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권 위해서라면 ‘수위’라도 하겠다”

<대한민국 이끄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⑥>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오는 2012년 대선을 2년여 앞둔 시점에서 <일요시사>는 ‘유력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라는 기획으로 편집국장 대담을 진행한다. 지난 세월 대한민국 정치 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여야 유력 정치인, 정계 원로와의 만남을 통해 차제의 시대정신과 정치 발전 과제 등에 관한 철학과 지혜를 담아낼 예정이다. 그 여섯 번째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형님 정계은퇴 촉구, 국정원 인사 비밀회동설 휘말려 화제
4·27 재보선 필승 전략은 야권 연대 “과감한 양보 필요하다”

최근 정가 안팎의 시선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하고 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개헌 논의를 일축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박 원내대표가 국정원 고위 인사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면서 박 원내대표에 대한 관심의 수위는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정치 이슈를 비롯해 성큼 다가온 4·27 재보선에 대한 이야기와 얼마 남지 않은 원내대표 임기, 연말에 있을 조기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도전 여부까지….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꽃샘추위로 옷깃을 여며야 했던 지난 2일 박 원내대표를 찾았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를 끝까지 챙기고서야 돌아온 그를 원내대표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장 오늘 아침 전해진 소식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지난달 28일 서울 한 호텔에서 국정원 고위 인사와 비밀 회동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 전혀 (사실이) 아니다.

- 당시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인가.
▲ 에리카 김 때문에 기자들이 잠복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한 사람은 문 앞에 서 있었다. 대화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다. 내가 평소에 하던 말들로 간헐적으로 듣고 짜 맞추기 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분위기를 바꿔 목전으로 다가온 4·27 재보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민주당은 어떤 전략으로 재보선을 준비하고 있나.
▲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야권이 하나의 전략을 갖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물론 총선과 대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승리하는 야권 연합연대가 필수적이다. 야권은 지금까지 연합연대를 지켜왔고 특히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에도 모두 함께 논의해서 승리의 길로 가도록 노력할 것이며, 산술적인 연합연대로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주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할 것이다.
 
강원도로 당력 집중
“제 3후보 나설 수 있다”

- 민주당이 ‘순천 무공천’을 거론해 화제다.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순천 무공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연합연대 논의 과정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한 양보가 필요하다는 열린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순천과 김해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야권 연대를 해야 승리할 수 있고,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은 결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단의 방법을 토론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손학규 대표가 전남 의원들과 7시부터 조찬을 함께 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이 중 화력을 집중하기로 ‘선택’된 곳이 강원도지사 선거로 보이는데, 강원도 수성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민주당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구에서 총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강원도는 3년간 성실한 의정활동과 MBC 사장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언노련위원장으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일했던 최문순 의원과 백전노장 조일현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후보를 선출하고 당력을 집중해 지원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20대부터 40대, 50대 초반의 강원도민들이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반드시 강원도를 지키고 이광재 전 지사를 찾아오겠다.
 
- 오늘 엄기영 전 MBC 사장이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강원도지사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엄 전 사장은 만만치 않은 후보인데….
▲ 엄 전 사장은 100m 미인이다. 멀리서 보면 ‘엄기영’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리더십이 없다. 최문순 의원과 조일현 전 의원, 그리고 또 한 명의 후보가 나타날 수 있다. 강한 경선을 해서 흥행을 이끌어 낼 것이다. 

형님 정계 은퇴 촉구
“기립박수 터져 나오더라

- 4·27 재보선도 결국 정권 교체를 위한 한걸음이다. 앞으로 민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이명박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권 연합연대를 통해서 후보를 단일화해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연합연대는 승리가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 정당의 후보들이 공정한 방법을 통해 가장 확실한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살리고 견제와 감시라는 야당의 본분을 다하면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의 실패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은 ‘그래서 민주당이 필요하구나’라고 느끼고 지지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의 인물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민주당 지도부는 때로는 충돌하고 부딪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지도부에 항상 ‘개인이 아닌 당원을 보고, 계파가 아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훌륭한 인물들이 민주당원의 존경과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간다면 반드시 정권 교체를 달성할 수 있다.

-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현 정권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취임 3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3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 대통령 따로, 국민 따로의 실패한 3년이었다. 대통령은 ‘할 만하다’고 했지만 국민은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고물가, 구제역, 전월세 대란, 실업난으로 국민들은 먹고 입고 잠자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그런 국민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BBK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았지만 국민들이 ‘경제는 잘하겠지’ 하는 기대로 당선시켰는데 지금 국가 채무는 제2의 IMF 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엉망이다. 교류 협력으로 발전하던 남북 관계도 ‘불바다’ ‘몇 배의 응징’ 등 전쟁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와 야당의 충고를 새겨듣고 남은 임기를 성공하는 2년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 다양한 정치 현안이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이중에서도 개헌 논의와 관련,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 개헌에 대해서는 일체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건가.
▲ 개헌은 이미 실기했고 명분도 없다. 물리적으로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개헌을 추진하면 민생 문제 등 모든 국정 현안이 개헌의 블랙홀에 빠져버린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에서 친이와 친박으로 나뉘어 혈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통일된 안이 나올 수 없다. 따라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개헌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일부 개헌 추진론자들도 하루빨리 개헌의 미몽에서 깨어나 민생 대란에 신음하고 있는 국민을 보살피는 국정을 펼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촉구한다.


