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야생화 탐방 ②청양 고운식물원

숲과 정원이 어우러진 야생화 배움터에서 휴식을!

한여름 더위에도 꽃과 나무는 쉬지 않는다. 해가 길어지는 때에 맞춰 꽃을 피우고,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열매를 맺고, 진 꽃은 흙 속에서 단단하게 몸을 키우며 내년을 기다린다. 꽃 한 송이에 담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그 어여쁜 자태에 미소 짓는 여름 숲과 정원으로 떠나보자.

수목과 꽃 8800여종으로 채워진 알찬 수목원
조각정원·사계정원 등 다양한 테마 정원 여행

충남 청양의 고운식물원은 37ha에 이르는 숲 전체가 정원으로 꾸며진 야생화 배움터다. 수종에 따라 식재된 다양한 테마 정원과 야생화가 피고 지는 탐방로를 돌아보며 마음도 식물원의 이름처럼 고운 빛을 닮아가는 공간이다. 1990년 부지를 조성하기 시작해서 25년이 지나며 수목과 꽃 8800여종으로 알뜰하게 채워졌다.

야생화와 희귀 식물 자원을 보호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설립 취지가 특별하다. 식물과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국내외 조경가와 일반 여행자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꾸며진 것도 그 때문이다. 탐방객이 꽃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다양한 야생화와 원예식물을 식재해 정원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선물한다.

고운 빛 담은
어여쁜 야생화

붉은 보랏빛 피튜니아와 한련 화분이 가득 매달린 터널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본격적인 정원 여행이 시작된다. 화사한 여름을 만들어주는 수련원과 습지원, 장미원, 야생화와 어우러진 조각공원, 튤립이 지고 양귀비가 피어난 일년초원, 독특한 꽃모양의 디기탈리스가 자라는 열대수련원과 사계정원이 이어진다. 짙은 초록의 숲이 정원들을 감싸고 있어 신선한 바람도 함께한다. 


정원과 정원을 잇는 길목에는 야생화가 빈자리 없이 햇살을 받고 있다. 노루오줌, 바위취가 더위를 잊게 한다. 잠시 쉬어 가는 공간에서도 꽃 감상이 빠지지 않는다. 서양봉선화라고도 불리는 임파첸스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고, 방갈로 벤치 옆으로는 푸른 수국이 한창이다.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볼 수 있는 원추리도 반갑다. 발길 닿는 곳, 눈길 가는 곳에서 어김없이 꽃들이 인사를 건네니 탐방객의 걸음은 자꾸 느려진다. 

7월 절정
비비추 군락

울창한 숲이 자연스럽게 정원이 되기도 한다. 그늘을 좋아하는 비비추가 여름 숲의 주인공이 되어 푸른 잎사귀를 뽐낸다. 비비추 군락은 연보라색 꽃이 피는 7월이 절정이다.  

시원한 숲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도 이어진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며 돌 틈에 자라는 바위취와 인사하고, 부드러운 흙길을 지나며 작은 꽃잎이 모여 피는 분홍조팝을 만난다. 소나무를 감고 올라간 덩굴식물이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숲도 걸어본다.  야생화를 감상하며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있고, 도시락을 먹기 좋은 잔디광장도 마련되었다. 달콤한 오디가 익어가는 쉼터와 아이들이 반가워할 놀이터도 눈에 띈다. 

식물원 탐방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는 멋진 정자가 자리한 전망대정원이 있다. 식물원을 조망하며 땀을 식히는 곳이자, 롤러슬라이드 출발점이 바로 아래 있어 아이들의 걸음이 빨라지는 곳이다. 롤러슬라이드는 식물원 중간지대까지 약 230m를 내려가는 미끄럼틀이다. 미끄럼을 타고 숲 사이를 휘감아 내려가면 어른도 아이처럼 동심으로 돌아간다. 식물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즐거운 체험이 있는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아이디어다. 이용료가 따로 있으며, 롤러슬라이드를 타지 않고 탐방로를 따라 걸어서 내려가도 된다.

