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광복 70주년 ①경북 안동시

의(義)를 행한 안동의 선비들을 만나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해 독립 유공자로 포상된 1만3930명(2015년 3월1일 기준) 중 2080명이 경북 출신이다. 그중에서도 안동은 353명으로 그 수가 월등히 많다. 최초의 항일 의병운동으로 꼽히는 1894년 갑오의병의 발상지 역시 안동으로, 독립운동의 성지라 불린다. 특히 안동 선비들에게 독립운동은 의를 행하는 유교 정신의 실천이었기에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 손자까지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한 집안도 많다. 일본에 주권을 빼앗기자 곡기를 끊고 자정 순국한 선비가 10명이고, 가산을 정리한 뒤 식솔과 만주로 망명해 독립군 양성에 이바지한 선비들도 있다.

최다 독립 유공자 출신지·갑오의병 발상지
독립운동기념관에서 항일 운동사 한눈에

1907년 류인식, 김동삼, 이상룡 등이 힘을 모아 설립한 협동학교는 당시 애국 계몽 운동을 이끈 선비들의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1919년 3·1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폐교된 협동학교 터 바로 아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자리한다.

한옥 형태를 띠는 정갈한 외관이 마음을 숙연하게 만드는 기념관은 상설 전시관인 국내관과 국외관, 기획 전시실과 외부 공간으로 구성된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안동을 비롯해 인근 경북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자세히 소개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100년 넘는 시간 저편의 치열한 역사를 펼쳐낸다. 태극기 퍼즐 맞추기, 태극기 색칠하기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박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전문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상설 전시관 국내관은 안동 독립운동 연표와 독립 유공자 분포 현황으로 출발해 안동 독립운동 유적지도 보여준다. 걸음을 옮기면 1894년 갑오의병을 비롯해 일본의 주권 강탈 과정에서 안동 선비들이 보여준 면모가 자세히 소개된다. 애국 계몽 운동을 이끈 협동학교, 안동의 3·1운동, ‘혁신 유림’이라 불린 독립운동가들의 연보 등 51년에 걸친 안동의 항일운동사를 정리한 공간이다.

숭고한 희생정신
‘1000인의 길’

이어지는 국외관은 일제 헌병과 경찰의 눈을 피해 가산을 정리하고 만주로 망명한 안동 지역 애국지사들의 활동을 보여준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식솔과 함께 낯선 이국땅에 정착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수많은 청년들이 군사훈련을 받은 신흥무관학교를 재현한 공간과 독립군을 양성한 비밀 병영이던 백서농장의 디오라마도 눈길을 끈다. 백서농장의 최고 지휘자 김동삼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조직인 서로군정서의 최고 책임자 이상룡이 안동 출신이다. 이어지는 전시물은 항일 독립 전쟁사에서 가장 큰 승리로 기록되는 청산리대첩을 비롯한 무장 항일운동이다. 만주로 이주한 안동 지역 애국지사들의 헌신이 큰 몫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기획 전시실에서는 현재 <광복의 밑거름이 된 경북 여성들〉이라는 전시가 열린다. 국채보상운동, 3·1운동, 국외 무장투쟁 등에서 활동한 여인들의 사진과 연보를 전시한다. 특히 인고의 세월을 보낸 여인들의 얼굴을 그린 기와가 애틋한 감동을 전한다.
전시관 외부에 조성된 ‘1000인의 길’은 안동·경북 지역 독립 유공자 1000인의 이름을 새긴 산책로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정신을 되새겨본다. 1000인의 길 끝에는 안동광복지사기념비와 옛 협동학교 터에 복원한 가산서당이 있다. 협동학교의 교사로 쓰인 가산서당은 그 의미가 각별하다. 

가산서당 외에도 협동학교의 교사로 쓰인 공간이 백하구려(경상북도기념물 제 137호)의 사랑채다. 백하구려는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백하 김대락이 1885년에 지은 가옥으로, 김대락은 이 가옥을 비롯한 전 재산을 팔아 신흥무관학교 건립 자금에 보탰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자리한 내앞마을은 백하구려 외에도 안동 의성김씨 종택(보물 제 450호) 등 한옥이 있는 고풍스런 마을로 산책 삼아 조용히 둘러봐도 좋다. 

