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표창원 나와 토론? 내 책부터 읽어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게 될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세 번째로 대구 달서구을에 나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당시 정치권은 물론 사회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당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법정에 섰다. 시간이 흐른 지금, 1심·2심을 거쳐 대법원 판결에서까지 무죄를 받아낸 김 전 청장은 새누리당 후보로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김 전 청장과의 일문일답.

- 언제부터 출마를 결심했나?
▲재판 받으면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사건이 정략적으로 이용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때문에 내가 정치인이 돼야 이 사건이든, 아니면 다른 건이든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정치인으로 간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굳은 계기다.

- 현재 본인이 생각하는 지역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는다면?
▲취수원 문제다. 맑은 수돗물 공급은 환경과 우리 건강에 직결되는 일이다. 달서구는 구미 산업단지 밑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하는데, 이 물 보다 낙동강 상류지역, 즉 김천 쪽에 가까운 물이 더 맑다. 60만이 넘는 달서구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런데 취수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공업용수와 관련해 구미 쪽과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달서 국회의원 3명이 힘을 합쳐 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잘 협의해 나가겠다.


-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듣고 싶다.
▲대구가 ‘젊은이들이 떠나가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단히 말해 대기업이 한 곳도 없는 대도시는 대구가 유일하다. 웃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 유치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대기업이 오고 싶어도 물류비용 등 장애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것들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는 문제고 하니,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하는 쪽으로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과 그들의 가족이 좋아할 만한 문화공간을 만들어 낸다면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당선과 동시에 바로 할 수 있는 공약은 재래시장 활성화다. 우리 관할 내 6개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이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만들고 거기에 ‘신(新)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접목할 생각이다. 어떤 중요한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처음부터 주민들 의견이 반영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신새마을운동의 핵심이다.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의식구조, 정치·문화에도 변화를 주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다. 또한 협의회를 통한 기금 조성에 나서겠다. 지역을 위해, 또 어려운 사람을 위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들게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 ‘대구·경북(TK)물갈이론’에 대한 입장은?
▲국회의원 누구는 바뀌어야 하고, 또 누구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단 앞서 말했던 대구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구 신 공항, 대기업 유치 문제에 있어서 정치인이 똘똘 뭉쳐 제 목소리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주민 중심의 ‘신 새마을운동’ 추진
복합문화단지 조성해 젊은 도시로

그리고 19대 총선에서 대통령 마케팅으로 국회의원이 됐음에도 세월호 사건 등을 겪으며 대통령 지지율이 30%밑으로 떨어지자 TK 의원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박 대통령을 TK에서 만들어 냈다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그러니 성공적인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받쳐줘야 한다. 물갈이론이라기 보다 ‘대구의 참다운 예전 모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주제로 맞짱토론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결정과 이유를 듣고 싶다.
▲답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근본적인 문제인데, 사자성어에 ‘언행일치(言行一致)’라는 말이 있다. 표창원이란 인물의 지난 행적을 보면 언행일치가 전혀 안 된다. 지난 2013년 6월13일자 표 전 교수의 트위터를 보면 “김 전 청장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모두 무죄 나오면 사과하겠다”라고 말했지만, 그런 적 없다. 줄곧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지만, 지금 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그러면서 지금은 “김용판 공천해라” “맞짱토론 원한다” 이렇게 말하더라.
 

난 1심·2심·3심 모두에서 무죄를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사법부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하고 나와 이런 일로 맞짱토론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더민주에서 어떤 기준으로 참신한 인재로 영입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걱정스럽다. “맞짱토론하자”고 말하기 이전에 사법부와 먼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낸 책 ‘나는 왜 청문회 선서를 거부했는가’ 정도는 읽고 말했으면 좋겠다.

