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살생부 적중률 전격비교

잘 짜인 각본대로 착~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초 5개 지역에 대해 ‘옥새’ 거부라는 강수를 선택했었다. 친박계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공천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가 거부한 5곳 중 4곳은 앞서 ‘여론조사 유출 사건’ 때 돌았던 문건에서조차 문제적 지역이었음을 확인했다. 나머지 증권가 정보지(지라시)와의 일치 여부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과연 새누리당 공천 결과는 해당 지라시들과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을까.

새누리당은 ‘살생부 파동’으로 시끄러웠다.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전달받았다는 ‘40인 살생부 명단’은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여러 버전의 지라시가 나돌던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4가지 종류의 지라시가 기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중에 나도는 지라시가 모여 ‘김 대표 40인 살생부 사태’로 확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유통된 살생부
파국 맞은 새누리

지난 25일, 새누리당은 공천자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위 살생부라 불렸던 지라시와 최종 명단이 서로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검해봤다. 현역의원 4명의 이름이 적힌 지라시가 지난달 25일 나돌았다. 내용에는 강원지역 현역들인 이이재, 황영철, 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중 컷오프된 인사는 이이재 의원(강원 동해·삼척) 단 한 사람이다. 당시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준 시민과 당원 동지의 뜻을 수렴한 결과 이번 총선후보 공천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치권은 같은 지역에서 맞붙은 이철규 예비후보와의 진흙탕 법정공방이 결국 이 의원의 발목을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한때 정치권에서는 서청원 최고위원의 ‘논개론’이 힘을 받았으나, 공관위는 지난 21일 서 최고위원을 경기 화성갑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권성동 의원은 앞서 지난 12일 4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가 있을 때 강원 강릉에 단수추천을 받았다. 황영철 의원 또한 지난 20일 강원 홍천·철원·화천·인제·양구 공천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지라시는 25%의 적중률을 보였다.

두 번째 지라시는 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진박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대구·경북(이하 TK) 지역 7곳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중 5곳의 현역이 컷오프 돼 71.4%가 적중했다. 공교롭게도 이 지라시는 TK 예비후보자 면접이 있던 지난달 26일 대대적으로 유포됐다. 해당 지라시에는 그날 면접을 보는 사람의 이름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구 지라시
적중률 100%

그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는 대구 동을, 중·남, 동갑, 서, 북갑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이 진행됐다. 동을은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다. 그날 유 의원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함께 면접을 봤다.

그 외에도 김희국, 류성걸, 김상훈, 권은희 등 친유승민계 인사들이 면접장을 찾았다. 예외없이 ‘TK물갈이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던 지역의 현역들이다. 앞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대구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면접을 본 사람 중 지라시에 적힌 대구 현역은 모두 컷오프 당했다. 동 지라시에는 김희국, 권은희, 류성걸, 홍지만 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공관위는 지난 15일 7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하면서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과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을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6차 발표를 통해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을 배제했다. 같은 날 홍지만 의원(대구 달서갑) 또한 권 의원과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선택했다. 김희국 의원은 공관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 15일 공관위는… (중략) 여론조사에서 지난 두어 달간 줄곧 1위를 달리던 저를 제외하고 그동안 각각 여론조사 3~5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두 후보들만 경선에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심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 의원은 새누리당 잔류를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홍지만 의원 또한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시끌벅적 ‘블랙리스트’ 얼마나 맞았나
‘옥새 투쟁’ 공천거부 5곳 중 4곳 일치

반면 류성걸·권은희 의원은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누리당을 잠시 떠나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어 무소속으로 이번 제20대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고, 권 의원은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으나 (공관위는) 경선 참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이번 새누리당의 공심위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기자회견장에서 ‘유승민 의원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 의원은 “문자로 무소속 출마를 알렸고, 유 의원이 ‘용기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거다’고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동 지라시에는 경북지역 현역 3명의 이름도 있었다. 강석호, 김종대, 장윤석 의원이 적혀 있었는데, 그중 장윤석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만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나머지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과 김종태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공관위로부터 공천을 확정받았다.

