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포구여행 ③경북 울진군

겨울만 기다렸다! 후포항 겨울 진객 대게

울진의 겨울은 춥지만 한편 뜨겁기도 하다. 겨울을 기다린 진객 대게 덕분이다. 대게철이 시작되는 12월이면 후포항은 하루 종일 분주하다. 시린 바닷바람을 뚫고 대게 작업을 끝낸 어선이 포구로 들어오면 곧장 경매가 시작되고, 낙찰 받은 대게는 전국 각지로 실려 나간다.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 울진의 겨울을 맛보러 온 여행자를 위해 후포항이 준비한 겨울 별미는 대게탕과 물곰탕이다.

제철에 맛보는 단백질 풍부한 대게살
진하고 개운한 국물맛이 일품인 물곰탕

대게는 보통 찜으로 많이 먹지만 뜨끈하게 속풀이를 하고 싶다면 탕으로 먹는 게 좋다. 얼큰하면서도 게살에서 흘러나온 달큼한 맛이 더해져 국물이 부드럽다. 먹기 좋게 잘라놓은 다리에 젓가락을 넣어 살짝 밀면 게살이 쏙쏙 빠진다. 게살 발라먹는 재미도 있고, 국물을 넉넉히 부어 밥에 말아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대게 두 마리로 4인 가족이 배불리 먹는다.

대게는 겨울부터 초봄이 제철이다. 12월 이전에는 금어기로 아예 잡을 수가 없다. 붉은대게는 대게보다 한 달 일찍 금어기가 풀린다. 붉은대게는 대게에 비해 붉은 빛이 많이 돌아 홍게라고도 부르는데, 붉은대게로 탕과 찜을 해도 대게에 뒤지지 않는 쫄깃하고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대게와 붉은대게는 칼슘, 철분, 인 등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다.

속풀이 국물
붉은대게탕

후포항 방파제 앞에 넓게 자리한 왕돌초광장은 주차장이 넓고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과 울릉도행 여객선을 탈 수 있는 후포항여객선터미널이 있고, 대게와 회를 취급하는 식당도 여럿 자리해 있다. 그 중 한 식당에서는 일반적인 찜통이 아니라 가마솥에 대게를 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찜통에서 하얀 김이 뭉게뭉게 오르고, 수족관을 가득 채운 해산물을 보니 울진의 겨울 풍광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대게를 먹기 부담스럽다면 물곰탕이 제격이다. 물메기를 울진 일대에서는 물곰이라 부른다. 아귀에 대적할 정도로 못생겼는데 막상 끓여놓으면 진하고 개운한 국물에 반하고 만다. 맑게 끓이기도 하고 김치를 송송 썰어 넣어 얼큰하게 먹기도 한다. 껍질만 벗겨내고 뼈째 끓이면 별다른 조미료 없이도 감칠맛이 난다. 뽀얀 국물이 잘 우러난 물곰탕은 해장국으로 그만이고,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부드럽고 물컹한 살이 국물과 함께 후루룩 넘어간다.

왕돌초광장 중앙에 자리한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은 이름 그대로 대게와 붉은대게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대게와 붉은대게, 청게의 생김새와 차이점을 알려주고, 옛날부터 전해지는 대게 잡이를 입체 조형물로 보여준다. 대게 잡이 어선 조립하기, 대게 퍼즐, 대게잡기 게임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대게 먹는 요령, 대게로 만든 요리 등 작은 공간에 비해 전시 내용이 알차다.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후포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왕돌초는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km 정도 떨어진 바다 속에 형성된 암초지대로 대게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의 보금자리로 알려져 있다.

후포항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진 길은 해안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대게 잡이의 원조마을로 알려진 거일리 해안에는 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여행자를 반긴다. 대게 조형물을 지나면 거칠 것 없이 펼쳐진 동해 풍광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해안도로 옆으로 길게 줄을 엮어 오징어를 말리는 모습은 동해안의 겨울 풍광을 완성해주는 소품이다. 해풍에 사나흘 말린 오징어는 주전부리나 술안주로 최고다.

