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포박’ 친박계 포석

수장 남기고 수족은 자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유승민 압박이 도를 넘었다. ‘복당 금지’ ‘존영 회수’에 이어 관련자는 ‘징계’를 받게 될 것이란 엄포성 공문까지 내려 보낸 상황. 일각에서는 고사작전 이전에 선제적 ‘괴롭히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는 친박계의 유승민 압박 작업을 분석해봤다.

유승민 의원과 친유승민계(이하 친유계) 인사들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후, 친박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과거의 동지에게 서슴없이 비수를 꽂는 모습. 친박계 좌장으로 떠오른 최경환 의원은 ‘당선되면 돌아간다’는 유 의원을 향해 “무소속을 찍으면 야당을 찍는 것과 같다”며 절대 불가를 외쳤다. 중앙당은 물론 각지의 시·도당 또한 친박계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다. 친유계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시그널들이 곳곳에서 잡힌다.

[복당 금지]
배신자 낙인

친박계는 탈당한 인사들에 대해 서둘러 ‘낙인찍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소속으로 당선되신 분들이 복당해서 새누리당에 온다는 것은 안 된다”며 “당헌·당규가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친박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무소속 연대가 대구 정서와 맞는지, 과연 명분이 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며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들을 복당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당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친박계가 유 의원을 포함해 친유계 인사들의 복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여론몰이라고 본다. 연이어 복당 금지 이슈를 띄우는 이유가 앞서 유 의원이 한 “제가 이 동지들(탈당파 의원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서 보수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말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금지 명단에 윤상현 의원까지 포함한 이유도 결국 유 의원의 복당 길을 원천 봉쇄하기 위함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복당과 관련해서는 계파 간 해석이 분분하다. 강력하게 금지를 주장하는 조 부대표는 유 의원에 대해 “모든 일에 안다리를 건 사람”이라며 “총선 이후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책임론을 제시했다. 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최경환 의원은 “무소속을 찍는 것은 야당을 찍는 것과 같다”며 “대구·경북에서 (친박계) 24명을 전원 당선시켜야 박근혜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영 반납]
사진 불가?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조 부대표는 “무소속 후보의 복당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어정쩡한 입장을 갖고 오면 대구시민들은 화가 더 날 것”이라며 “오늘(지난달 30일) 김 대표가 대구에 내려오면 분명히 나한테 (무소속 후보 복당 문제 등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김 대표가 분명히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아 버린 사람”이라고 김 대표를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복당 금지에 대한 사전 작업이라고 해석한다. 당 대표이자 비박계 수장인 김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란 관측이다.
 

원 원내대표와 조 부대표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는 최근 그들의 당내 위상 때문이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대화에서 “최근 당내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을 뽑아보라면 원유철·조원진 의원”이라며 “요즘 모습을 보면 골수 친박계 인사들보다 더 적극적이다”고 평한 바 있다.

탈당한 의원들은 친박계의 복당 불가에 반발한다. 지금까지 당을 떠난 현역 의원은 유승민·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권은희·김태환·류성걸·안상수·윤상현·조해진·주호영·진영 의원. 그중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들은 “당선돼서 반드시 복당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비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서 탈당을 안 할 수 없게 만들지 않았느냐”며 “탈당을 안 하면 출마를 못하는 마지막 시간까지 몰고 갔으니 어쩔 수 없이 잠시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 또한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국회의원이 돼서 다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새누리당 당규 제5조 ‘제명·탈당자의 재입당’의 ②를 보면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 등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 신청을 한 경우에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복당을 위해서는 2개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시·도당의 ‘허가’와 최고위의 ‘승인’이다.

