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㉜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가짜 인간.”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곤 가만히 음미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인간은 사다리가 아닌가 싶어요. 천국과 지옥 사이에 걸쳐져 있는 사다리, 신과 악마 사이를 오르내릴 수 있는 특이한 존재…. 실제로 테레사 성녀 같은 분도 계시고 조두순 같은 악인도 있으니까요.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채 때론 천사처럼 되기도 하고 동물같이 변하기도 하잖아요.” 우화등선 “흐흐, 그래서 나더러 사다릴 타고 올라가 보라는 건가요? 그러면 이 등딱지가 벗겨져 우화등선할 수 있을까요?” 그는 비틀리고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그건 스스로 선택해야겠죠. 육신이 완전히 환골탈태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마음 상태에 따라 조금은 변하기도 한다잖아요. 자신의 등딱지를 진 상태에서도 선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