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거물들 붙는' 초접전 격전지 포커스

‘지면 떠나는’ 단두대 대진표 윤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을 향해 뛰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들이 있다. 한국 정치사에 늘 있어왔듯, 이번 제20대 총선에서도 소위 정치 거물들의 출마는 유효하다. 오히려 ‘3김(金) 시대’처럼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없어 각 지역별로 격전이 예상된다.

흡사 군웅할거의 시대 같다. 상대를 압도하는 몇몇 인물 대신 각자의 경쟁력을 갖춘 이름값 무거운 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요시사>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들, 청와대·정부 기관에서 근무했던 공직자들, 여야 정당의 지도부 인사들 위주로 출마 지역과 맞상대를 점검해봤다.

거물 난립
혼돈의 시대

대선주자 1·2위를 나눠 가지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대표가 부산에서 대결을 펼칠 것인가는 정가의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다.

일찌감치 부산 영도 출마를 선언한 김 대표와 달리 문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문 대표가 직접 나서 부산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언제든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 사람의 가상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신문>이 의뢰하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2월28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 대표가 부산 영도에 출마, 김 대표와 한판 대결을 펼칠 경우 30%포인트의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해당 지역구에서 51.4%의 지지율을 기록, 21.4%에 그친 문 대표를 여유롭게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12월21∼25일 조사, 지역구 성인남녀 5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반면 전국을 대상으로 한 대선주자 선호도는 문 대표가 우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난 2015년 12월 4주차 주간집계 결과를 보면 문 대표가 17.6%를 기록, 17.1%의 김 대표를 0.5%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당 결과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김 대표가 지난 25주 동안 유지하던 선두 자리를 문 대표에게 내줬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문 대표에 대한 지지율 상승보다 안철수 의원의 중도층 흡수, 그 여파로 인한 김 대표의 하락이 불러온 결과라는 점에서 문 대표의 장기 수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2015년 12월21∼2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5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

용호상박
대선주자

어느덧 대선주자 선호도 3위까지 올라온 안철수 의원의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창당을 선언한 안 의원은 출마 지역구에 대해 “당원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이준석 전 의원,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를 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다른 거물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험지출마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디로 출마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로 출마를 고집하다 당의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오 전 시장은 정작 당 지도부가 험지를 정해주지 않아 ‘벙어리 냉가슴 앓이’ 중이다.

일찌감치 총선을 향해 뛴 유승민 전 원내대표, 김문수 예비후보자는 ‘대구출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비슷하다. 동구을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수성갑에서는 김 후보자와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 간의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7월경 세계축구연맹(FIFA)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정치와는 다소 멀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국내 선거에는 나갈 수도 없고 나갈 생각도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서울 수복을 위해 정 전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김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도 경우에 따라서 대대적인 설득작업에 돌입할 여지가 있다. 정 전 의원은 그 중 설득대상 0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두 여야 대표가 붙을 가능성이 있는 부산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가운데 서울과 대구를 중심으로 대선주자들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에 하나 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물밑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잠룡들 출마 어디로? ‘대선 탐색전’
지도자 카리스마 드러낼 절호의 기회

총선을 위해 돌아온 기관장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역구 출마보다 오히려 새누리당 내 공천에 얼마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친박 좌장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 반면, 의외로 조용히 총선에 임할 것이란 얘기도 있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이는 1월 둘째 주 이후 행보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인천 연수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정가에서는 제20대 총선을 통해 6선에 성공한 후 국회의장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입법·사법·행정 3부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이력,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라는 점 등 누구보다 당선에 유리한 상황임에도 암초는 존재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여러모로 내홍을 겪었다는 점에서 향후 총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찌감치 여의도로 돌라온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거구 획정 결과에 총선 행보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과의 선거구 통·폐합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윤상직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부산 출마가 유력하다. 경산 출신이지만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냈고, 진두지휘했던 고리원전 1호기 폐로가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는 점에서 기장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또한 분구가 예상돼 첫 선거에 나서는 윤 장관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그 외에도 부산 연제구에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당초 대구 동구갑 출마가 유력하다 최근 북구갑 출마 소식이 들리는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의 행보도 관심이 모아진다.

