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영구’ 심형래 영화감독

뜨거운 열정 불굴의 의지 로 할리우드 고고씽


대한민국 국민 바보 ‘영구’가 <라스트 갓파더>로 돌아왔다. 이번엔 세계무대다. ‘영구없다’를 연신 외치던 땜통머리 한복 영구는 ‘오케이(Ok)’를 외치는 2대8 가르마 나비넥타이 ‘YoungGu’로 변신했다. 장장 14년 만에 영구로 우리 곁에 돌아온 심형래 감독. 그의 족적을 따라가봤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다음으로 존경하는 게 심형래
월급 줄 돈이 없어 밤무대 뛰면서도 신념 잃지 않아


그는 1982년 제1회 KBS <개그콘테스트>에서 동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래 <유머1번지> 등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영구, 바보 포졸, 눈치 없는 펭귄, 멍청한 파리, 헝그리 복서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1980년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심지어 ‘아이들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다음으로 존경하는 게 심형래’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영구’는 지금까지 온갖 개그의 패러디 소재로 이용되는 등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전성기
역대 최고 개그맨

개그맨으로 승승장구한 심 감독이지만 거기에만 머물지 않았다. 1984년 남기남 감독의 <각설이 품바타령> 출연을 시작으로 영화에 도전한 심 감독은 <우뢰매> 시리즈에 연이어 출연했다. 특히, 1989년 영구를 주인공으로 한 <영구와 땡칠이>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이후 영구 시리즈는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그러던 1993년, 심 감독은 ‘영구아트무비’를 설립, 본격적으로 영화에 뛰어들었다. 심 감독이 처음으로 꾀한 것은 괴수영화와 SF영화의 접목. 그러나 첫 영화인 <영구와 공룡 쮸쮸>를 기획한 뒤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찰흙으로 빚은 공룡은 마른 뒤 갈라지기 일쑤였고, 유토와 라텍스로 만드는 걸 알게 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유토로 만든 공룡의 피부를 실리콘으로 입힌 뒤 색깔이 먹지 않아서 고생했다. 무게가 200㎏이 넘는 공룡에 사람이 들어가 움직이게 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불 뿜는 장치가 오작동해 연기와 불이 입 속으로 되돌아 가는 바람에 질식사가 날 뻔 하기도 했다. 당시 돈으로 공룡 1마리당 1억~2억원을 주고 일본·미국에서 빌려 쓰는 게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심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3년 연속 연예인 소득 1위를 차지하면서 번 돈으로 장만한 집·땅·건물 등을 팔아 최첨단 장비를 구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쏟아 부었다. 24억원을 들여 천신만고 끝에 지난 1994년 <티라노의 발톱>을 완성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공원>과 개봉일이 겹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심 감독은 좌절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정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 밤무대를 뛰어야 했지만 ‘하면 된다’는 신념을 잃지 않았다.

우리 영화 세계무대 진출할 수 있는 ‘길’ 닦아
<라스트 갓파더> 드라마·기술적 약점 최소화 주력


이 가운데 심 감독은 지난 1995년 <파워킹> 수출로 번 돈 130만 달러와 우일영상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 <할매캅> <심비홍> 등으로 번 돈으로 영화사를 꾸려 지난 1999년 야심작 <용가리>를 세상에 내놨다. 하지만 결국 처절한 실패를 맞게 되면서 갖은 구설수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심 감독은 7년의 진통 끝에 <용가리>의 몇배 규모인 <디워>를 내놓는 뚝심과 집념을 보여줬다.

수작이냐 졸작이냐로 양 극단의 평가를 받던 <디워>는 한국에서만 8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 해 최다관객 영화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15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하기까지 했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괴물>이 미국에서 불과 70여 개 관에서 개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9일, 심 감독은 야심차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코미디 <라스트 갓파더>를 내놨다. <라스트 갓파더>는 개봉 첫날부터 압도적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라스트 갓파더>는 개봉일 하루 동안만 13만명 관객을 끌어 모으면서 박스오피스 2위를 자치한 <헬로우 고스트>의 7만2000명을 거의 더블 스코어로 압도했다.