해안도로 따라
동해 풍광 감상

울진 여행이 겨울에 제철인 이유는 대게뿐만이 아니다.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보들보들하게 만들어주는 온천이 두 군데나 있다. 그 중 하나인 백암온천은 이미 조선시대 때부터 치료를 위해 온천욕을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지하 400m에서 분출된 온천수는 53℃이며, 실리카 성분이 함유되어 온천욕이 끝난 뒤에 만져보면 피부가 미끈해진 느낌이 든다.

백암온천에서 후포항 나가는 길에 잠시 차를 멈춰 향암미술관에 들러보자. 동양화가인 향암 주수일 교수가 설립한 곳으로 자신의 대표작과 함께 조선 중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품 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중국 작가의 작품과 수석, 야외전시장에 조각 작품까지 다수 전시하고 있다.

백암온천지구 내에 위치한 온천시설 가운데 한화리조트는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마실 수 있는 온천수와 족욕장이 야외에 마련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백암온천에서 5km 거리에 있는 신선계곡을 따라 계곡 트레킹을 한 다음 온천욕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불영사는 절 자체가 지닌 고즈넉한 멋스러움도 좋지만 일주문을 지나 불영계곡을 따라 절까지 이어진 길도 무척 아름답다. ‘명상의 길’이라는 팻말이 붙은 숲길은 오로지 걸어서만 갈 수 있다. 징검다리와 아담한 나무다리로 계곡을 건너고, 금강송이 울창한 숲과 부도밭을 지나니 절 입구에 닿는다.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는데 당시에는 구룡사라 했다가 산 위에 부처 형상을 한 바위가 연못에 비쳐 보여 불영사라 개칭했다. 응진전, 대웅보전, 영산회상도 등 보물 3점과 다수의 문화재가 산재한 고찰이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 정보------------------------
당일 코스

· 명소탐방 코스: 후포항→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향암미술관→백암온천
· 겨울별미 탐방 코스: 백암온천→후포항→해안드라이브→죽변항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후포항→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향암미술관→백암온천(숙박)
· 둘째 날: 망양정→울진엑스포공원→불영사

관련 웹사이트
· 울진군 문화관광 http://tour.uljin.go.kr
·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www.hanwharesort.co.kr
· 불영사 http://bulyoungsa.kr

문의 전화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백암온천 관광안내소 054-789-5480
·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054-787-7001 ·향암미술관 054-787-0001
· 울진대게·붉은대게홍보전시관 054-788-6800 ·불영사 054-783-5004

대중교통
· 버스: 서울-후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회(07:10, 15:25) 운행, 약 5시간 소요.
서울-죽변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2회(07:10~20:05) 운행, 약 4시간 소요.
서울-울진 대구동부정류장에서 직행은 하루 12회(09:00~18:10) 운행, 약 3시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대구동부정류장 1666-0017, www.gobus.co.kr

자가운전
·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소백로→죽령로→중앙로→광복로→상망교차로에서 울진·봉화 방면 우회전→원당로→창평터널→파인토피아로→갈산로→봉화터널→영양터널→영양로→문암삼거리 좌회전→한티로→평해삼거리 우회전→월송정로→삼율교차로 좌회전→정실1길→울진대게로→후포항

·익산포항고속도로 포항 IC→새마을로→대련 IC에서 영덕 방면 오른쪽→동해대로→삼율교차로에서 후포 방면 오른쪽→정실1길→울진대게로→후포항

숙박
· 백암스프링스호텔: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7, www.springshotel.co.kr
· 백암온천호텔피닉스: 온정면 온천로, 054-787-3044
·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온정면 온천로, 054) 787-7001
· 구수곡 자연휴양림: 북면 십이령로, 054-789-5470, http://gusugok.uljin.go.kr
· 통고산 자연휴양림: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054-783-3167, www.huyang.go.kr

식당
· 왕돌수산: 대게탕·대게요리, 후포면 울진대게로, 054-788-4959, www.kingston.or.kr
· 대우수산: 물곰탕·대게요리, 후포면 울진대게로, 054-788-1334
· 한백오가피횟집대게나라: 모둠회·대게, 후포면 동해대로, 054-788-2730
· 망양정횟집: 해물칼국수, 근남면 망양정로, 054-783-0430 

주변 볼거리
망양정, 월송정,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울진엑스포공원, 죽변항, 죽변등대, <폭풍의언덕> 촬영지, 덕구온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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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