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잔혹사’ 재론되는 진짜 이유

한번 했으니 무사통과?…새정치 “응답하라 2013”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무총리후보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내정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이완구 전 총리가 전격 사퇴한 후 한 달여간의 장고 끝에 다시 한 번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론은 이번에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회전문 인사’라 질타 받는 황 후보자의 총리취임은 과연 무난할까? <일요시사>가 황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해부해봤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지난 5월21일 새로운 국무총리후보자로 내정됐다. 이완구 전 총리가 ‘비리 완구백화점’이란 오명을 받으며 사퇴했기 때문에 새로운 총리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연일 황 후보자에 대한 기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을 정도. 그러나 이를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욱 많은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박근혜정부의 ‘총리잔혹사’가 떠오르는 이유다.

황교안 장관
총리로 내정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황교안 국무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 달여 동안 장고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그간 100여명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검증 끝에 황 후보자를 낙점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청문회 검증 경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황 후보자는 이미 한 차례 송곳 검증을 거친 바 있다. 지난 2013년 3월경 법무부장관후보에 올라 야권의 검증을 받은 것. 물론 숱한 비리와 의혹들에 휩싸였지만, 결국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다는 점이 박근혜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라고 정계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그들은 지난달 28일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청문특위) 구성을 완료하고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청문특위 구성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야권이 이번 청문회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위 구성 이전에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대표급인 박지원, 박영선 의원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로 황 후보자는 안 된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박지원, 박영선 의원이라는 올스타급 특위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새정치연합 입장에선 낼 수 있는 최선의 카드로 구성했다는 목소리가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구성된 위원은 여·야를 합쳐 총 13명. 의석수에 따라 위원장을 포함해 여당에서 7명을, 야당에서 6명을 선출했다. 그중 새정치연합은 대표적인 강성파로 꼽히는 우원식 의원을 간사로 선택함으로써 강경 의사를 내비쳤다.

새정치 ‘저격수’
새누리 ‘소방수’

그뿐만이 아니다. 황 후보자의 병역문제, 국가안보관 검증을 위해 국방위 소속 김광진 의원을, ‘공안’에 대한 의혹 부분 검증을 위해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을, 최근 국정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환경·노동문제를 검증하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은수미 의원을, 경제활성화 등 정책검증을 위해 기재위 소속 홍종학 의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우원식 간사를 제외하면 모두 초선 의원들로, 새정치연합의 떠오르는 ‘최신예 저격수’로 불릴 정도로 무서운 입담을 자랑한다. 또한 검사 출신을 전격 배제함으로써 ‘봐주기’ 의혹을 미연에 방지한 구성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특급 소방수들을 전진 배치했다. 특히 선택된 7명 중 4명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황 후보자가 받고 있는 의혹 중 전관예우 등에 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방어할 계획인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장으로 뽑힌 장윤석 의원은 황 후보자와 검사 선후배 사이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정가 내부에서 들려오는 얘기다.

여·야가 전열을 정비한 가운데 서로 주고받을 공방이 흥미롭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예상되는 비리 의혹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모으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기되는 의혹들은 2013년 3월경을 기점으로 나뉜다. 황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으로서 청문회를 거칠 때 나왔던 의혹들 중 심대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대형 로펌에서 한 달에 1억원 상당의 수임료를 받은 부분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황 후보자는 1년6개월여 동안 ‘법무법인 태평양’에 근무하면서 15억6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 ‘전관예우’ 의혹이 불거진 순간이었다.

의혹만 10여가지, 파도파도 ‘파도남’
1년6개월 근무에 15억, 월급만 1억?


이는 과거 청문회 자리에 서지도 못하고 낙마한 안대희 전 총리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 전 후보자는 당시 변호사 전업 후 5개월간 16억원 상당의 수입을 올린 게 문제가 돼 사퇴한 전력이 있다. 금액이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예상된다.

과거 황 후보자의 해명에도 관심이 간다. 그는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급여를 받은 점에 송구스럽다”며 “일부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바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4년 연말까지 법정기부금과 지적기부금을 합쳐 1억3649만원을 기부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배우자의 기부금 629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라는 점에서 거짓말 논란이 예상된다.

병역문제는 이미 검증받은 사안 중에서 가장 문제시될 공산이 큰 대목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위 위원실 관계자는 “(황 후보자의) 가족과 관계없이 가장 명확하면서 확실하게 드러난 부분이 병역문제라 집중 검증이 예상된다”고 전했을 만큼 야권의 총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의혹이다.

황 후보자는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때 두드러기 질환 중 하나인 ‘만성 담마진’ 판정을 받고 병역을 면제 받았다. 그러나 이 질환으로 지난 10년간 면제를 받은 사람이 365만명 중 4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치상으로 황 후보자는 ‘91만분의 1’의 확률을 뚫고 병역면제가 된 것이다.