하지만 <디워>와 달리 비판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과거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던 일부 ‘천적’ 비평가들은 ‘조용한 방관자’ 모드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심 감독이 이번 <라스트 갓파더>에서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때문이다.

<디워> 미국 내
1500개 극장서 개봉

우선 드라마나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약점을 최소화했다. <디워>는 흥행작이지만 관객과 평단 사이에서는 취약한 드라마와 다소 거친 CG가 문제로 지적됐다. 일각에서는 개봉 3일만에 300만 관객이라는 신드롬 같은 관람 열기를 지나친 애국심의 발로로 해석하며 영화적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라스트 갓파더>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족적인 러브 스토리를 버무려 드라마 완성도를 높였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훨씬 업그레이드됐다.

메이저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의 세트장을 이용해 1951년 미국 뉴욕을 재현했다. 또 <덤 앤 더머>의 마크 얼윈이 촬영감독으로 참여, 안정감에 기여했다.스케일도 커졌다. 걸프전에 사용된 탱크 등 80대의 대형 차량을 동원했는가 하면 시가지 촬영을 위해 중심부 도로를 막고 경찰의 통제 하에 포와 총을 쏘아대기도 했다. 또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해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액션신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디워>에서 메가폰만 잡았던 심 감독이 직접 주인공까지 맡았다는 것이다. 원래 연출보다는 코미디 연기가 ‘전공’인 심 감독은 오랫동안 가다듬은 코미디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했다.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의 길로 접어선 이래 심 감독의 시선은 늘 해외로 향해 있었다. <용가리> <디워>는 물론 최근 개봉한 <라스트 갓파더>까지 모두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국내 영화감독 대부분이 국내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이유에 대해 심 감독은 해외 영화 산업 시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왕 영화를 만들 바에 큰물에서 놀자는 것. 그러나 해외 시장, 그것도 할리우드 진출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국 영화에는 개방적이지만 외국영화에는 폐쇄적인 할리우드의 속성 때문이었다. 심 감독에 따르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명성’이다.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와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실제로 제작사와 감독이 그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 증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 <용가리>와 <디워>를 제작했던 경력이 많이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3D 애니메이션
차기작 준비 완료

현재 심 감독은 널리 알려진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안정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처음만 하더라도 영화를 어떻게 파는지 방법조차 몰랐다. 그야말로 ‘맨 땅의 헤딩’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 심 감독은 기획만 좋다면 해외 시장에 영화를 얼마든지 팔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해외 영화시장은 국내와 비교가 안될 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돈을 벌기 위해 해외 무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리 영화가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닦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심 감독은 벌써부터 차기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 SF와 코미디에 이은 그의 도전은 <추억의 붕어빵>이란 가제가 붙은 3D 애니메이션이이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추억의 붕어빵>은 부모를 잃은 아이의 해외 입양을 다룬 작품이다. <추억의 붕어빵> 역시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 전쟁 뒤 입양된 아이들이란 소재를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세계가 공감하는 내용인데다 과거 한국 아이들은 서양 국가로 많이 입양됐기에 미국, 유럽의 성인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추억의 붕어빵>은 이미 미니어처 등을 통해 제작전 구상을 마쳐놓은 상태다. 60년대 한국을 정교하게 재현해낸 미니어처는 지난해 별도의 전시회를 가질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미니어처를 통한 브리핑을 선보였고, 이를 본 중국 측 관계자는 벌써부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3D 애니메이션은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만일 심 감독이 3D 애니메이션까지 영역 확장을 성공할 경우 한국 영화계에 또 하나의 지평을 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시작한 이래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심 감독. 아직도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그의 열정과 꿈이 빚어낼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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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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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