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집안 곰팡이, 방치하면 병 키운다

주부 박미영(31)씨는 여름만 되면 천장을 비롯한 집안 구석구석 생기는 곰팡이 때문에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곰팡이 제거제는 모두 사서 써봤지만 해마다 생기는 곰팡이를 완전히 막을 길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청소로 인한 번거로움이야 둘째치더라도 아이들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앞선다”며 “얼마전 TV에서 곰팡이가 천식환자에게 위험하다는 내용이 나온 걸 봤는데 비염알레르기가 있는 우리 아이도 혹여 악화될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요즘처럼 습도와 기온이 높은 여름철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슬기 쉬운데 주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옷장, 욕실, 가구 등에 생기게 된다.
장마철의 경우 평소보다 습도가 높기 때문에 곰팡이 서식에 알맞은 환경이 만들어져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곰팡이가 발생하기 쉽다.

실제로 박씨의 고민과 같이 습기로 눅눅한 집안에 생긴 곰팡이는 어린이들에게 알레르기 비염 발병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핀란드 울루 과학연구소의 조우니 재콜라 박사팀에 따르면 핀란드 어린이 1900명을 6년 간 조사한 결과 습기가 있거나 곰팡이 문제가 있는 집에 사는 아이들은 16%가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나 먼지, 동물의 비듬 등 다른 요소들을 제외하고 습기가 차 있고 곰팡이가 핀 집에 사는 아이들은 알레르기 비염에 걸릴 확률이 55%나 높았다.

곰팡이가 천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일례로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이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880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기들의 집에서 채취한 공기 중 ‘페니실리움’이라는 곰팡이 농도가 천식 증상 발생률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스타치보트리’라는 곰팡이가 일으킨 폐출혈로 45명의 어린이 가운데 16명이 숨진 사건도 있었다.
이 밖에도 곰팡이는 두통, 피로, 메스꺼움, 호흡곤란, 기침, 구토, 발진 등을 발생시키고 심지어 암, 사산, 출혈 등의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집안 곰팡이가 한번 생기기 시작하면 완전히 제거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생긴 후 제거하기 전에 미리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집안 곳곳 물이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장마철에는 수시로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시키거나 난방을 통해 습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습기로 인해 벽지가 들뜨고 그 사이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들뜬 곳을 바늘로 구멍을 뚫어 공기를 빼내고 마른헝겊으로 닦은 뒤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준다. 이후 벽지전용 접착제를 주걱이나 솔에 묻혀 떨어진 부분에 펴 바르면 된다.

아울러 주방의 식기나 냉장고, 도마와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곰팡이도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감염관리본부 김성주 연구원은 “주방에서는 주로 암색선균, 누룩곰팡이균, 푸른곰팡이균 등이 검출되는데 푸른곰팡이균의 경우 급성독소로 소화기의 장애를 유발하며 특히 영유아에게는 식중독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푸른곰팡이균은 천식이 있는 사람의 가정에서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곰팡이도 종류에 따라 인체에 해를 입히는 병원체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특히 환기와 청결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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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