장관 출신
지역 다지기

여야 지도부 인사들의 총선 준비도 바쁘다. 4선을 지내고 최근 신박으로 각광받는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경기도 평택갑 출마가 확실시된다. 맞상대로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더민주 고인정 평택갑 지역위원장이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출마하는 부산 남구갑은 경쟁률이 낮은 선거구 중 하나로 꼽혀 전망을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갑에서는 8선에 도전하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더민주 오일용 화성시갑 지역위원장 간의 대결 구도로 좁혀졌다. 그 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김을동, 이인제, 이정현 최고위원 또한 지역 활동에 매진 중이다. 이중 전남에서 불씨를 만들어낸 이정현 최고위원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탈당 바람으로 내부 사정이 복잡해진 더민주에서도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미 3선을 지낸 경기도 안양시만안구 출마가 확실시 된다. 야권의 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과의 내부 경선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동을 같이하는 김한길·박지원 의원의 행보도 유권자의 관심을 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울 광진갑의 김 의원과 전남 목포시의 박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박 의원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루비콘 강가에 서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로 통합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근혜 키즈 후보들 예상대로 출마
공공기관장 출신 정치인 전진배치

정세균 의원이 과연 정치1번지 종로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상대는 박진 전 의원으로 지난 19대 총선의 복수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박 전 의원은 18대 국회 당시 종로구 국회의원이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차범위 내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손학규·정동영의 출마여부는 미지수다. 토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손 전 고문은 측근발 소식을 통해서도 총선에 나가지 않는 쪽으로 추가 기울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계 복귀설은 단지 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반응이다. 대신 19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동영 전 장관 또한 복귀가 불투명한 건 매한가지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속단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휴먼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북 전주덕진에서 정 전 장관은 23.7%의 지지율을 기록, 현역인 김성주 의원이 얻은 28.7%에 단 5%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신뢰수준 ±3.6%포인트).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40.7%여서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지난 12월26∼27일, 만19세 이상 지역 유권자 734명 대상, 표본오차 95%).

일찌감치 창당을 선언한 천정배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해 공식 사과함으로써 과거 털어내기를 마쳤다. 그는 지난 12월29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날의 전략적 과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호남의 정치가 이지경이 된 데에는 내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시인했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창당을 위해선 꼭 필요한 행동이었다는 평과 표를 얻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대조를 보인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정배 제압용’이라는 더민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청와대 인사
너도나도 출마

그 어느 때보다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나들이가 활발하다. 최근 연설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을 필두로 대구 북구갑에서 최근 영양·영덕·봉화·울진군 출마로 방향을 선회한 전광삼 전 춘추관장, 대구 달성에 출사표를 던진 곽상도 전 민정수석, 대구 서구의 윤두현 전 홍보수석,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갑 출마를 선언한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과 왕보경 전 청와대 연설기록행정관이 펼칠 ‘청와대’ 대결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총선 뛰는 노장 열전
4선부터 지자체장까지

70세는 예로부터 드문 나이, 이에 고희(古稀)라 불렀다. 장수가 쉽지 않아 60세만 넘어도 회갑연을 열었던 시대니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주위에는 ‘노당익장(老當益壯)’을 과시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다. 제20대 총선을 위해 뛰는 고희들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중 70세가 넘은 사람은 총 14명(2015년 12월30일 기준).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4명으로 가장 많이 있었고, 그 다음 인천, 경기도, 전라남도에 각각 2명씩, 다음 대구, 충청북도, 경상남도, 제주에 각각 1명씩이 등록돼 있다. 지역구별로 보면 서울은 중구·중랑구을·관악구을·강남구을, 대구는 중구남구, 인천은 남동구갑·서구강화군을, 경기도는 김포시·여주군양평군가평군, 충청북도에 청주시흥덕구갑, 경상남도에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시을에 각각 1명씩이 있다. 전라남도 광양시구례군은 70세를 넘긴 후보자가 2명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은 경기도 김포시의 김두섭 후보자로 1930년생, 올해 87세다. 소속 정당이 한나라당으로 되어 있는 그는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4대 국회 당시 현역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70세 이상 후보들 화제
김포 후보 87세 최고령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서울 강남구을의 권문용 후보자는 강남구청장만 3선을 지냈다. 같은 새누리당 소속 인천 남동구갑 이윤성 후보자는 전직 KBS뉴스 앵커 출신으로 4선 의원과 국회 부의장까지 역임했다. 경기도 여주군양평군가평군의 새누리당 이규택 후보자는 4선 의원 출신으로 과거 한나라당 원내총무를 지낸 이력이 있다. 그 외에도 전 청주시장이었던 새누리당 한대수 후보자는 충북 청주시흥덕구갑에,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었던 이방호 후보자는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 각각 등록했다.

불명예 기록도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사실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안덕수 전 의원은 인천 서구강화군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난 12월18일 서울 중구 예비후보자로 등록을 마친 새누리당 소속 임춘목 후보자는 지난 1974년 12월5일 살인미수로 징역 3년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구 중구남구의 새누리당 박창달 후보자는 지난 2005년 1월26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지난 2008년 8월15일 특별복권 됐다. 전남 광양시구례군 김현옥 후보자는 지난 2006년 12월1일 정치자금법위반에 따른 벌금100만원의 처분을 받았고 2010년 8월15일 특별복권 됐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