복당 놓고 충돌…친박 '반' 비박 '찬'
“존영, 돌려 달라” 과잉충성 논란

복당 잡음에 김 대표는 유보적인 태도, 최경환 의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구 선대위 첫 회의를 마친 후 김 대표는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 탈당했다가 입당하는 절차는 시·도당에서 하게 돼 있다”며 선을 그었고, 같은 자리에 대구·경북선대위원장으로 참석한 최 의원은 “시당은 탈당 후 2년 안에는 복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제 복당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선례를 본다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당 구성을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비박계 및 탈당 의원들은 과거 ‘친박 무소속 연대’의 한나라당 복당을 내세운다. 현재 최고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당시 복당된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명분상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전에는 다 그런 소리를 한다. 한두 번이냐”고 되물었다. 유 의원은 발대식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과거의 전례로 보나 우리 당헌·당규를 보나 최고위 의결만 있으면 복당이 가능하다”며 “선거가 끝나고 바로 추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문 발송]
내부자 차단

그러나 최고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난항이 예상된다. 친박계가 최고위를 꽉 잡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알려진 것처럼 서청원·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은 모두 친박계로 통한다. 안대희 최고위원은 아직 뚜렷한 색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김을동 최고위원은 최근 김 대표와 의견을 함께하는 모습이지만, 친박계와도 교감이 있는 인물이다. 거기에 원유철 원내대표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고 있다. 협응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하는 탈당 인사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모습이 아니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최경환 의원이 차기 당 대표로 나올 것이란 소식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비박계에선 대항마로 정병국, 정두언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여러 면에서 밀린다는 게 중론이다.

탈당 의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비박계 다수가 지도부에 입성하는 것이다. 현실이 되면 유 의원 복당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면, 복당 불발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해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내 복당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다.
 

‘존영’ 논란과 내부 단속 소식은 탈당 의원들을 더욱 옥죄고 있다. 앞서 대구시당은 유승민·권은희·류성걸·주호영 의원 등의 선거사무실에 공문을 보냈는데, 내용에는 “대통령 존영을 3월29일까지 반납하라”고 적시돼 있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이 “대통령 사진을 반납 받아야 한다”고 발언한 지 하루 만에 진행된 조치였다.

존영 사태는 두 가지 점에서 논란이 됐다. 먼저 ‘존영’이라는 말 자체가 과거 일제강점기와 독재 정권에서 지도자의 사진을 높여 부를 때 쓰는 말이라는 얘기가 전해지면서다. 조국·진중권 등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북한 정권’에 비유했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사진을 마치 북한의 그 분 사진처럼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생각한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반납’에 대한 부분이다. 대구시당 측은 사진이 걸린 액자가 법적으로 시당 비품에 해당한다며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의원 측은 “‘당선된 후 복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현재로선 반납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또한 “비품이라면 회계보고가 들어갔어야 했다”며 “당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선관위 측에서 관여할 만 한 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징계 공문 발송, 모습만 보여도?
유·권·류 공동출정 “친박 심판”

일련의 사태에 비박계는 친박계가 무소속 후보들에 대해 ‘과잉 반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존영 논란은) 좀 그렇다”라며 “개인적으로 존경해서 사진을 붙여놓은 것을 떼라 붙여라 하는 대구(시당)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그동안 머리 아픈 일이 많이 있었는데 아주 좋은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존영 사태를 꼬집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새누리당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당은 또 다른 공문을 보냈다. 이번에는 징계에 관한 건이었다. 탈당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엄포였다.

전국 17개 시·도당에 내려온 공문에는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시·군·구 의원 및 주요 당직자가 4·13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탈당한 무소속 후보의 유세 현장에 모습을 보이거나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당은 ‘경고’와 같은 가벼운 징계는 물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중징계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의 황규필 조직국장은 <중앙일보>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당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사전에 막기 위해 중앙당의 확실한 뜻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징계 압박]
수족도 컷오프?

유 의원과 친유계는 ‘친박계 심판론’으로 응수했다. 권은희·류성걸 의원과 공동 출정식을 가진 유 의원은 “권력이 저희들을 찍어 내리고 아무리 핍박해도 저희 3명(유승민·권은희·류성걸)은 절대 굴하지 않고 당당히 대구 시민의 선택을 받아 국회로 돌아가, 무너져 내리는 새누리당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명분은 유 의원에게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상향식 공천을 하자는 원칙을 깼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 공천 과정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여당 내부 관계자들이 얘기한다. 한 인사는 이에 대해 “이 위원장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당내에) 많다”며 “중진의 노련함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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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