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수년간 미성년 습작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시인 배용제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3일, 배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2011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고양예고 제자와 미성년 문하생 등 9명을 상대로 “너의 첫 남자가 되어 주겠다” “너랑 자 보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종로구 창작실로 불러 내 강제로 키스하고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배씨 사건은 지난해 10월 문단 내 성 추문 폭로가 이어지면서 불거졌다.
배씨에게 문학 강습을 받았다는 학생 6명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습작생 1∼6’이라는 아이디로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강제 키스하고 몸 더듬더듬
미성년 성추행·성폭행 혐의
논란이 커지자 배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저에게 피해당한 아이들과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속죄와 용서를 구한다. 어이없는 일을 ‘합의했다’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하며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자각이나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고 의혹을 시인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린 뒤 활동을 접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선 “성관계한 것은 맞지만, 합의·동의하에 이뤄진 일이다. 위로해주려고 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배씨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배씨는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해 문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5년 시집 <다정>으로 이름을 알렸다. 배 씨는 이 시집으로 지난해 8월 ‘올해의 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