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컬러밴드의 작가’ 하태임이 개인전을 선보인다. 하태임 작가는 화려한 컬러밴드를 캔버스에 담는 걸로 유명하다. 매번 똑같은 형태의 작품만 내놓는 게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색을 부각시키기 위해 단순한 형태를 취하는 것뿐”이라며 단호한 입장이다. 작가가 선사하는 색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보자.
가나아트센터가 오는 18일까지 하태임 작가의 개인전 ‘Un passage’를 개최한다. 하 작가는 구상 위주의 미술계 트렌드 속에서 ‘컬러밴드’라는 독자적인 추상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22번째 개인전이다.
하 작가는 1994년 프랑스 디종 국립 미술학교, 1998년 프랑스 파리 국립 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해 201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 옥션 강남점, 파리 시떼 데자르, 베이징 갤러리 아트사이트 등 국내외서 총 21회의 개인전과 170여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색을 부각
작가는 ‘통로(Un Passage)’라는 추상작품 연작을 통해 소통의 통로를 추구하며 컬러밴드 하나하나에 인간의 사고와 정서, 느낌과 기분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 그 과정서 하 작가는 컬러밴드에 고유한 의미나 이야기를 담아냈다.
다양한 의미와 이야기가 담긴 컬러밴드가 서로 포개지고, 포개진 면에서 다시 서로 다른 색상이 겹쳐져 중간색이 드러난다. 하 작가는 컬러밴드의 포개짐을 통해 드러난 중간색으로 복합적이고 미묘한 감정을 표현했다.
비슷한 듯 다른 이미지
복잡한 감정들 드러내
하 작가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서 “주변에서 매번 똑같은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하신다”며 “색을 부각시키기 위해 단순한 형태를 취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붓질의 틈새와 시간의 켜들을 쌓아가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하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컬러밴드가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 색을 완성하기 위해 물감을 반복해 쌓아 올리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색상을 유지해왔던 기존의 작품들과 함께 단일한 색상톤을 유지하면서 명도와 채도에 변화를 준 모노톤 작품 5점을 새로 선보인다. 또 캔버스를 벽면에 세워 엉킨 색띠들의 끝부분으로 물감이 흘러내리는 현상을 자연스레 살린 새로운 방식의 작품도 공개한다.
무리한 작업으로 고통
평온한 감정의 경지
일반인 눈에는 같은 색의 띠를 캔버스에 늘어놓은 것처럼 비치지만 하 작가는 색을 고를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안절부절못한다고 한다. 실제 하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깨에 무리가 오는 바람에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를 겪었다. 무리한 작업의 결과로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들 수 없을 만큼 아프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작가는 “오랜 시간 전시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깊이 생각했다”며 “작업을 통해 절정에 올랐다가 내려가며 평온한 상태에 이르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끊임없이 시도
가나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컬러밴드의 반복과 차이가 자아내는 조화로움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나가는 작가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하태임은?]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박사 졸업(2012)
파리 국립 미술학교 졸업, 파리보자르(D.N.S.A.P), 프랑스(1998)
디종 국립 미술학교 졸업, 프랑스(1994)
▲경력
삼육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미술컨텐츠학과 교수(현)
▲수상
모나코 국제 현대 회화전 모나코 왕국상 수상, 모나코왕세자재단(1999)
▲개인전
하태임 개인전, 가나아트센터, 서울(2017)
하태임 개인전, 에이루트 아트플랫폼 갤러리, 서울(2016)
하태임 개인전, 한성자동차 한성오토 갤러리, 삼성점, 서울(2016)
하태임 개인전, 갤러리소헌 & 소헌컨템포러리, 대구(2015)
하태임 개인전, 서울옥션, 호림아트센터, 서울(2015)
하태임 개인전, 한경갤러리, 서울(2014)
갤러리아트앤썸머 초대전, 부산(2014)
하태임 개인전, 가나 컨템퍼러리, 서울(2013)
하태임 개인전, 일호갤러리, 서울(2013)
장흥아트파크기획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서울(2012)
갤러리 아트사이드 초대전, 북경, 중국(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