선영이 이를 또 부인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논란에 외신 역시 질타했다. 

영국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팀원을 왕따시킨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2명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한국 국민들의 청원이 35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뉴욕포스트는 “(동료를) 괴롭힌 팀은 한국의 스케이터를 눈물 속에 남겨뒀다”는 제목으로 “한국의 3인조는 경기 동안 하나의 팀으로서 스케이트를 타는 데 실패했다. 노선영이 경기장서 울고 있을 때 밥 데 용 코치가 그를 위로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전하며 ‘국가적 망신’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재미로 출전]
[어쩌다 금메달]

스노보드 전문 선수가 생애 첫 올림픽서 스키를 겸업으로 출전해 우승까지 해버렸다. 그러고는 깜짝 우승만큼이나 깜찍한 믹스트존 인터뷰로 또 한 번 좌중을 웃겼다. 

에스터 레데카는 지난 17일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 출전, 1분21초11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스키서 땄다. 다섯 차례나 스노보드 월드컵 시상대에 올랐으나 스키 월드컵 시상대에는 서지 못했고 활강서 거둔 7위가 최고 성적이던 터여서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레데카는 “전광판에 다른 선수 이름이 잘못 나온 것으로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레데카는 알파인스키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차지한 동갑내기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의 스키를 빌려 타고 우승했다. 

믹스트 존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서 그가 고글을 벗지 않은 것에 대해 “사실 우승할 줄 모르고 화장을 하지 않아 고글을 벗을 수 없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영국 BBC 해설자 맷 칠턴은 레데카의 이번 대회전 우승을 두고 ‘올림픽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영미야∼]
[열풍의 갈릭걸스]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은 이번 동계올림픽서 돌풍을 일으켰다. 약체라는 세간의 평가를 깨고 예선 1위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 컬스데이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1주일 동안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컬링 관련 글은 5940개에 달한다.(지난 21일 기준)

주요 커뮤니티에선 OAR팀과의 경기를 마친 뒤 올라온 글만 수백 개였다. 선수마다 별명도 생겼다. 네티즌들은 김은정에게 ‘안경선배’, 김선영에게 ‘안경동생’이라는 애칭을 지어줬다. 

김은정이 경기 중 스위퍼인 친구 김영미를 목이 터져라 불러서 “영미!”라는 이름을 모두가 알게 됐다. “영미 기다려”는 스위핑을 잠시 멈추라는 뜻이고, “영미 더더더”는 스위핑하라는 의미다. 

차분하게 부르면 ‘준비하라’는 뜻이고, 안 부르면 김선영이 닦는다. 김은정이 경북지역 어감을 담아 김선영을 부를 때 쓰는 “선녕이!”도 있다.
 

국내외 언론들은 ‘깜짝 스타’ 컬링팀에 갖가지 애칭을 붙였다. ‘갈릭걸스’(WSJ, ESPN) ‘의성 마늘 소녀’(WSJ) ‘팀 킴’(WSJ) 등이다. ‘팀 킴’은 선수 전원이 김씨인 데다 감독 또한 김씨(김민정)여서 붙은 별명이다. 

마늘을 콘셉트로 한 레스토랑 ‘매드 포 갈릭(Garlic)’에 빗댄 ‘매드 포 컬링’,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마드리드 별명인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에 빗댄 ‘갈릭티코’란 표현도 있다.

 선수들은 “갈릭걸스보다 예쁜 별명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며 “애칭 지어주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라도 해달라”고 한 언론사에 부탁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