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핫 키워드’ 7

한탕 제대로 해서 눈도장 한번 찍어볼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정감사가 오는 9월10일부터 10월8일까지 진행된다. 19대 국회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이번 국감을 두고 세간에서는 그 여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을 예상하고 있다. 국감장에서 뇌관역할을 할 주요 이슈들을 <일요시사>에서 완벽 정리했다.

여·야는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이하 국감)를 9월10일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0일 원내수석부대표회동을 가지고 2015년 정기국회 주요일정을 도출해냈다. 당초 국감 시작은 9월4일로 예정됐으나 새정치연합이 부실국감 등을 주장하며 10월 개최를 주장했었다. 결국 추석을 끼고 분리 국감을 진행하자는 새누리당의 의견을 새정치연합이 받아들이면서 일정이 확정됐다.

분리 국감
여·야 합의

세부일정을 살펴보면, 9월1일 여·야는 본회의를 가지고 국감 대상기관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어서 9월10일부터 23일까지 1차 국감을, 10월1일부터 8일까지 2차 국감을 진행하게 된다. 추석을 전후로 나뉘게 돼 연속성에서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있다.

당초 2015년 국감은 큰 주목을 받아왔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될 마지막 국감이기 때문이다. 의원들 입장에서는 이번 국감이 총선을 8개월여 앞 둔 상황에서 ‘국감스타’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특히 상대적으로 얼굴이 덜 알려진 초·재선 의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정스타일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는 과연 누가 국감을 주도해 나갈지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의 이목이 여의도로 집중되고 있다.

여·야는 만반의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26일 이틀에 걸쳐 연찬회를 가지고 성공적인 국감을 기원했다. 국감에서 새누리당의 책사 역할을 하게 될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연찬회에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정책위원회에서 작성한 ‘2015 정기국회 대비 상임위별 주요현안 및 법안’ 책자를 배포할 예정”이라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2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비록 국감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만 초청한 자리라 단순 오찬은 아니었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새정치연합 측도 결의를 다졌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워크숍을 열고 국감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다. 주요 의제로 꼽히는 비정규직과 청년 고용 문제 이외에도 정부의 시행령 개정, 대선 공약 파기 등을 지적하기 위해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서기호 원내대변인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청년일자리’ ‘경제민주화’ ‘세금’ ‘민생’ ‘정치개혁’ ‘남북관계’ 등에 대한 6대 ‘똑바로 세우기’ 시리즈를 제시하며 각오를 다졌다.

여·야 모두 빈틈없는 국감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다뤄질 이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가에서 들을 수 있는 굵직굵직한 키워드는 총 7가지가 있다.

[키워드 1·2·3]
국정원·롯데·조현아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과 해킹 의혹은 가장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국감 기간 내내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를 가득 채울 이슈 중 하나다.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기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실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6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국정원·검찰·경찰·군 수사기관 등이 제출받은 통신비밀자료는 총 8224만5445건으로 집계됐다”며 “영장도 없이 수사기관이 요구만 해도 제출하는 통신자료는 인권침해가 심각하므로 압수수색을 통해서만 제출받을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을 포함한 5대 사정기관(국정원·법무부·검찰청·경찰청·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간정보 취급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은 최근 경찰의 개인정보 취급에 대해 “경찰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거나 유출하여 징계를 받은 사례가 3년간 289명에 이른다”며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는 경찰이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경찰을 결코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 앞둔 마지막 국감, 치열한 총성 예고
2015년 전반기 강타한 ‘뜨거운 감자’ 산재

그러나 5대 사정기관에 대한 충분한 견제가 가능할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주장이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정부기관에) 요청한 자료가 3분의 1도 오지 않았다”며 “제대로 하고 싶어도 도와주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롯데 사태는 또 다른 정가의 주요 이슈다. 여·야는 모두 한 목소리로 신동빈 롯데 회장의 국감장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가 있는 재벌 총수는 이번 국정감사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지난 2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국감에 대비해 문제가 있었던 대기업을 상대로 증인명단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공통분모로 신 회장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증인 출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이미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응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지난 2014년 12월부터 대한민국을 달군 ‘땅콩회항’ 사건도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야권 관계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한진그룹 임원들에 대한 증인 소환을 고려 중에 있다”며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승무원을 압박·회유하라는 회사차원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키워드 4·5]
메르스·탄저균

보건복지위원회는 메르스 사태 관련 국정감사를 하루 정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소속 의원들은 보건복지부가 메르스에 관한 초동 대처에 소홀했던 점을 집중적으로 알아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9월10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1차 국감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있는 세종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있는 오송을 오가며 관계자들을 만난다. 특히 21일에는 국회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를 출석시켜 메르스에 대한 집중 추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책임을 묻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장관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임식을 갖고 자리를 승계했다. 책임자가 교체된 상황에서 전임 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 여부가 이번 메르스 관련 국감을 관통하는 전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롯데·메르스 사태 등 상임위별 이슈
부실국감 우려 여전, 이번에도 호통치다 끝?

보건뿐 아니라 복지 분야에 대한 이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위 일정을 확인해 보면 10월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2차 국감이 대부분 연금·복지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공약에 대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군 탄저균 반입 사건과 관련해서는 외교통일위원회가 준비 중이다. 비록 메르스 사태와 겹쳐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소속 의원들은 확실한 문제로 인식하고 국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직후 외통위 측은 탄저균 배달사고를 두고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이 불리해 발생한 것 아닌가”라고 외교부 관계자를 문책했다. 또한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SOFA 조항의 수정보다 권고사항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와 관련된 질의가 국감장에서 오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5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물질이 국내에 특별한 허가절차 없이 반입되는 것을 막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키워드 6·7]
자원외교·성완종

자원외교 문제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다시 한 번 이전 정권의 비리와 국부유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경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사실상 소득 없이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4월경 종료된 국회 자원외교국정조사특위 이후 5개월여 만에 진행될 이번 국감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관련된 사항도 국감에서 다뤄질 수 있다. 경남기업이 금융권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기소된 김진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혐의사실을 부인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관련 상임위는 경남기업 관계자들을 국회로 불러 금융권으로부터 특혜성 자금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발언이 야권에서 나올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분리 국감에 터지는 불만

여·야가 합의한 국정감사(이하 국감) 날짜가 발표되자 의원실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추석연휴는 좀 쉬어보나 생각했던 보좌진들은 국감일정이 9월10~23일과 10월1~8일에 분리돼 실시된다는 소식에 연휴를 일찌감치 반납했다.

지역활동에 매진해야 할 시기임에도 국감 일정이 겹쳐 보좌진들은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 의원들의 보좌진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장거리 이동뿐만 아니라 국감 준비까지 병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추석연휴 반납 “눈코 뜰 새 없이 바쁩니다”

어느 순간 국감이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됐다는 의견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전파를 타는 국감을 소홀히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역민들과의 접촉면을 줄여가면서 국감을 준비할 수도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딜레마는 국감이 끝나는 10월8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선을 지낸 여성의원을 보좌하는 경우 더욱 힘들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최근까지 보좌관을 지낸 여권의 한 여성관계자는 “초선 여성의원을 수행할 때 주위에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그런 상황에서 의정활동까지 챙겨야하니 그때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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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