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타결' 서울합의-사사에안 전격비교

곳곳에서 포착되는 퇴행 시그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수요집회는 변함없었다. 한국 정부와 복수의 친정부 성향의 언론들은 기존 ‘사사에 안’보다 진일보했다며 이번 합의를 두고 ‘타결’이라고 정의했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은 그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과연 정부의 말대로 위안부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정부와 위안부 할머니들 간 온도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까지 발표하며 ‘위안부 합의’를 자축한 반면, 지난 12월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2015년 마지막 수요집회가 여전히 진행됐다. 해당 집회에는 청소년과 시민 등 700여명이 참여해 할머니들과 함께했다.

수요집회 계속

집회에 참석한 이용수(88)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한일 외교장관의 합의 과정에 대해 “협상 전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런 협상이 있느냐. 우리 정부는 뭣 하는 거냐.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서럽다”고 외쳤다.

반면 당·정·청의 반응은 다르다. 박 대통령은 합의문 발표 직후 “피해 할머니가 46명밖에 남지 않은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한일 관계 개선과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하루가 지나 청와대는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가 치유되는 방향으로 이 사안이 해결돼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이장우 대변인을 통해 “이번 결과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든 아픔을 다 씻어줄 수 없겠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복수의 언론 또한 ‘위안부 합의, 사사에 안보다 진일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호평했다. 사사에 안은 지난 2012년 이명박정부 말기 당시 일본의 집권당이었던 민주당 측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한민국에 제시한 안이다.

주요 내용은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 일본대사의 피해자 면담 및 사과, ▲일본 정부의 예산을 통한 피해자 보상 등이었다. 그러나 당시 ‘도의적 책임’이라는 문구가 책임 회피성이라고 본 한국 정부는 일본에 거부 의사를 통보, 이후 민주당이 퇴진하고 지금의 자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해당 안도 자동 폐기됐다.

사사에 안보다 진일보했다고 보는 이들은 이번 합의가 과거에 비해 책임과 배상의 주체가 명확해졌다고 주장한다.

위안부 합의 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책임’이라는 문구가 과거 도의적 책임에 비해 한발 나아간 표현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 내 재단을 설립, 일본이 정부 예산 10억엔을 출연한다는 대목도 구체적 메커니즘이 없었던 사사에 안보다 발전한 내용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의견일 뿐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에 대해 사사에 안은 물론 이전 고노담화 등과 비교해도 오히려 퇴보했다고 지적한다.

일본 정부의 책임이 법적 책임을 포함한 것인지, 아니면 도의적 책임을 말하는 것인지 모호하다. 당장 일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교도 통신의 보도만 해도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널리 설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소식통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계에 달하기 직전까지 양보했지만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일방적으로… 여전히 소통 부재
MB 때 일본 제시안보다 못하다 평도


10억엔 출연에 대해서도 책임 소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재단 설립을, 일본은 10억엔 출연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재단 설립에 돈만 내는 것인데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있다.

실제로 기시다 외무상은 회담 직후 재단 설립에 대해 “배상은 아니다”라며 “한일 간의 재산 청구권에 대한 법적 입장은 과거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본 아사히신문이 ‘일본의 10억엔 출연은 평화의 소녀상 이전이 전제였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녀상 이전 문제가 위안부 합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보도 직후 우리 외교부는 해당 내용에 대해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부인했다. <연합뉴스>는 일본 외무성의 공식 코멘트를 인용, “이번 합의는 기시다 외무상과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공동 발표한 내용이 전부”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윤 장관이 합의 당시 소녀상에 대해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서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의혹의 눈길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총리의 사과 부분도 과거 사사에 안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사에 안에는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 일본대사의 위안부 피해자 개별방문 및 사죄’가, 위안부 합의에는 ‘아베 총리는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적시돼 있다. 합의 내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하는 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냈다고 자축하지만, 실제로는 기시다 외무상이 아베 총리의 사죄문을 대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결정적으로 박근혜정부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인 소통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사전 조율 없이 합의가 끝난 후 설득작업에 나선 부분은 분명 아쉽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외교부 장관이 아닌 차관을 보낸 것도 질타를 받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쉼터를 방문해 할머니들에게 “연휴기간 중 여러 가지가 급하게 진전이 이뤄졌다”고 한 말이 구설에 올랐다.

더 이상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두고 스스로 외교적 한계를 규정해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합의문에 보면 ‘국제사회에서 상호비난 자제’라는 조항이 있는데, 이는 향후 양국의 해석 차이가 발생했을 경우 공론화시키기 힘들게 하는 장치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50.7%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못했다’고 진단했다. ‘잘했다’고 말한 43.2%보다 7.5%포인트가 높은 수치다(지난 12월30일, 전국 성인 508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소녀상 이전 문제로 들어가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진다. 전체 66.3%의 국민이 이전을 반대했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19.3%에 그쳤다(지난 12월29일, 전국 성인 53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2%포인트).

여론은 싸늘

지난 수요집회에 참석한 한 피해 할머니는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는가. 조선의 딸로 곱게 자란 죄밖에 없는데…. 끌고 가서 위안부를 만든 일본은 그 죄도 모르고 아직까지도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일본을 그냥 둬야 합니까”라고 외쳤다. 피해자가 만족하지 못한 합의를 두고 내홍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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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