- 더민주의 저격성 인재영입이라고 보나?
▲나는 모르겠다. 누가 누구를 저격한단 말인가. 말했지 않았나. 나를 저격하기 이전에 사법부와 먼저 대화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

- 당선 됐을 때 원하는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가 있나? 권은희 의원과 상임위에서 마주쳐도 관계없나?
▲내가 당선되고 나서 그 사람과 마주친다는 말에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다. 난 19대가 아니고 20대 국회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권은희씨는 19대 국회의원이다.

- 정정하겠다. 마주치게 될 수도 있다.
▲권은희씨는 지금 검찰이 모해위증죄로 기소를 붙여 재판 중에 있다. 모해위증은 굉장히 크다. 그런데 이런 걸 무시하고 야권에서 공천한다면 사법부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과연 국민적 공감을 얻을까 걱정된다.

- 상임위는?
▲내 의지대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희망을 해본다면 안전행정위원회를 가고 싶다. 가서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는 ‘주폭’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법질서가 무너진다. 법질서가 무너지면 사회적 약자 순으로 피해를 본다. 약자가 누구인가. 어린이·부녀자·노약자·장애인같은 분들이다. 전문성을 살려서 좀 더 이쪽 분야에 의미를 남기고 싶다.

-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여의도 앞에서는 권은희 의원 퇴출을 외치는 보수단체 회원의 모습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고 합리적 유권자라 보기에 너무 극단적이라는 비판론이 있다. 당시 당사자의 생각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합리적 유권자라는 개념에 대해 의문스럽긴 하지만…당시는 1심·2심이 무죄판결이 난 이후다. 보수단체로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에는 나와 관련해 수만개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보면 ‘똥물에 튀겨 죽일 놈’부터 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댓글을 수없이 봤다.

또한 불의가 정의의 탈을 쓰고 있는 모습도 봤다.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후 더민주 정세균 의원은 트위터에 “김용판 같은 사람은 엄벌에 처해져야 되고, 권은희 과장 같은 분이 잘 대접받아야 제대로 된 나라”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쪽이 선이고 나를 악으로 규정하는 짓이다. 민주적 기본 인식에 과연 합당한 것인가 질문을 던지고 싶다.

<chm@ilyosisa.co.kr>

 

[김용판은 누구?]

