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폭포여행 ③전남 구례군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물맞이 폭포’

구례군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산동면은 이른 봄 노랗게 피어나는 산수유로 유명하다. 산수유가 곱게 핀 산동면 일대에는 노란 봄의 색감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이 시작됨과 동시에 분주해지는 산동면의 명소도 있다. 바로 수락폭포다.

아픈 몸도 낫게 해주는 폭포의 효험
경외감마저 드는 거대한 물줄기

남원과 구례를 잇는 19번 국도 동편으로는 남원의 바래봉에서 시작해 세걸산과 정령치를 지나, 만복대와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능선이 남북으로 이어진다. 수락폭포가 자리 잡은 산동면 수기리는 면 소재지에서 4km 정도 들어가야 한다. 계곡을 따라가면 물소리가 크게 들리고, 1분도 안 돼 수락폭포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 사이로 높이 15m에서 폭포가 끊임없이 물을 토해낸다. 수락폭포는 날이 가물어도 일정한 수량을 유지할 정도로 물이 많아 물맞이 폭포로도 유명하다.

무더위 씻기는
물맞이 체험

물맞이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선조의 지혜가 담긴 풍습이다. 수락폭포는 근처 주민들이 모내기와 김매기를 마치고 농한기로 접어들 때 허리 통증, 신경통을 다스리기 위해 찾은 곳이다. 농부들은 1년 내내 육체노동에 시달린다. 특히 모내기와 김매기를 하면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는데, 한여름을 지나는 농한기에 시원한 폭포 아래서 아픈 몸도 다스리고 더위를 피했다. 허리 통증과 신경통, 산후 통증 등에 효험이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수락폭포는 여름에 건강을 되찾으려는 사람은 물론, 폭포의 장관을 보려는 사람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이 뒤엉켜 인산인해다.

수락폭포는 남원의 구룡폭포와 함께 국악인이 득음하는 장소로도 알려졌다. 동편제의 송만갑 선생과 소리꾼들이 폭포를 바라보며 피를 토할 정도로 소리를 갈고 닦았다.


이제 수락폭포의 장관을 만나보자. 폭포 앞에 서면 경외감이 든다. 15m 높이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와 우레 같은 굉음이 사방을 메우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는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맨몸으로 폭포에 뛰어들기도 하고, 비옷을 입거나 비료 포대를 뒤집어쓴 사람도 있다. 서서 온전히 물을 맞는 사람, 앉거나 바위를 잡고 엎드려서 맞는 사람 등 물을 맞는 자세도 각양각색이다.

수락폭포에서 더위를 물리쳤다면 수락폭포 주변을 차례로 즐겨보자.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서 발원한 서시천은 광의면에 이르러 넓은 호수로 변한다. 구만저수지로 불리는 호수에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호수와 목장이 어우러진 목가적인 풍경, 구만저수지를 이어놓은 구름다리까지 나무랄 데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초원목장에는 지리산치즈랜드가 있어 치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먼저 치즈 재료인 커드를 만든다. 초원목장에서 직접 생산한 원유에 유산균과 응유효소를 첨가하면 커드가 완성된다.

화엄사 입구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운영하는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이 있다. 지리산은 반달가슴곰 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에 가면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종 복원 과정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종 복원 홍보 영상과 생태전시관 관람, 반달가슴곰을 직접 볼 수 있는 탐방해설로 생태 체험이 진행된다. 야생에서 돌아오거나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적응하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만나고, 운이 좋으면 나무에 오르는 반달가슴곰을 볼 수 있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 위치한 야생화전시관과 압화전시관에 가면 온실에서 각종 야생화를 보고, 압화 체험도 할 수 있다. 압화는 생화나 나뭇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으로, 지리산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간직한 구례는 우리나라 압화 1번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화를 이용해 컵 받침, 열쇠고리, 액자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꽃과 나뭇잎에 풀을 살짝 바르고 원하는 모습으로 붙이면 자기만의 작품이 된다. 국내외 압화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을 만나보는 압화전시관, 잠자리 생태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잠자리생태관도 둘러보자.

토지면 오미리에 위치한 운조루 앞 연지에는 분홍빛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8월에는 배롱나무꽃의 분홍빛이 더욱 짙어진다. 행랑채부터 사랑채, 안채에 이르기까지 운조루에 깊이 새겨진 이야기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유이주 선생의 뜻을 배울 수 있다. 운조루 인근에는 오미은하수행복마을이 있다. 전통 한옥 20여채가 밀집되어 고택 체험이 가능하다.

구례의 다양한
먹거리 즐길거리

산동면과 토지면 곳곳을 돌아본 뒤에는 구례의 맛을 즐겨보자. 운조루 옆에 있는 ‘들녘밥상’은 산뽕나무 잎으로 밥을 짓고,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한 상을 차려 낸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든 장류로 맛을 내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구례 읍내에 위치한 ‘서울회관’은 실속 있는 한정식집이다. 반찬이 40가지가 넘는데 저렴하고, 둥근 쟁반에 층층이 쌓아 올린 반찬을 내오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동아식당’은 가오리찜을 잘하는 집이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가오리를 20여분 쪄서 데친 부추를 얹어 낸다. 양념간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는 가오리가 고소하고 담백하다.

하동에 재첩이 있다면 구례에는 다슬기가 있다. 섬진강에서 채취한 다슬기를 넣고 수제비를 끓이는데,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다슬기수제비는 지리산 일대 7개 지자체의 대표 음식인 7미 가운데 구례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토지면의 ‘섬진강’, 구례 읍내의 ‘부부식당’이 유명하다.

------------------------<여행 정보>------------------------
당일코스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화엄사→지리산치즈랜드→구만저수지 산책(구름다리-지리산치즈랜드 목장 전망대)→수락폭포

1박2일 코스
첫째 날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야생화전시관, 압화전시관)→구만저수지 산책(구름다리-지리산치즈랜드 목장 전망대)→지리산치즈랜드→수락폭포
둘째 날 사성암→섬진강어류생태관→운조루, 오미은하수행복마을→화엄사→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

관련 웹사이트
· 구례여행(구례군 문화관광) http://tour.gurye.go.kr/jcms/guryetours
· 지리산치즈랜드 www.jcheeseland.com
· 운조루 www.unjoru.net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www.omiri.net
·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http://bear.knps.or.kr

문의 전화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390
· 수락폭포 061-780-2450
· 지리산치즈랜드 061-782-2587
· 지리산호수공원 061-780-2450
· 운조루 010-9305-7705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061-781-5225
· 야생화압화전시관(구례군 농업기술센터) 061-781-7117
· 반달가슴곰생태학습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대중교통
버스> 서울-구례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구례공용버스터미널 061-780-2731
기차> 용산역-구례구역 : 용산역에서 KTX·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15회(05:20~22:45) 운행, 약 2시간30분~4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구례화엄사 IC→용방교차로에서 지리산온천 방면 좌회전→원촌교차로에서 산동 방면 우측→삼성교 건너 직진→수락폭포

숙박
· 운조루 : 토지면 운조루길, 010-9305-7705, www.unjoru.net
· 금환락지곡전재 : 토지면 곡전재길, 010-5625-8444, www.gokjeonjae.com
· 오미은하수행복마을 :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5225, www.omiri.net

식당
· 들녘밥상 : 뽕잎백반,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8881
· 동아식당 : 가오리찜, 구례읍 봉동길, 061-782-5474
· 부부식당 : 다슬기수제비, 구례읍 북교길, 061-782-9113

주변 볼거리
지리산둘레길, 구례 자연드림파크, 문수골, 연곡사, 천은사, 문수사, 사성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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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