야권에서 더욱 문제시하는 점은 그가 병역면제를 받은 다음해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사실이다. 가정해 본다면 황 후보자는 군 면제를 받을 정도로 만성 담마진이 악화된 상태였음에도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황 후보자는 지난 1977년부터 1979년까지 3년 동안 징병검사를 연기해왔다. 이후 1980년 7월경 ‘제2국민역’ 판정을 받게 되는데 이듬해인 1981년에 제23회 사법고시를 합격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황 후보자는 한차례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는 이어지는 병역기피 의혹에 “병역이행을 못한 점에 대해서는 늘 마음의 빚으로 생각해왔다”면서도 “1977년부터 1994년까지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했다”며 “그러나 치료를 받은 지 10년이 지나 관련 의료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40년 전 진단서를 들고 와 해명한 이완구 전 총리와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전관예우
병역의혹

야권은 새로운 의혹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밝힌 ‘전관예우’ ‘병역의혹’이 비록 심대한 결격사유가 될 지라도 이미 한 번 짚고 넘어간 상황에서 더 깊게 파고들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달 초로 예정된 청문회 전까지 최대한 다양한 의혹들을 파헤친다는 복안이다. 특히 장관시절인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있었던 황 후보자의 언행과 행적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그 중 국정원 댓글사건 등 야권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추가 정보 찾기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는 2013년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던 특별수사팀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밀어내기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사건에 대한 수사방해 의혹 후 황 당시 법무부장관과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간 불화설이 야기된 바 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채 총장에 대한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면서 때마침 황 후보자가 감찰을 지시하는 등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밀어내기 의혹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후 윤석열 당시 특별수사팀장이 국정감사에서 “수사초기부터 외압이 많았다. (법무부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폭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서울시공무원 간첩증거조작사건,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들에 대한 집중 추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에 대해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먼저, 과거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실수가 화근이 되고 있다. 그는 가정폭력의 원인에 대해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며 “반면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 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적 있다.

국정원 댓글, 비선실세 수사개입 의혹
100점 총리? “80점 맞고 통과만 되자”

이에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고 “가정폭력의 원인은 바로 황 총리후보자와 같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즉각적인 사죄를 요구했다.

또 다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는 황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 사상과 맥을 같이한다. 지난 2012년 황 후보자가 저술한 <교회가 알아야 할 교회법 이야기>를 보면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며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이라고 명시돼 있다. 법조인으로서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지난달 28일 “다른 종교를 존중한다”라며 짤막하게 해명했지만 국정의 2인자가 될 사람치고 ‘국민통합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불교계는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불교소식을 전하는 언론사인 <불교닷컴>은 지난달 28일 한 중앙교역직 스님이 “황교안 후보가 총리가 되면 불교는 최소 10년 후퇴한다”고 말한 부분을 보도했다. 또한 “국무총리후보자가 종교적으로 심각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우리가 불이익을 당하고, 불사를 못하거나 감옥에 간다고 해도 우리 목소리를 낼 때는 제대로 내야 한다”고 당시 스님들 사이에서 나온 발언들을 전했다. 자칫 두 종교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보여 우려되는 상황이다.

총리 지명에 대한 진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원혜영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수많은 국민들은 황 총리후보 내정의 이면에 ‘성완종 게이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원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성완종 사태’를 불법대선자금 수사에서 특별사면의혹 수사로 전환시키는데 적임자라는 것이다. 황 후보자가 지난 4월2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한 사람이 두 차례 사면 받은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며 “범죄단서가 나오면 수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한 것에 근거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당시 황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대응 전략
80점 컷 통과

황 후보자와 그의 청문회 통과라는 중대 임무를 맡고 있는 ‘인사청문준비단’의 전략은 명료하다. 40년 전 진단서를 들고 오는 등 적극적 해명에 오히려 발목 잡힌 이완구 전 총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단 모습이다.

황 후보자는 최대한 ‘저자세’ ‘모범답안’ 전략으로 언론의 압박을 피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소상한 내용은 청문회에서 말씀 드리겠다” “국민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등 모든 문제에 ‘무대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준비단도 마찬가지다. 내부에서는 “청문회에서 100점 맞을 생각 대신 80점으로 통과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라는 말이 들릴 정도다.

다음 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 과연 황 총리후보자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총리로 거듭날 수 있을지, 100점 만점짜리 총리를 원하는 것은 과연 국민의 욕심일 뿐인지 인사청문회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교안 돕는 준비팀 대해부

‘총리 인사청문준비단’에 현직 부장검사가 차출되면서 준비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정수봉 부산지검 형사1부장, 권순정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 등 두 명. 이들은 인사·조직·예산을 관리하는 법무부 검찰과와 청와대 파견근무 경력자들로 ‘엘리트 기획통’ 검사들로 손꼽힌다.


정 부장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을, 권 부장은 법무정책 분야에 대한 답변 자료를 각각 준비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부터 장관급까지, 엘리트만 모였다

이들과 함께 준비단 내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다. 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으며 진두지휘하고 있는 추 실장은 장관급임에도 이례적으로 직접 단장을 맡고 있다. 추 실장은 과거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완구 전 총리를 통과시킨 이력이 있어 청와대에서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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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