세 번째 지라시는 이들의 종합·확장판이었다. 크게 ‘수도권’ ‘경상’ ‘강원’으로 나뉜 부분에는 지금까지 거론된 현역들의 이름은 물론 여당 거물들의 이름 또한 다수 추가됐다.

‘수도권’에는 총 10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중 지라시의 예언이 맞아 떨어진 사람은 이종훈, 민현주, 길정우 의원이다. 이종훈, 민현주는 친유계로 통하며, 길정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지난 23일 공관위는 이종훈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의 지역구에 권혁세 예비후보를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 인천 연수을에서는 경선이 있었는데, 민경욱 후보가 민현주 후보를 누리고 공천을 확정받았다. 길정우 의원(서울 양천갑)은 5차 공천자 발표에서 컷오프 됐다.

이종훈·길정우 의원은 결국 당의 방침을 수용했다. 길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송구하다”며 “앞으로 남은 19대 임기, 의연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힘든 시간 깊은 고민 끝에 불출마의 길을 선택했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수도권 친유계
대거 컷오프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이 의원의 아들이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이슈가 된 바 있다.

이 의원의 컷오프가 결정된 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해 “‘그분&패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 당하는 것인가”라며 “제 눈에는 ㅇㅎㄱ 위원장이나 ‘그 분’이나 친박 실세라는 분이나 모두 철없이 학교에서 일진놀이하는 아이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경상’ 부분에는 총 13명의 이름이 적시돼 있었는데 그중 중복된 7명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람은 6명. 지라시의 예상처럼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은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조해진 의원으로 6명 중 4명이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공관위로부터 컷오프를 받고 난 후 당사자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김태환·조해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반면, 서상기·안홍준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컷오프 1호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심사 과정 중)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지난 18일 “이제부터 한 달 동안 당을 떠나 새누리당 당적을 내놓고 뛴다”고 입장을 전했다.

TK만 높은 적중률…의혹 받는 진박
친박 만나면 피해가는 이한구 칼날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과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은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의 뜻을 전했다. 서 의원은 지난 16일 “공천 결과를 쉽게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20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으며, 안 의원은 앞서 지난 14일 “당을 위해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해서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라시 문자는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 4일 유포된 6장의 캡쳐된 사진에는 새누리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어 당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 결과 공표된 결과와 실제 공관위에 제출된 자료가 불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한구 위원장 또한 “(해당 사진을) 공관위원들이 절대로 유출하지 않았음을 내가 개런티(보증)한다”고 전했지만, 사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관위는 신뢰도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에는 총 86개 지역구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예비후보자들의 이름 옆에는 지지율로 보이는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소수점 한 자리까지 나타나 있다. 이 중 실제 공천 결과와 불일치하는 곳은 22곳, 개중에는 김무성 대표가 옥새 거부를 선언했던 5곳(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을, 대구 동갑, 대구 달성군)이 포함돼 있다.

캡쳐된 사진에는 동갑의 류성걸 의원(43.0)이 경쟁자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33.3)보다 높게 기재돼 있지만, 공관위는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줬다. 동을에서는 유승민 의원(50.7)이 이재만 전 동구청장(40.9)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공관위는 결정을 미뤘고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곧바로 이 전 청장을 단수추천했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이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달성군도 마찬가지다. 구성재 후보(41.6)가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29.0)보다 높게 나왔지만, 추 전 차관이 공천됐다.

옥새거부 4곳
지라시와 일치

서울 송파을은 결과가 기묘하게 나왔다. 해당 사진에는 김영순(37.7), 박상헌(11.5), 김종웅(9.6), A(4.2)로 나와 있는데, 공천을 받은 사람은 유영하 후보다. 만약 A가 유 후보라면 가장 지지율이 낮게 나온 후보가 전략공천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구 동을처럼 서울 송파을 역시 무공천 지역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공천을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해당 지역들은 공관위가 모두 단수추천한 지역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결정을 보류한 문제의 장소다. 김 대표가 옥새를 거부한 지역과도 맞아 떨어진다. 나머지 한 곳은 서울 은평을인데, 공관위는 이 지역의 다선인 이재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었다. 이 의원은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지역 또한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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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