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파행' 윤상현 음모론 막전막후

친박 “무대가 사주” 비박 “BH와 연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윤상현발(發) ‘욕설 파문’에 새누리당은 아비규환이다. 황진하·홍문표의 보이콧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친박계와 청와대의 입김이 공천에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계파 간 난타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공천 시계는 멈춰버렸고, 서로에 대한 음모론만 남았다.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버려 한 거여.” <채널A>는 친박계 핵심 인사인 A가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녹취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녹취된 내용이었다. ‘40인 살생부’ 파동이 새누리당을 흔들어놨을 때다.

친박계 핵심
녹취록 논란

보도 직후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가 바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바 있는 윤상현 의원이라는 것.

김 의원은 “발언을 한 윤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은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정말 너무나 걱정이 된다”며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이러한 해당행위가 용납되지 않고 우리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정당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의 의지와 실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실상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구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장한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윤 의원 또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수습에 나섰다. 문자 내용에는 “(27일 아침 공천 살생부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리고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윤 의원은 김 대표를 직접 만나 사과하려 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사실상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의원은 지난 9일부터 연이어 대표실을 찾았지만, 그때마다 김 대표는 만남을 거부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지난 10일에는 윤 의원이 김 대표의 자택을 직접 찾았으나 악수조차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원유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에서 소명과 사과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제안하며 윤 의원을 초대, 자리를 마련했으나 김 대표는 윤 의원이 방문하기 전에 김을동 최고위원과 함께 회의실을 퇴장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주도권은 완전히 김 대표와 비박계로 넘어간 모습이다.

통화 상대방
도대체 누구?

친박계는 확전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보도가 난 다음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국민들 보기에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김 대표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 대표에게 직접 사과하고 당원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비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당 대표를 솎아내려면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서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한 뒤 “통화 내용을 보면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나오는데 취중에 안부 전화한 게 아니라 김 대표를 죽여 버려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전화했다는 것”이라며 “그럼 전화를 받는 사람은 누구겠냐”고 되물었다.
 

즉, 윤 의원이 통화한 사람은 공천에 관여할 수 있으면서 김 대표를 끌어내릴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의원은 “전화를 받는 사람이 정치권과 관계없는 친구는 아닐 것이고, 같은 의원이라고 하면 비박계를 다 죽일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했을 것”이라며 “누구겠냐. 딱 두 부류 아니겠냐. 공관위원들에게 전화했거나 아니면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명령)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계파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의 지적처럼 윤 의원과 통화한 사람이 과연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무성 죽여 버려” 욕설 파문
극심한 계파갈등 일정 올스톱


지난 10일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 중 한 명인 친박계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윤 의원의 통화 상대였다는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가 돌아 파문이 일었다. 만약 내용대로라면 친박계가 공천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박 부총장 측은 소문을 일축하고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부총장은 “내가 윤 의원과 통화했는지 보려고 (통화 내역을) 봤더니 3월4일 이전은 지워졌다”며 “지난달 27일에 통화한 기억은 없다. 통화한 내용도 기억 안 나고 그런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그는 “(해당 찌라시는) 나 뿐만 아니라 공관위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법적인 것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해당 찌라시에 어떤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는 한 명의 사람이 더 등장한다. 윤 의원의 통화 내용을 녹취한 사람이다. 박 부총장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찌라시에는 ‘안상수 의원 측근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요약하면 윤 의원이 안 의원을 컷오프 명단에 올리려는, 소위 작업에 들어갔지만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격분한 윤 의원이 전화로 욕설을 했는데 이를 안 의원의 측근이 녹음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은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전면 반박했다. 내용을 보면 ‘본 찌라시는 안 의원 측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므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당장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며 ‘안 의원은 윤 의원 건에 대해서 누가 이것을 녹음했고 누가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으나, 이 찌라시를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는 짐작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이 사람을 제보하여 법에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나와 있다. 즉, 배후에 어떤 음해세력이 있다는 뜻이다.

박종희·안상수
찌라시 등장

음모론은 새누리당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박계에서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윤 의원을 지나치게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윤 의원이 기자들에게 ‘취중에 흥분한 상태였다’고 문자를 보낸 것과 비슷한 시각,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술 한 잔 먹고 (그런 소리) 한 것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의 해당 발언이 공천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공천심사에 너무 많은 요소를 넣으면 심사를 할 수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에도 거듭 언론을 통해 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당내 여론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이 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가 나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채널A>는 지난 9일 이 위원장과 현 수석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극비회동을 가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시기상 욕설 파문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가능하다.
 

당내에서는 공천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채널이라 할 수 있는 현 수석과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논란에 대해 현 수석은 “극비 회동은 없었다”며 부인했고, 이 위원장은 회동 여부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누구를 만났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는, 회동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막후에 누구 있다” 사주설
양측간 서로 의혹 난타전


사태는 비박계의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2차 경선지역 발표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를 빼자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공관위원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최고위가 김 대표의 지역구를 발표 명단에 포함시킨다고 결정했음에도 이 위원장이 뒤집었고 이에 두 사람이 반발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천 살생부 논란을 다시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보류했다고 설명했지만, 비박계는 김 대표와 윤 의원에 대해 공정한 잣대를 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과 친박계도 가만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친박계는 지난 살생부 논란을 들춰내며 윤 의원을 공천 배제하려면 살생부에 연루된 의원들도 함께해야 한다는 식의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 김 대표에 대한 ‘압박 전략’이다.

이 위원장은 보이콧에 대해 김 대표 ‘사주설’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황진하·홍문표 두 사람이) 계속 공관위에 불참하면 이미 결정한 경선지역도 발표할 수 없다”며 “본인들 불만보다 김 대표의 불만 같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두 사람이 공관위에 복귀하면서 보이콧 사태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총선일이 30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졸속 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일정이 늦어지는 것도 모자라 총선 일정에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해준 24일까지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면 경선이 치러져도 떨어진 사람들 사이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한구·현기환
대화 내용은?

앞으로 더 큰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선지역 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 대구와 인천이다. 익명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구는 진박, 인천은 찌라시로 공관위의 모양새가 이상해졌다”며 “상황도 묘하게 찌라시와 맞아 들어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윤 의원의 통화 내용에 ‘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와 관련해 대통령과 가까운 ‘그’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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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