▲대구 달서구 월배동 출생
▲월배초등학교, 달성중학교 졸업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제30회 행정고시 합격
▲전 대구 달서경찰서장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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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20%대 지지율로 고전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여권에선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석유가 발견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국면 전환용’이라고 꼬집었다. 개발 성공률 20%에 5000억원이 넘는 시추 비용을 베팅한 윤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정희 시즌2 사업성 논란 동해 인근 석유·가스 도출 지역을 표기한 대형 스크린까지 동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발표한 석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극명한 평가가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쯤 윤곽이 나올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했던 안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453조원으로,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가스의 가치가 약 2260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해당 소식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 대해 “확률이나 가능성에 관해선 아직 정확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기대를 갖고 볼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기관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여러 과정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물리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 규모가 실제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년서 10년이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의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윤 대통령은 보고를 듣자마자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였느냐”고 지격했다. ‘1호 영업사원’ 대통령 그림은? 2260조원 잭팟? 관심 끌기용? 앞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 이후 지금까지 ‘20~3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지난달 10일 발표한 ‘취임 2주년’ 지지율서도 24%를 기록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의 윤상현 의원 등도 지난달 7일 진행된 ‘정부 2주년 평가’ 세미나를 통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기조를 대통령이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남은 3년이 달렸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 성적은 더 비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상승한 분위기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을 1%라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서 ‘동해 석유’ 카드는 국민 여론을 반전시킬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는 6~7일 공휴일 관계로 한국갤럽과 NBS(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용산에선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대로 용산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 당까지 같이 타격을 입게 된다. 당정 모두 한숨을 돌린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포항 영일만’ 일대는 박정희정부 때에도 시추를 착수했던 곳이다. 그러나 1975년 당시 시추공서 흘러나온 시커먼 액체가 ‘원유’라는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석유 발견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각에선 ‘석유 매장’ 기대감이 단순 헤프닝에 그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역풍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석유의 실제 매장량을 알기 위해선 최소 5개(1개당 1000억원 소요)의 시추공을 뚫어봐야 한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놓고 결과물이 없다면 국민적 반감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지는 셈이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6년 1월 기자회견서 “포항서 석유가 난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로 드러났다. 장밋빛 미래? 국면 전환용?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지난 3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포항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해서 발칵 뒤집혔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한 대로 유전과 가스가 매장된 게 사실로 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박정희 시즌2’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집권 2년 만에 이렇게 바닥을 친 적은 없다”며 “오죽 급했으면 포항에 유전 가능성을 (윤 대통령이) 얘기했겠나”라고 말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역시 이날 <조갑제닷컴>에 “윤석열의 포항 앞바다 유전 가능성 발표와 박정희의 포항 석유 대소동이 겹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전 대표는 당시 <국제신문> 기자로 근무하며 ‘포항 석유 경제성 없다’ 등의 기사를 통해 포항에 원유가 매장돼있더라도 극소수이거나 경제성이 없다고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대표는 글에서 “박정희는 정유를 원유로 오인, 포항서 양질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해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이튿날인 4일에도 글을 올려 “140억배럴 초대형 유전 발견이라는 목표에 맞추기 위해 앞으로 엄청난 무리가 행해질 것이고 윤 대통령의 지도력은 희화화될 가능성이 대유전 발견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항 영일만 일대는 약 반세기 전 경제성이 낮다고 포기한 지역인데,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탐사기술 개발의 진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로선 추정만 있을 뿐, 시추로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서 물리탐사 자료의 심층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 사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액트지오 텍사스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턴트 회사로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석유기업과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액트지오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를 보면 이들이 의뢰를 수행한 지역 중 한국의 동해 부분이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트지오는 빅터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그 모체다. ‘액트지오’ 무슨 회사? 액트지오의 설립자 빅터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서 탐사팀의 리더로 근무하며 남미 가이아나 지역의 리자-1 유정 외에도 카스피해, 가나 지역서 석유탐사를 주도했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대학교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제퇴적학회의(IAS) 의장과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등 지질학 관련 학술 단체의 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한한 아브레우 박사는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다는 발표가 나온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다. 액트지오는 자체분석을 거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는 지난 4일 국내 매체와 인터뷰서 “(액트지오는)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서 <연합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서 “한국의 SNS 등에서 액트지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우리는 이 업계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트지오에 대해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 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사업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 핵심 분야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많이 있는데,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도 침 흘린 영일만 또 천공 그림자가 보인다 윤 대통령이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4일 당 원내대책회의서 “(어제)예정에도 없는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을 했다”며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유튜브 영상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 강연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천공은 “(과거에는)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로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석유 개발 발표에 지난 4일 오전 석유·가스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25% 급등하며 4만8000원대에 진입했다.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1㎞ 심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말 첫 시추를 추진하며 202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추공을 뚫게 된다. 시추선은 이미 확보된 상태며, 첫 시추 결과는 내년 3~4월에 나올 전망이다. 이정환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현재는 병원서 초음파 검사만 한 상황이다. 의사가 혹을 발견했는데 암인지 물혹인지는 조직검사(시추)를 해봐야 안다”며 “시추 성공률은 10%를 밑돌기도 한다. 탐사 결과가 좋게 나와도 시추는 실패할 수 있기에 성공 확률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성공 확률이)20%가 맞다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면서도 “지난해 영국서 시추 계획을 승인한 게 100건이 넘는데 그 가운데 상업화까지 갈 유전은 1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각계 반응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들은 모두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0일 발표 조사(지난달 7∼9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의 응답률은 11.2%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그후 31일 발표 조사(같은 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의 응답률은 11.1%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