안동 임청각(보물 제 182호)은 서로군정서의 최고 책임자로 해외 독립지사들을 단결시키는 데 한몫한 이상룡이 살던 고택이다. 1515년에 지어진 고성이씨 종택으로 이상룡의 아들 이준형과 손자 이병화 등 독립운동가 9명이 태어난 뜻깊은 공간이기도 하다.

임청각 바로 옆에는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 16호)이 있다. 국내에 남은 전탑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것으로 탑의 높이가 17m에 이른다. 탑이 자리한 일대에 통일신라 시대 법흥사가 있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사찰은 남아 있지 않다.

독립운동가
이육사문학관

안동의 관광 명소인 월영교로 향하는 산책로에는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 이육사의 시비가 있다. 안동에서 태어난 육사의 본명은 원록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수감되었을 당시 수인 번호 ‘264’에서 자신의 호를 육사로 지었다. “까마득한 날에 / 하늘이 처음 열리고”로 시작되는 ‘광야’에는 독립을 갈망하는 애국지사의 숭고한 정신이 담겼다. 이육사의 문학 세계를 만나는 이육사문학관은 2016년 재개관을 목표로 증축 공사 중이다.
유교문화박물관은 안동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적 뿌리가 된 유교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사상과 실천의 조화를 중요시하며 ‘사람 되기’를 추구한 선비의 모습을 살펴보자. 퇴계 이황이 제자들을 가르친 도산서원이 인근에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임청각→법흥사지 칠층전탑→월영교→온뜨레피움→유교문화박물관→도산서원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임청각→법흥사지 칠층전탑→월영교→온뜨레피움→유교문화박물관→도산서원→안동호반자연휴양림(숙박)
둘째 날 : 안동하회마을→병산서원→부용대

관련 웹사이트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www.815gb.or.kr
· 안동관광정보센터 www.tourandong.com
· 임청각 www.imcheonggak.com
· 유교문화박물관 www.confuseum.org
· 도산서원 www.dosanseowon.com

문의 전화
· 안동관광정보센터 054-856-3013
·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054-823-1555
· 임청각 054-859-0025
· 유교문화박물관 054-851-0800
· 도산서원 054-840-6576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안동역 :
무궁화호 하루 7회(06:40~21:13)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안동역 버스 정류장에서 33번 버스(안동·임동·사월행)나 11번 버스(안동대·임하댐) 승차, 천전 정류장 하차.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안동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5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안동터미널 버스 정류장에서 11번 버스 승차, 천전 정류장 하차.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안동 방면 우회전→경서로 따라 약 11.7km 이동→법흥교 진입 후 경동로 따라 약 13km 이동→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숙박
· 안동호텔 : 안동시 문화광장길, 054-858-1166, www.andonghotel.net
· 윈호텔 : 안동시 옥명길, 054-843-1188, www.winhotel.co.kr
· 지례예술촌 : 임동면 지례예술촌길, 054-822-2590, www.jirye.com
· 안동호반자연휴양림 : 도산면 퇴계로 2150-28, 054-840-8265, http://huyang.gb.go.kr
· 안동게스트하우스 행복한 : 안동시 중앙시장5길, 010-8903-1638, http://cafe.naver.com/happy1522

식당
· 까치구멍집 : 헛제사밥, 안동시 석주로, 054-821-1056, http://andongrice.com
· 안동대가찜닭 : 찜닭, 안동시 번영길, 054-856-7888, www.daegazzimdak.com
· 안동화련 : 화련정식, 일직면 하나들길, 054-858-0135, http://lotusapple.com
· 옥야식당 : 선지국밥, 안동시 중앙시장길, 054-853-6953
· 맘모스제과점 : 빵·케이크, 안동시 문화광장길, 054-857-6000

이색 체험
·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 : 매주 수·금·토·일요일 오후 2시, 하회마을상설공연장, 054-854-3664(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주변 볼거리
안동민속박물관, 안동하회마을, 부용대, 봉정사,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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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