-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왜 ‘지금’ 정계 은퇴를 촉구하게 된 것인지 듣고 싶다.
▲ 그 내용은 이미 대표연설에서 모두 밝혔기 때문에 또다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국민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는 언론 보도나 트위터,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의 충분한 반응이 나왔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길인지 잘 알 것으로 믿는다.


- 이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자 본회의장에 소란이 일었었는데….
▲ (실제로는) 별 소란이 없었다. 장제원·이병석·강석호·이은재 의원 등 다섯 명 정도만 항의했지 나머지 분들은 가만히 있었다. 소리는 오히려 민주당에서 ‘앉으라고’ 지른 것이었으니, 정리해 보면 ‘한나라당이 손가락질하고 효과음은 민주당이 낸 격’이다. 발언이 끝나니, 국가원수 앞 외에는 기립박수를 치지 않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기립박수가 터져나오더라. 
 
파란만장 원내대표 1년, 정권의 저격수 역할 ‘톡톡’
당권 도전? “지금은 원내대표 직분에 충실할 때”

- 남북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고 갈 수 없다.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빠른 시일 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길 희망했는데, 성사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 어떤 경우에도 남북 간 대화의 끈을 놔서는 안 되고, 특히 남북정상회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TV 대화와 3·1절 기념식에서도 ‘북한과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씀했기 때문에 이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의 말씀에 진정성이 있다면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또한 대화를 위해서는 남북이 모두 상대방을 대화의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북한은 ‘불바다’ ‘조준 격파 사격하겠다’고 과민 반응을 하고 우리는 대북 삐라를 살포하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북한도 민감할 필요가 없고 우리도 자제해서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하루속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 핵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5월이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 4·27 재보선 일정 등으로 봤을 때 이제 ‘곧’인데, 그 때까지 꼭 이뤘으면 하는 것이 있나.
▲ 민주당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3년 연속 예산안과 법안 날치기에 항의해 국민과 함께 투쟁하다가 4대 민생 대란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외면할 수 없어 2월 국회를 민생 국회로 만들기 위해 등원했다. 따라서 2월, 3월 국회가 국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한상률 게이트, 대포폰과 민간인 불법 사찰 등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와 부조리에 대해서도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4월 재보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 어떤 원내대표였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가.
▲ 원내대표 취임 일성으로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켰고 집시법 개정 저지로 1500여 명의 촛불 민주 시민도 지켜냈다. 철저한 인사 청문회로 총리와 감사원장, 검찰총장, 장관 2명 등 5명을 낙마시켰고 민간인 불법 사찰, 영포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와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등 정권의 부도덕성을 파헤치면서 민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또한 비대위 대표로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한 전당대회를 순조롭게 치러냈다. 이 모든 것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서 벽돌 하나라도 놓겠다는 심정으로 모든 열정을 바쳐 해 왔다.
원내대표로 지난 1년간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당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정권 교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운 기간이었기를 기대한다.

차기 당권 도전?
“지금은 직분에 충실할 때”

- ‘대화 정치’를 강조했던 여당 파트너 김무성 원내대표와의 1년을 평가한다면.
▲ 김무성 대표와는 여야 원내대표로서 각자의 입장이 있고 김 대표는 정치가 무엇인지 아는 분이다. 그래서 여야 간에 많은 쟁점이 있었지만 김 대표와 협상을 통해 비교적 대화로 잘 해결해 왔다.
그런데 지난 연말 이명박 대통령의 3년 연속 예산안 날치기와 날치기 법안으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특히 민주당은 성공한 집권 경험을 가진 성숙한 야당이고 저 스스로 청와대와 정부에서 국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충분히 대화와 타협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국회를 무시한 처사는 큰 오점이었다고 생각한다.

- 여야의 파트너십은 어떠했다고 보나.
▲ 한나라당이 자주적 입장에 있는 권력 구조가 아니다. 청와대의 지배가 강하다. 그런데 청와대와 대통령은 국회를 경시, 무시하고 귀찮은 존재로 치부한다. 대화를 해 봐야 결국 청와대의 생각이 중요하게 행동으로 나타나니 딱히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

- 민주당은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연말 즈음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기 당권에 대한 의중을 듣고 싶다.
▲ 원내대표 임기가 5월 둘째 주까지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은 오로지 원내대표 직분에 충실할 때다.
평의원 때나 정책위의장, 원내대표일 때도 한결같이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수위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일해 왔다. 제 마음속에는 오직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지금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정리=장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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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는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