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④대구광역시

애국심으로 나라 지킨 ‘국채보상운동’ 역사 속으로

대구 사람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중심에는 대구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채보상운동 때문이기도 하다. 1904년 이래 일제는 대한제국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기 위해 일본에서 막대한 차관을 도입하도록 강요한다.

흥미로운 사료 통한 국채보상운동 탐방
민중 계몽·민족 사상 교육하던 ‘조양회관’

일제는 1905년 대한제국의 문란한 화폐를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300만원을 차입한 뒤 1907년까지 들여온 차관 총액이 130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대한제국의 1년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제의 경제적 예속 정책에 저항해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다. 쉽게 말하면 국민의 힘으로 국채를 갚아 국권을 지키자는 운동으로, 1907년 1월29일 대구에서 서상돈이 발의했다. 2월 21일자 〈대한매일신보〉에 “국채 1300만원은 바로 우리 대한제국의 존망에 직결되는 것으로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할 것인데, 국고로는 해결할 도리가 없으므로 2000만 인민들이 3개월 동안 흡연을 폐지하고 그 대금으로 국고를 갚아 국가의 위기를 구하자”는 건의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라 지키는
국채보상운동

국채보상운동은 곧 전국으로 확산된다. 2월22일 서울에서 국채보상기성회가 설립되고, 그 뒤 전국에서 국채보상운동 단체 20여개가 창립된다. 대구 중구에 자리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자료를 모아놓은 곳으로, 국채보상운동의 태동에서 확산, 일제 탄압과 좌절까지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남자들은 담배를 줄이고 부인들은 비녀와 은가락지, 은장도를 내놓은 사연, 기생과 거지, 도적까지 국채보상운동에 동참한 일화, 통감부가 국채보상기성회 간사 양기탁을 보상금 횡령이라는 누명을 씌워 구속하는 등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다양한 미니어처와 모형, 역사적 사료를 통해 흥미롭게 전달해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에도 좋다. 

국채보상운동 관련 유적과 더불어 중요한 독립운동 유적이 대구 효목동 조양회관(등록문화재 제4호)이다. 이곳은 3·1
운동 이후 서상일과 대구구락부 회원 등 대구의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문화정치에 맞서 민중과 청년을 계몽하고, 민족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지은 서양식 교육 회관이다. 원래 달성공원 앞에 있다가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조양회관은 ‘조선의 빛이 되어라’는 뜻이다.
조양회관이 지어진 1922년, 대구·경북 지역에선 가장 규모가 큰 공사였다고 한다. 당시 들어간 돈은 4만3080원50전. 일본 고등계 형사들의 집요한 방해 공작에도 서상일이 경북 성주에 있는 논과 대명동 산대못을 팔아 건축비를 충당하며 우여곡절 끝에 완공했다. 설계는 대구에서 건축업을 하던 윤학기가 맡았고, 건축 공사는 벽돌 공장을 경영하던 백남채의 책임 아래 중국인 기술자들이 담당했다. 압록강 근처에서 생산된 낙엽송을 사용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건물이 완공되고 대구구락부, 대구여자청년회, 대구운동협회, 농촌 봉사 단체 등이 입주해 민족 계몽운동의 진원지 역할을 했지만, 영남 지역 항일운동의 본거지로 지목되면서 조선총독부에 징발되어 대구부립도서관으로 사용되고 1940년부터 광복 때까지 일본군 보급 부대가 주둔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 회관으로 사용되며, 독립운동과 항일 투쟁 관련 사진과 유품을 전시한다. 


대구 근대문화골목 코스에도 독립과 관련한 곳이 많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근처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유명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이 있다. 대구에서 태어난 이상화 시인은 1939년부터 1943년 작고하기까지 이 집에 살면서 예술혼을 불태웠다. 고택에는 시인의 작품과 생애가 잘 정리되어 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로 옆에 자리한 서상돈 고택은 이상화 고택과 함께 주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때마다 철거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뜻있는 시민들의 서명운동으로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독립의 자취
근대문화골목

