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사활 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실패하면 ‘쉰밥’ 성공해도 ‘찬밥’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망이 밝다. 그런데 반대로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유치작업을 이끌어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낯빛은 어둡다. 조 회장이 손수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이들이 많아서다. 유치에 성공해도 밥상엔 남은 찬이 없을 것으로 보여 조마조마하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고민이 가득한 표정이 역력하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18일 평창이 유치를 위한 마지막 수능을 치렀다. 평창과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는 이날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박물관에서 전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테크니컬 브리핑’을 마쳤다.

개최지는 오는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총회에서 결정 난다. 이번 브리핑은 투표권을 갖고 있는 IOC 위원 모두를 대상으로 각자의 장점을 피력하는 마지막 자리였다. 브리핑은 뮌헨, 안시, 평창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45분간의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뒤 45분 동안 IOC 위원의 질문에 답하며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테크니컬 브리핑
순조롭게 마쳐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평창 유치위가 프레젠테이션을 마치자 복수의 IOC 위원들은 “평창이 앞선 두 번의 유치 신청 때보다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간의 숨은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2월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현지실사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지실사 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홈페이지를 통해 평창과 뮌헨, 안시 등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119쪽의 보고서는 각 도시별로 비전, 유산, 콘셉트, 경기장, 숙박, 재정 등 총 17개 분야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지적했다. 직접적인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창이 우위에 선 것만은 확실했다. 외신들이 쏟아낸 호평 때문이다.

우선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을 두고 후보 도시에 대해 시종일관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해온 AP통신은 평창이 약점 없이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AP통신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3번째 도전하는 평창이 빛나는 평가를 받아 선두주자로 입지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AP통신은 평창 지역 주민 92%의 지지를 받고 있고, 전 국민으로부터 87% 높은 지지를 받아 다른 경쟁 도시인 뮌헨(지역 53%·전국 56%)과 안시(지역 63%·전국 62%)보다 월등히 앞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회장, 유치 위해 세계 누비는 등 적극적인 모습
현지실사 보고서 두고 외신들 일제히 호평 쏟아내

로이터통신은 “이번 보고서에서 세 후보도시가 모두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는 큰 문제점이 없다고 평가받았다”면서도 “평창이 앞선 2차례의 경험으로 유치 경쟁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스포츠행사 유치평가 전문 인터넷사이트인 ‘게임비즈닷컴’은 세 후보도시의 평가 결과를 소개하면서 평창을 가장 먼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올림픽 유치를 위한 장기 레이스의 ‘숨은 공신(?)’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지난 2009년 7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직을 맡은 조 회장은 유치를 위해 전 세계 곳곳을 누비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실사단이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탑승동이 본청사에서 멀리 떨어져 입국 수속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 인천공항공사와 협의를 통해 대한항공이 들어오는 본청사로 변경해 의전실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보유 항공기 및 비즈니스 제트기를 평창 유치활동에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대기업 오너가 아닌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올림픽 유치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IOC위원 방한 당시 맥주를 서빙하며 대화를 이어가 주변을 놀라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에 대해 한 재계관계자는 “그 동안 계속 경영일선에 있던 조 회장이 평창 유치를 위해 ‘영업마인드’로 바뀐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그만큼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맥주 서빙 회의 진행
영업마인드로 전환

또 유치활동에 주력하기 위해 총괄사장 이하 각 부사장의 책임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부사장들이 경영공백을 메꾸는 동안 조 회장은 이번 올림픽 유치를 위해 투표권이 있는 IOC위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힘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 같은 숨은 노력은 결국 좋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조 회장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미간에 주름에 잔뜩 잡혀 있는 모습이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이들이 있어서다.

가장 먼저 ‘회장님의 밥상’을 탐한 건 손학규 민주당 대표다. 손 대표는 지난 2월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뜻하지 않게 자리에서 물러난 이광재 지사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뤄냈어야 하는데 하는 강한 아쉬움이 있다”며 “당 대표인 제가 직접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당이 총력을 기울여 유치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 대표는 “이 지사가 야인의 몸으로 있지만 강원도민들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뜻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이 전 지사가 낙마하면서 차질이 우려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손 대표가 ‘대타’로 나서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었다. 4?27재보걸 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될 강원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측면이 강하지만, 당 대표가 당내에서 구성된 특위 위원장을 맡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먼저 ‘회장님의 밥상’ 탐한 건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한나라당 특위 조성…위원장에 김진선 전 강원지사

문제는 이때가 ‘결전의 날’로부터 불과 15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2년 전부터 물밑 작업을 벌여온 조 회장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어 2월17일에는 한나라당이 단체로 숟가락을 올렸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당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를 설치한 것.

한나라당은 특위 위원장에 김진선 전 강원지사를, 고문에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각각 선임했고, 특위 위원으로는 강원도 지역 국회의원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14명을 선임키로 했다.

특위 위원들 가운데 가장 눈에 거슬릴 법한 인사는 김 전 강원지사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말 조 회장과 함께 평창유치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도지사가 임기가 끝나면서 김 전 지사는 자리에서 물러났고 조 회장의 사실상 단독위원장 체제로 전환됐다. 모든 공이 조 회장에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5달 후인 11월 김 전 지사는 대통령 특임대사에 임명됐다. 2차례 유치도전에 나섰던 김 전 지사의 경험을 살리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에 김 전 강원지사도 유치도시 결정까지 국제 유치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2010년과 2014년 평창유치위 집행위원장과 2018 평창유치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두 차례의 유치 활동을 통해 IOC를 비롯한 국제체육계 인사들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국제스포츠계 흐름에도 밝아 이번 유치전에 필요한 적임자로 평가 받아왔다. 조 회장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건희 IOC 위원도
조양호 눈엣가시

설상가상으로 김 전 지사는 지난 3월2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당내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고문으로 끌어들였다. 박 전 대표가 당내 공식직함을 갖는 건 이명박 대선후보 선대위 상임고문이었던 지난 2007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공주의 귀환’에 조 회장은 더더욱 찬밥 신세를 면키 어려워졌다.

IOC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눈엣가시다. 특유의 존재감 때문에 언제나 스포트라이트가 따라다녀서다. 물밑에서 아무리 뛰어다녀도 시선은 항상 이 회장을 향한다.

현재로선 개최지 선정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의 고생의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공 시 공로를 나누는 것과 반대로 실패 시 질책의 화살은 조 회장에 집중될 게 뻔하다. 조 회장으로선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다.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점에서 동계올림픽을 어디서 유치할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그 때까지 조 회장의 고민은 깊어갈 것으로 보여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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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