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김무성 '일촉즉발 플랜B' 실체

루비콘강 건넌 ‘무대’…‘문(문재인)’ 열고 탈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호’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혁명’이 될지 ‘폭동’에 그칠지는 가늠할 수 없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위시로 한 비박계의 궐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친박계는 ‘선상반란’이라 규정하고 즉시 진압에 나섰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김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플랜B’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공’은 ‘무대’의 손을 떠났다.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비박 간의 갈등 속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명명백백’한 안을 던졌다. 그동안 친박계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외치는 김 대표를 향해 ‘모호’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지난달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픈프라이머리는) 제도적으로 정비가 돼있지 않다”며 “상당히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문제 많다”
청와대 발끈

비박계에겐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가 소위 ‘플랜A’였다. 김 대표는 ‘7·14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았을 때부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천명해왔다. 이를 위해 ‘정치생명’까지 걸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플랜A는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달 30일 새누리당은 장장 3시간여 동안의 마라톤 회의 끝에 오픈프라이머리를 포기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의총 마무리 연설에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방법을 변화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표면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정가 내에서는 사실상 친박계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

공격은 날카롭고도 체계적이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려고 했던 것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 같다”며 “국정감사 이후에 김 대표의 입장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평소 김 대표가 도입 여부에 정치생명을 건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기 때문에 서 최고위원의 발언은 경우에 따라서 사퇴압박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복수의 언론 또한 친박계의 산발적 압박에도 김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자 큰 형님이 나서 ‘데드라인’까지 제시했다고 내다봤다.

예상과 달리 김 대표는 서 최고위원이 밝힌 시한보다 먼저 치고 나왔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대체할 ‘플랜B’를 가동한 것이다. 1차 국정감사의 종료를 알리는 추석연휴기간 동안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전격 회동했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이하 국민공천제)’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친박계 공세
청와대 가세

지난달 28일 여·야 대표인 ‘김무성·문재인’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1시간40분가량 진행된 회동에서 두 대표는 ‘안심번호’ 서비스를 활용한 국민공천제 도입방안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마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복수의 언론은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친박계는 즉각 거부반응을 보였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UN총회’ 참석차 미국에 있던 상황이었다. 친박계는 양 대표의 ‘9·28합의’를 ‘선상반란’이라 보고 진화에 나섰다.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다시 한 번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일련의 사태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넌 모습이다. 박 대통령이 귀국하던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항으로 마중을 나온 것에 반해 김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김 대표를 향한 친박계의 공세는 박 대통령의 귀국을 총성으로 시작됐다. 더불어 국민공천제를 두고 “정치권에서 오가는 얘기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청와대도 친박계가 들고 일어나자 후방지원에 나섰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정가에서는 김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이후 최대 고비를 맞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외곽 때리기’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여·야 대표의 잠정 합의에 대해 “문 대표와 친노계의 손을 들어준 졸작 협상을 했다”고 평가했다.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도 “야당의 ‘안심번호’가 반개혁적·반혁신적이라고 비판한 분이 이를 수용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9·28회동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
친박계 “뒤통수” 반발…전면전 예고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9·28합의가 있은 지 이틀이 지난달 30일 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국민공천제가 5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고 없던 ‘익명의 브리핑’에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안심번호 국민 공천제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운을 땐 후,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그가 밝힌 5가지 문제점은 ▲역선택을 차단할 수 있느냐 여부 ▲조직선거의 가능성 ▲과비용에 의한 ‘세금공천’ 문제 ▲절차상 하자 ▲졸속 협상을 지적했다.

청와대의 반론에 김 대표는 발끈했다. 청와대가 밝힌 논리에 대해 “1개만 맞았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청와대가 ‘여론조사 응답률이 2% 수준으로 낮다’고 한 부분은 맞지만, 나머지는 맞지 않는 지적이 많다”고 답했다. 또한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며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전략공천에 대해선 “내가 있는 한 없다”고 못 박았다.