진골목에도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깃들었다. 진골목은 ‘긴 골목’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이 골목에 살던 아녀자들이 국채보상운동 당시 패물폐지부인회를 결성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02년 지어진 계산성당 건너편, 청라언덕으로 향하는 길은 3·1만세운동길이다. 1919년 학생 1000여명이 이 길을 통해 서문시장으로 나가 독립 만세를 외쳤다. 계단이 모두 90개여서 ‘90계단길’, 〈운수 좋은 날〉 〈빈처〉를 쓴 소설가 현진건이 자주 산책하던 곳이라 ‘현진건길’로도 불린다.
향촌문화관도 돌아보자. 1912년 대구 최초의 일반은행인 선남상업은행이 있던 곳을 1950년대 향촌동 일원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지하 1층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 감상실 ‘녹향’도 있다. 서문시장 옆에 자리한 계성고등학교는 1919년 3월 전교생이 3·1운동에 동참하면서 대구·경북 지역 3·1운동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 장소다. 영화 〈용의자 X〉에서 천재 수학자 석고(류승범)가 근무하는 학교로 나오기도 했다.

대구 바로 옆에 자리한 칠곡도 함께 돌아보자. 흔히 칠곡을 ‘호국의 고장’이라고 한다. 왕건과 견훤의 혈투가 벌어진 곳이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에도 칠곡을 배경으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한국전쟁의 가장 치열한 현장 가산산성(사적 제216호)도 칠곡에 있다.
가산산성은 해발 901m 가산에 쌓은 석축 산성으로, 가산면 가산리와 동명면 남원리에 걸쳐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1640년부터 축성된 것으로, 험준한 자연지세를 이용한 조선 후기의 축성 기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산성이다. 가산산성은 내성, 중성, 외성으로 구성된다. 내성은 1640년 경상도 관찰사 이명웅이 축조했고, 1700년에 외성을, 1741년에 중성을 쌓았다. 가산산성 주차장에서 진남문을 통해 성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성벽과 문 터가 소실되지 않고 남아 당시의 위용을 오롯이 전해준다. 숲이 우거져 초여름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진골목→이상화·서상돈 고택→3·1만세운동길→향촌문화관→조양회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가산산성→국채보상운동기념관→진골목→이상화·서상돈 고택→3·1만세운동길→향촌문화관
둘째 날 : 서문시장→계성고등학교→달성공원→조양회관

관련 웹사이트
· 대구관광안내 http://tour.daegu.go.kr
· 국채보상운동기념관 www.gukchae.com
· 이상화 고택 www.sanghwa.or.kr
· 향촌문화관 http://hyangchon.jung.daegu.kr


문의 전화
· 대구광역시청 관광과 053-803-6511
·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 053-951-0815
· 국채보상운동기념관 053-745-6753
· 이상화 고택 053-256-3762
· 서상돈 고택 053-256-3762
· 향촌문화관 053-661-2331
· 가산산성 054-979-6452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동대구역 :
KTX 하루 70회(05:10~23:0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동대구(대구한진)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0여 회(06:00~다음 날 01:30)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자가운전
서울 출발 :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북대구 IC→신천대로→국채보상운동기념관
부산 출발 : 중앙고속도로→대구부산고속도로→수성 IC→국채보상로→국채보상운동기념관

숙박
· 히로텔 : 중구 국채보상로, 053-421-8988, www.herotel.net
·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 : 중구 국채보상로, 053-664-1101, https://novotel.ambatel.com/daegu/main.amb
·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 : 북구 유통단지로, 053-380-0114, www.ibexco.co.kr
· 리츠모텔 : 동구 동부로26길, 053-753-4975

식당
· 아리조나막창 : 막창, 수성구 지산로3길, 053-782-9323
· 국일따로국밥 : 따로국밥, 중구 국채보상로, 053-253-7623
· 벙글벙글식당 : 육개장, 중구 동성로3길, 053-424-7745
· 옛집식당 : 육개장, 중구 시장북로, 053-554-4498
· 낙영찜갈비 : 찜갈비, 중구 동덕로36길, 053-423-3330, www.nakyoung.com

축제와 행사
· 제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 2015년 6월26일~7월13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외
                                                053-622-1945, www.dimf.or.kr

주변 볼거리
팔공산, 동화사, 계산성당, 대구제일교회, 약전골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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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