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이형규 교수의 아주 특별한 판단법

‘판단 붓터치’ 따라‘인생 그림’ 달라지죠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습니까.” 삶은 판단의 연속이다. 붓 터치로 그림이 완성되듯 판단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 누구나 선택을 한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매 순간 결단의 순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실패를 줄이고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이 담긴 책 <디시전 메이킹>을 저술한 이형규 전주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에게 올바른 결정을 위한 조언을 구해봤다.

디시전 메이킹 4단계 ‘몰입⇒소통⇒통찰⇒결단’
결정 순간엔 ‘어떻게’ 아닌 ‘왜 , 무엇’에 비중둬야


국무총리실에서 28년간 몸담으면서 크고 작은 현안마다 ‘정책기획통’의 진면모를 보여준 이 사람. 전라북도 부지사를 3년간 역임하면서 시원하고 안정된 업무 처리로 ‘행정의 달인’이란 닉네임이 붙은 이 사람.

행정공제회 이사장으로 3년간 재직하면서 자산을 1조6000억원이나 불려 ‘투자시장의 미다스 손’으로 떠오른 이 사람. 그리고 지금은 대학 교단에서 ‘스타 교수’로 명성이 자자한 이 사람. 바로 이형규 교수다.

“51% 확신 서면 행동”

이 교수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판단력’ ‘결단력’이라고 잘라 말했다. 누구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단언이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판단을 하라”고 조언한 이 교수는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선 ‘어떻게(how)’가 아니라 ‘왜, 무엇을(why, what)’에 집중하고, 확신이 섰다면 과감하게 망설임과 후회에서 당신의 인생을 건져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행정공제회 이사장 시절 자산을 많이 늘렸는데.
▲ 망설임과 두려움은 어느 판단에나 따라 다닌다. 그 꼬리를 자르기 위해 우리는 확신을 갖고자 하지만, 이 세상에 100% 확신은 없다. 51%의 확신만 있다면, 그리고 왠지 안하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는 과감히 결정했다. 그 결과 임기 3년 동안 2조4000억원이던 자산을 4조원대로 늘릴 수 있었다.

- ‘통 큰’투자 성공 사례는?
▲ 취임 후 첫 번째 투자결정이 신한은행의 LG카드 인수였다. 당시 공제회 자산이 2조4000억원. 이중 3600억원을 쏟아 붓는 것은 통상의 투자원칙에 맞지 않았다. 주위의 반대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공제회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에도 미래에셋생명, 동해펄프, 메가박스 등의 지분을 샀고 중국, 두바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해외 오피스빌딩과 자원에도 투자해 성공했다. 흥미로운 것은 반대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 국무총리실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했는데, 그때 경험이 CEO 역할에 도움이 됐나.
▲ 그렇다. 국가의 큰 정책을 다루는 기획부서에서 일하다 보니 넓은 시야와 냉철한 분석력, 그리고 추진과정의 장애요인들을 미리 헤아릴 줄 아는 통찰력 같은 것이 몸에 배었다. 특히 정책기획 능력은 CEO의 투자결정 능력과 일맥상통한다. 그 핵심이 바로 ‘판단’의 문제다. 판단을 잘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투명하게 의견을 들은 후 큰 흐름에 맞으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 20여명의 총리를 모신 것으로 안다.
▲ 총 28명의 총리를 모셨다. 1년마다 바뀐 셈이다. 여러 총리를 모시면서 사람마다 타고난 성격이 있고, 그러한 성격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교육을 받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수록 성격이 다듬어지고 통제력도 생겨나지만,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는 타고난 성격 그대로 판단하고 행동했다. 이를 보면서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how-to)’보다 ‘무엇을(what-to) 왜(why-to) 해야 하는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이번에 <디시전 메이킹>이란 책을 출간한 계기는.
▲ 삶은 판단과 결정의 연속이다. 붓터치 하나하나가 모여 멋진 그림이 되듯, 결정 하나하나가 모여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든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판단과 결정에 대해 제대로 다룬 책이 없었다. <디시전 메이킹>은 인생에서 결정적 붓터치에 해당하는 중대한 판단과 결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책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고 싶다면 ‘몰입-소통-통찰-결단’의 4단계를 거치라고 제시했는데.
▲ 개인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도 국가의 정책형성 과정과 같은 절차를 거치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 또한 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요한 투자결정을 할 때는 정책형성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수천억원대의 투자결정을 할 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잠 못 이룬 날들이 많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는 두려움이 훨씬 줄어들었다. 최선을 다했다는 위안은 판단의 마지막 순간 나를 담대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책에서 ‘몰입-소통-통찰-결단’을 후회 없는 결정에 꼭 필요한 프로세스라고 설정한 이유다.

-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있었나.
▲ 전북 부지사 시절 부안과 군산에 방폐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실패한 적이 있다. ‘여론과 정서는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득했다. 여론은 어떤 사안에 대해 찬반의견이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이라면, 정서는 충분한 대화 없이 ‘우리’와 ‘그들’로 편이 갈라지면서 생기는 감정의 벽이다. 지역 주민과 정서가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부의 그 어떠한 논리나 과학적 설명도 소용이 없었다. 지역정서에 갇혀 제대로 여론도 형성하지 못하고, 감정싸움에 밀려 소통에 실패했다. ‘디시전메이킹(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런 실패 경험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최선의 판단을 하라”

- 중요한 결정을 앞둔 CEO가 갖춰야 할 덕목은.
▲ 리더가 최선의 판단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뚜렷한 목적의식, 변화에 대한 통찰력, 오픈마인드를 전제로 한 소통, 그리고 결단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덕목은 직원들이 CEO를 따르는 밑바탕이 되며, 이를 일관되게 실천할 때 조직은 창의적이고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주요 약력

·성균관대 경제학 학사
·미 시라큐스대 대학원 행정·경제학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해군(해병) 장교 복무
·16회 행정고시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사회문화조정관
·미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
·안양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행정공제회 이사장
·전주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현)
·녹조근정훈장, 황조근정훈장
·저서 <디시전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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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