식물원 입구에 허브 용품 판매점과 식물 판매점이 있고, 탐방로 중간에는 잠시 쉬며 차를 마시는 카페도 마련됐다. 간단한 도시락과 음료수 반입이 허용되니 준비하면 좋겠다. 식물원 안에 자리한 ‘고운정’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산채비빔밥, 들깨수제비도 별미다. 숲 해설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지는 않지만, 4인 이상이 요청하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탐방로를 함께 걷고 숲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2~3시간이 소요되지만, 식물원 안에 마련된 방갈로에서 하룻밤 머물며 여유 있는 야생화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청양목재문화체험장은 목재의 다양함과 쓰임에 대해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목재의 생산·가공 과정과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나무의 특징을 살펴보고, 나무로 만든 오르간, 타악기 등을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1층에 자리한 목공예 체험교실에서는 곤충이나 자동차, 비행기 모형을 만들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에는 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만나는 흥미로운 시간이 기다린다. 낮에는 주관측실의 굴절망원경을 통해 태양흑점을 관찰하고, 밤에는 보조관측실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반구형 3단 슬라이딩 시스템을 갖춘 보조관측실과 다양한 보조 망원경이 있어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원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을 보는 천체투영실과 3D 입체 영상을 관람하는 시청각실도 있다. 

칠갑산의 동편에 자리한 천장호에 가면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있다. 청양의 특산물인 청양고추와 구기자로 꾸며진 207m 출렁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면 호수를 따라 짧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칠갑산에 살았다는 황룡과 호랑이의 전설도 만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천장호 출렁다리→고운식물원→청양목재문화체험장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천장호 출렁다리→고운식물원→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
둘째 날 : 장승공원→장곡사→청양목재문화체험장

관련 웹사이트
· 고운식물원 www.kohwun.or.kr
· 청양고추랜드 www.gochuland.co.kr
· 청양목재문화체험장(칠갑산자연휴양림) www.chilgapsan.net
·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 http://star.cheongyang.go.kr
· 청양군 문화관광 http://tour.cheongyang.go.kr

문의 전화
· 고운식물원 041-943-6245
· 청양고추랜드 041-944-0049
· 청양목재문화체험장 041-940-2841(평일), 041-940-2844(공휴일)
·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 041-940-2790
· 청양군 문화관광 041-940-2492

대중교통
버스> 서울-청양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7:20~19:4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회(09:30, 13:00, 18:30) 운행, 약 3시간 소요.
청양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문화체육센터정류장에서 청양-화성 농어촌버스 이용, 고운식물원 정류장 하차, 약 27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 운전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 IC→청양·정산·보령 방면 우회전→신덕삼거리에서 신덕리·와촌리·내촌리 방면 좌회전→천장리 방면 우회전→칠갑산로 따라 약 11.5km 이동→탄정삼거리에서 대천해수욕장·보령 방면 좌회전→대청로 따라 약 2.9km 이동→청송초등학교 앞에서 고운식물원 방면 좌회전→식물원길 따라 약 2.7km 이동→고운식물원

숙박
· 호텔칠갑산샬레 : 대치면 한티고개길, 041-942-2000, www.041-942-2000.mbiz114.com
·방기옥고택 : 남양면 나래미길, 010-6484-8764, www.향원재.com
·칠갑산자연휴양림 : 대치면 칠갑산로, 041-940-2428, www.chilgapsan.net

식당
· 차와싸리골밥상 : 차향밥상, 남양면 충절로, 041-944-2363
· 까치내흥부가든 : 매운탕, 대치면 사수터길, 041-943-1640
· 다미 : 돌솥정식, 청양읍 칠갑산로, 041-942-7500
· 칠갑산맛집 : 산채비빔밥, 대치면 장곡길, 041-943-5912
· 해오름 : 버섯불고기, 청양읍 칠갑산로, 041-943-1292

주변 볼거리
칠갑산도립공원, 장곡사, 장승공원, 지천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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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