김 대표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일련의 갈등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전략공천의 유무다. 김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친박계를 향해서 “차라리 솔직하게 전략공천 하자고 해라”고 말했을 정도로 비박계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상황이다. 플랜A가 무산된 상황에서 김 대표가 내건 국민공천제는 결국 비박계가 현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플랜B’에 해당된다.

공천제 특별기구
새로운 혈투장?

지난달 30일 의총에서 플랜B를 논의할 별도대책기구를 설치한다는 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찬성하면서 특별기구가 친박-비박 간 새로운 혈투장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당헌·당규 제4절 26조 2항을 보면 ‘대표최고위원은 원활한 당무수행을 위하여 필요시 (중략)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단, 특별위원회 구성시 최고위원회의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즉 서청원·이정현·김태호·이인제 등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위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특별기구가 설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설치된다 하더라도 비박계가 국민공천제를 제시하면 친박계가 반대하고 나서는 그림이 반복될 수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 친박계 홍문종·김태흠 의원은 지난 1일 각각 방송 3사(KBS·MBC·S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공천제를 폐기하는 대신 전략공천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리 공천학살 막아라!”
‘반란’ 비박계 바로 행동

국민공천제가 새로운 플랜B로 떠오른 가운데 김 대표가 제시할 수 있는 또 다른 플랜B들에 대한 정가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 입장에서 가장 믿는 구석을 꼽으라면 단연 ‘제20대 총선’이다. 대선보다 앞서 치러지기 때문에 수세로 몰린 지금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카드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들었던 ‘선거의 남왕’에 다시 올라설 수 있다면 다음 대선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복안이 가능하다.

따라서 TK 지역 사수가 비박계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선까지 내다보는 김 대표 입장에서는 TK 지지기반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또한 최근 박 대통령이 대구지역을 방문하면서 ‘물갈이론’이 수면 위로 올라옴에 따라 비박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혹여나 TK 지역에 전략공천이 행해진다면 우려했던 ‘공천학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비박계와 새정치연합 간 대타협 가능성을 제기한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자체 혁신안을 통해 지역구 20%는 전략 공천을, 나머지 80%는 국민공천제로 하겠다고 정해놓은 상태다. 비율은 다르더라도 유사한 공천 룰을 적용한다면 공천학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비박계에서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친박계 입장에서도 핵심지역에서는 전략공천을, 험지에서는 국민공천제를 통해 유력후보를 낼 수 있다는 측면이 매력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비박계 사이에서는 농촌당 의원들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일부 농·어촌 지역은 통·폐합의 기로에 서있는 실정인데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가 소위 농촌당이라 불리는 의원들의 지역구를 지켜낸다면, 여·야를 초월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렇게 확보된 지지층은 향후 국민공천제 등 게임의 룰을 둘러싼 친박계와의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이 될 전망이다.

선거구 획정
농촌당 변수

김 대표의 정치 스타일을 두고 복수의 정치평론가 및 언론은 YS에 비유한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둘은 서로 닮아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DJ·JP 등과 함께 3김 시대를 열었던 YS는 누구보다 ‘의원들이 합심했을 때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를 지척에서 지켜봤던 김 대표이기에 위기 상황에서 야권과 힘을 합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정가는 보고 있다. 과연 김 대표는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감서 불거진 '김무성 사위 마약사건' 미스터리
투약 1년6개월 지나 압수수색

2차 국감이 시작된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김무성 사위의 마약 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위 이모씨가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한차례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의혹이 나와 논란이 재점화 되는 모습이다. 대검 마약과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이 씨의 범죄사실이 일부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봐주기’ 또 다른 의혹 제기
“범죄사실 일부누락” 주장도


임 의원은 “지난 2014년 11월 검찰이 이씨 자택에서 압수한 17개의 주사기 중 9개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지만, 검찰 기소 내용에는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판결문에 이 씨가 주사기를 사용해 코카인이나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시점이 압수수색 시점과 1년6개월 이상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건을 맡았던 서울동부지검 박민표 검사장은 “이씨는 검찰이 직접 체포해 구속한 사안이며 1차 기소를 했다가 주거지 압수수색 후 2차 기소까지 했던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봐주기 수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야권의 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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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